brunch

매거진 예술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민네이션 Nov 20. 2019

과거와 미래 사이에

‘우리’가 있다

오늘 밤 꿈 속에서

나는 커다란 폭풍을 보았네.


그 폭풍은 건축용 철조물을 덮쳤고

건축용 받침대를 부셔버려


그 철로 된 것은 아래로

떨어져 나갔네.


그렇지만 거기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것은

휘어진채 그대로 있었네.


철_브르톨트 브레히트




오늘은 꿈속에서

나는 커다란 전쟁을 보았네


그 전쟁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모든 콩크리트를 덮쳐버려고


영원을 위해서 만들어진

플라스틱들은 다 떨어져 나갔네


그렇지만 거기에 자연 그대로 만들어진

것들은 인간이 손대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


남겨졌고

여전히 주어져 있다네


왜냐하면 인간은 더이상

스스로 자연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자연_민네이션




한나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이 인간이 되는 방식으로서


노동, 작업, 행위를 말한다

노동은 자연과 연결되어서 얻어지는 것


작업은 자연에서 얻은 산물들을 가공해서

영구적으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제품을


행위는 인간들 사이에서

말하며 행동하는 모든 것들을 지칭한다


행위를 하는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건물과 구조물들의 인공물


그 사이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행위는

노동에 치우치지도 않으면서


작업에 치우치지도 않는

대화하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회들이 있다


인간은 쉽게 노동에 현혹되기에

마르크스주의로 빠져버리기도 하고


아주 만성적으로 작업의 결과인 제품에

현혹되어 버리기에 쉽게 자본주의로 빠져든다


마르크스주의의 전제는 자연이고

자본주의의 전제는 인공물이다


그 사이에서, 그 전쟁 사이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고 살아갈 것인가?


이런 고민들이 한나아렌트의

주요한 고민이었다


인간은 공화국을 만들고 서로 약속을 지키고

상대방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문명이라는 것을, 자유라는 것을

지켜나가곤 했다


전체주의가 도래하기 전까지

사유하지 않음이 정치를 지배하기 전까지.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과 사회와 친구들


그 사이에서 우리는

전쟁을 치를 수도 있고


폭풍을 지내갈 수도 있고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


과거의 흔적으로 미래를 그려보지만 말고

현재의 연속으로 미래를 기대하는 것


우리는 전쟁터가 아니라

놀이터를 살고 있다고 믿어야 할지니


과거와 미래 사이에

‘우리’가 있고


노동과 작업 사이에

‘행위’하는 인간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두려움과 절망을 딛고서

미래를 현실로 가져오는 작업을 해야 하리라.



매거진의 이전글 감정과 이미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