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민네이션 Apr 03. 2020

기억에서 소망으로

지렁이 야곱에서 하나님을 이긴자, 이스라엘로

야곱은 몹시 두렵고 겁이 났다

당황하는 그는, 일행과 양과 소와 낙타 떼를


두 진으로 나우고

나서 생각했다


'에서 형님이 한 쪽 진을 치면,

다른 쪽 진은 달아날 기회가 있을 거야"


야곱이 기도했다

"나의 조상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


야곱은 선물을 앞세워 보내고

그날 밤을 진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야곱은 밤 중에 일어나

얍복 강을 건넜다


어떤 사람이 그를 붙잡고

동이 틀 때까지씨름했다


그 사람은 야곱을 이길 수 없음을 알고는

일부러 야곱의 엉덩이뼈를 쳐서 탈골시켰다


"네가 하나님과 씨름하여 이겼으니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이스라엘이다"


창세기 32장_메세지 성경




자신의 형 에서의 장자의 권리를

계략으로 뺏은 야곱은 도망쳤고 오랜 시간후에


아주 큰 부자가 되어서

다시 에서에게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의 이름 '뒷꿈치'라는 말처럼

그는 항상 누군가의 뒷꿈치를 잡으며


그렇게 모략과 전략을 짜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들에 온통 메달렸다


자신의 아내 라헬을 얻기 위해서

인고의 시간을 기다리며 라헬의 언니인 레아와도 결혼한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지렁이 야곱은 그렇게 평생을 살아간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도

그는 그렇게 남의 발목을 잡으며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아들들은

지금이야 12지파라고 우리가 자랑스럽게 부르지만


세겜을 죽인 일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을 몰살하고, 요셉을 팔아버리고.


가만히 이러한 내러티브를 읽다보면

어느새 드는 의문이 한두개가 아니다


왜? 어째서?
그럼 왜 그런거야?




성경은 끊임없이 이야기와

해석을 생산해 낸다


열린결말처럼 투박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의 전개는


안톤체호프의 사실주의 소설보다

훨씬 간극이 넓다


그래서 재미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물과 사건과 배경에서

만들어지는 어떤 감정들을 느끼는가 하면


불합리와 비논리의 어떤 측면에서

전쟁과 살인의 광기를 본다


그렇게 성경을 붙잡고  년이 지나면

비로소 하나의 어떤 관점이 생기는데,


성경의 중심이 인간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이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구약을 읽고

그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님의 관점에서 신약을 읽고


다시 신약의 관점에서 구약을 읽으면

구름에 달가듯이 성령님이 그 사이를 이어주신다




신약학자 리차드 헤이즈의

Reading Backward라는 책에서는


신약의 관점에서 구약을 보라고 말한다

예수님이 율의 완성임으로.


으로 정리된 구약의 성스러움의 개념이

보수적 기독교의 이분법을 가져온다면,


그리스도의 은혜의 방식으로 성스러움의 개념이

진리로 자유케 한다는 신약의  목적을 이해하게 된다는.


구약과 신약에 즐비한 기괴한? 인간상들을 보면서

인간의 악함은 어느시대 있었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곧 이어서 그 역사 속으로

터벅터벅 들어오시는 하나님이 보이고


머지않아 나의 현실 속으로

타박타박 걸어나오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성령의 바람을 만나게 된다


그럼 그 때 나는 사막에서 물을 깃던

사마리아 여인이 되기도 하고


간음하다가 잡혀 온

마리아가 되어 얼굴을 들지 못하기도 하고


에서에게서 뺏어간

장자권에 목숨 건 야곱이 되어 기어다니기도 하고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이 표식을 달고 뛰어가는 것도 같다




"하나님은 그렇게 안하셨잖아요?"

나는 항상 이 말에 무너진다


어떤 이가 나를 이용해 먹거나

나를 업신여기거나, 손해을 입힐 때


나발을 죽이러가는 다윗과 같은

악의 혈기가


존경하는 한 선교사님의 말씀에,

나는 대답을 못하고 마음을 멈추게 된다


성경에서 기억하는 이야기들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그러지 않으셨다


언제나 예수님은 용서하셨고

성령님은 힘을 주셨으며


그 삼위일체공동체에 항상

나를 초대하시고 말씀하시고 안아주셨다


그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채로

야곱을 보다 보면 꿈틀대는 인간 지렁이에게서


하나님의 사랑이 보인다

하나님이 정말로 사랑하시구나!


그 사랑의 역사들이 결국은,

그 사랑의 기억들이 마침내


하나님이 버러지 야곱을 사랑하시듯이

지렁이같은 나를 사랑하시겠구나 한다!


기억에서 소망으로 옮겨가는 사이에

만들어지는 미래에 대한 기대


우리는 이것을 믿음이라고 부르고

이때 '사랑'이 피처링을 맡는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마지막에는 외치게 된다

'하나님 사랑이시라!'




기억에서 소망으로,

하나님이 중심이 되신 이야기


성경의 내러티브는 그렇게 오늘도

나의 정체성을 만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구원과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