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무르익는 밤에 느끼는 정취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를 흥얼거린다
허밍으로만 이루어진 이 곡에서
웬지
문자나 언어의 어떤 구조로
식별할 수 없는 인생의 어느 지점을 발견한다
이럴 때 미샤마이스키의 첼로라면
더 걸쭉한 저녁을 맞이할 수 있을 텐데
감상에 젖는 밤
삼라만상이 제각기 춤을 추는 밤
마음에 바람이 불어오고
생각에 오로라가 비취이는 밤
술 취하지 않아도
삶에 취하는 사람들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진리 끝 저기까지 맞닿아버린 이성의 바다
보칼리제의 메아리라
점점 크레센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