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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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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ul 06. 2020

함께 만들어 가는 길

누가복음 19장_달란트의 비유

다음 종이 말했다

'주인님의 돈을 안전하게 가져왔습니다.


저는 그 돈을 지하실에 숨겨 두었습니다

솔찍히 말씀드리면, 저는 두려웠습니다


제가 알기로, 주인님은 기준이 높고

적당히 하는 것을 싫어하며


어리석은 짓은 용서하지 않으십니다

그 주인이 말했다


'네 말대로 나는 어리석은 짓을 용서하지 않는다!

그런데 너는 어리석은 짓을 했구나!'


누가복음 19장_메시지 성경




어리석은 짓은

주인에 대해서 잘못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실, 잘못 알고 있었다기보다는

자신의 두려움을 주인에게 투사한 것이었다


주인에 대한 정의를 먼저 내리고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한 종은


결국 있던 달란트도 모두 빼앗겨 버리고

쫓겨 났다


비유에서 주인은 결과적으로

어리석은 짓을 용서하지 않는데


어리석은 짓은

주인을 정의내리는 것이었다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들은

사람들을 유형별로 나누고


그 사람을 만나기도 전에

미리 예상을 한다


그러다 보면 항상 실수하는 지점이 생기는데

자신이 생각했던 유형이 아닌 경우일 때다


mbti나 에니어그램이나

각종 검사지를 확신하는 사람들은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생각한 유형을

투사하여 그 사람이 그렇게 살아가도록 만들어 버린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역할에

자라나는 아이들을 끼워 놓기도 하고


자신이 생각한 신념의 고속도로에

아이들을 태워서 100km로 질주시기키도 한다


마음속의 길이 바깥으로 투사되어

주변 사람들의 길을 다 그어 버리고 나면


그 길은 자신이 다니기 편한 길이 된다

그 길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만나지 않는다


고흐_알리스캉의 가로수 길




그러다가 문득, 하나님을 만나면

낯설어 지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그어 놓은 길들 위에서

예수님이 걸어가시지 않고


자꾸만 오솔길로, 숲풀이 우거진

길이 아닌 길로 가시기 때문에.


그래서 사람들은 재빠르게 그 길의

유형을 파악하고 미리 공사를 해 놓는다


그리고는 "예수님 이쪽이에요~이쪽!"

하나님보다 먼저 건너가서 도로를 만들어 놓은 사람들.


결국은 자신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범주에

하나님을 가두고 그 안에서만 활동하시도록 하는 것.


그러면서도 자신의 믿음이 깊고

자신의 확신은 하나님의 확신이라고 말하는.




알 수가 없다, 하나님의 생각을.

그래서 기도해야 하고, 물어봐야 한다


신기한 건 이런 관계가 되면

오히려 하나님이 나의 생각을 물어 보신다는 것이다


관계는 서로의 인격이 만나는 과정이니

내가 물어보고 하나님이 답하시고


하나님이 물어보고 내가 답하고

주고 받으면서 서로 더 친밀해 진다


자신의 길로 사람들을, 하나님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그다지 인격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조금씩 기분이 나빠지다가


결국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진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내가 반응하는 방식이 '이런 사람'이라는 유형화로


똑같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니깐 이런 고민과 묵상 후에는


내가 유형지었던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나 역시 만들어 놓은 길들을 모두 지우는 것이


어렵지만 시작이겠지

내가 가지고 있던 유형들과 길들에 공사중이라고 써놓고


하나님과 이웃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길로 걸어가야겠다


고흐_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길




신앙은 매번 새로운 길을 요구하고

믿음은 그 부르심에 응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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