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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마르지 않던 날
나는 그렇게 팽목항 분향소에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울컥울컥하던
내 속에 친구는
결국 200여명의 영정 사진 앞에서
꺼이꺼이
헛기침과 함께
영혼앓이를 했다
감성적으로 다가가지말자
사태를 진지하게 보자
프레임에 말리지말자
그러자고 되내이는 1년새
나는 어느새 눈물이 사라지고
공감하는 날이 줄어들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러나
영정사진들 눈빛 앞에서
나는 천둥벌거숭이처럼
온몸이 벗겨지고
생체기가 생겨
진물이 나는 듯했다
눈물이 마르지 않고
나는 연신 시선을 정하지 못했다
세월의 아픔이
이 아이들을 만들었다고.
그러기에 세월이란 실체가 없었다
더군다나
세월을 지나다니는 그 수많은
산 송장들의 짓이라고.
그러기엔 사람으로서
그럴수 있나 했다
...
시간이 흐른 후
의지가 참다 못해
공감을 밀어내고 말했다
반드시 밝히리라
반드시 찾아내리라
반드시
곧 눈물이 흘러내려
한 없이 그 자리에서 울었다
금수의 껍데기를 벗껴내고
반드시 그들을
사람으로 부활시키리라
세월호를 가라앉게 만든
역사의 실패자들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얼마동안은 이렇게 답없이
갑갑하고 불편하게 보낼듯하다
4월이다
아픔과 어려움과
비통과 참혹함이
흘러가는
저녁밤
벚꽃도 뒤로한체
나는 또 눈물을 글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