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태어남, 거기서 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든 생명
태양은 그 생명을 다했다는 듯이
마지막 희망을 남겨주고 대지로 사라졌다
문명의 성장과 인류의 발전이 항상 그러하듯
시간 위의 생명들은 태어나고 자라고 사라진다
작은 시간이지만
깊은 의미로 다가왔던 해남의 시간들
별들과 이야기하고
바람과 속삭였던 순간들
나는 다시
어느 소설가의 표현처럼
바람의 아들이었고
토지의 소산이었다
다시 문명 속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을
만나러 올라가는 길에
잠시,
이 땅에 살았던 인생들의 땀내에 흠뻑 취해본다
누군가는 당신을 기억하고
누군가는 당신을 기리었다고.
땅에서 태어난 인간이
땅을 떠나 인공 위에 살기 시작한 순간부터
우리는 생명과 단절된 게 아닐까
노르베르트 엘리야스의
문명화 과정을 잠시 들여다보다가
부작위와 작위의 세상에서
인간성이 배제되는 방식으로 삶을 구축했던
일그러진 영웅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다시 새로운 삶을 구축하기 위해
원래 있던 것들로 구성된 세상도 그려본다
희망'이란 단어를 부활시켜
새로운 토지에 내일을 뿌려보리라
자라난 희망의 아이들과 함께
생명의 땅을 걷는 날까지
현재와 미래 사이 열정이 다시 부활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