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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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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an 09. 2021

가난한 목수의 머리에 부었다

마가복음 14장_메시지 성경

예수께서 나병환자 시몬의

손님으로 베다니에 계셨다


예수께서 저녁을 들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아주 값비싼 향유 한병을 가지고 다가왔다


여자는 병을 따서 향유를 그 분의 머리에 부었다

몇몇 손님들이 발끈해서 자기들끼리 말했다


"저렇게 한심한 일을 하다니!"

"That's the criminal!"


이 향유를 일 년치 임금보다 더 많이 받고 팔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수도 있었을텐데.


그들은 화가 치밀어서 당장이라도

여자에게 분통을 터트릴 태세였다


그러나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가만두어라. 너희는 어째서 이 여자를 괴롭게 하느냐?"


이 여자는 지금나한테 말할 수 없이 소중한 일을 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평생동안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


너희는 언제라도 마음이 내키면

그들에게뭔가 해줄 수 있다


그러나 내게는 그렇지 않다

이 여자는 기회가 있을 때에


자기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다.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가룟 유다가


예수를 배반할 작정으로 대제사장 무리에게 갔다


그들은 자기들의 귀를 의심했고

그에게 두둑한 보상을 약속했다


그 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넘겨줄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


마가복음 14장_메시지 성경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한심한?여인은

뭇 사람들이 보기에는 '범죄'에 가까운 행위를 했다


한심함을 넘어서 범죄를 저지른 듯이

낭비하고 있는 여인의 지탄받아 마땅했다


예수님의 장례건 뭐건 간에

저 비싼 향수를 머리에 붓는 건


돈을 낭비한 큰 죄 중에서도

7개의 대죄를 넘는 중대 범죄였다


그리고 가룟유다는 그 중대범죄를

칭찬한 예수님을 팔아 넘길 생각을 한다


자신이 따라 다닌 지도자라는 선생이

저렇게 한심한 일을 칭찬하고 있다니!


범죄자는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이러니하게 성경은 이렇게 예수님이


칭찬했던 여인의 모습과 교차해서

화내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가룟유다


그에게서 보여지는 것은 결국 '팔아 넘기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시대의 자녀들이란 표현이 있다

누구나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나 문화


사람들의 인식속에서 빠져날갈 수 없다는 이야기다

동시대에 그 문화를 향유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도 매우 중요한 것이 되고


그 시대의 유행이 아닌 것은

별로 하찮게 느껴진다


다만, 시간이 아주 지나고 나서

그 시대가 중요치 않았던 것들이


때로는 집을 몇채 사고도 남을

소중한 보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시대 착오자가 되거나 부적응자가 되거나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사회에서는 버려지거나 배제되고

그것을 스스로 받아 들이면 정말 그렇게 된다




예수님은 시몬이라는 사람의 초대를 받아서

식사를 하시러 들어갔다


시몬은 나병환자였다. 누가 나병환자집에

초대를 받아서 들어갈까? 예수님은 가셨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라서 들어온 많은 이들이

시몬의 손님이 되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시몬은

정성스레 섬기고 음식을 대접했다


예수님이 아니었으면 시몬에게 누가 찾아올까

돌이나 던지지 않으면 다행이겠지만.


여인은 일년치 임금도 넘는 향유를 부었다

예수님은 칭찬하셨다


가난한 사람들 운운했지만 그 돈이 생기면

화를 낸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가 사고 싶은거 사기 바빴을 것이다

여기에는 그 시대의 문화가 녹여져 있다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은 시장원리의 기본이다

무엇인가를 바꾼다는 것은 일단 그것이 가치가 있고


그 가치가 다른 가치와 맞 먹을 때 교환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미 그 당시에도 '노동'은 '자본'으로 교환가능했고


자본으로 교환된 가치는

그 어떤 것보다도 높은 가치로 인정받았다


그들이 보기에는 예수라는 작자나

그 여인이나 세상물정 모르기는 마찬가지였을 꺼다


소위 좋은 일 하는다고, 봉사한다고 하면서

정작 스스로를 위해서 하는 사람들처럼


세상물정을 사람들로 부터 모은 모금의 양이나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으로 치환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그 여인은 가룟유다가 했던 일을

당해도 쌀 만큼 '범죄자'였을 것이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알게 될까?

그 어떤 것도 교환불가능하다


교환할 수 있다는 것, 가치를 매기고

그것들을 등가교환이라고 부르는 것


어느순간이 지나면 '아 그건 말도 안되네!!'

라고 할 날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개인의 인생에서든

사회적인 풍조이든.


예수님 아니면 못산다'라고 했던

믿음은 교환 불가능한 믿음이었다


향유와 재물보다 예수님이 더 좋아'가 아니라

처음부터 교환 불가능한 것이었던 것이다


비교급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항상

이 시대의 자녀들이다


경쟁해야하고 열등과 우등 사이에서

근근히 버티고 혹은 승리를 차지하는 사람들


계속해서 경쟁력을 가지고 무엇인가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착각은


'경쟁'에서 승자에게 오는 환상에 불과하다

아무것도 경쟁할 수 없다, 교환할 수 없듯이




시대와 조금만 비켜서면

다른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솔길, 좁은길

사람들이 잘 가지 않은 길


너무 좁아서 혼자만 갈 수 있는 길

그러니 큰 대로변처럼 경쟁할 수 없는 길


그 길을 따라서 여인은 걸어갔다

범죄자처럼 길을 이탈해서 비싼 향유 질질끌며


푸른초장에 양을 치는

어느 가난한 목수의 머리에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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