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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an 25. 2021

비폭력대화_화내지 않고 말하는 방법

마셜 로젠버그_비폭력대화 NVC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행동을 관찰하고,
그 관찰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며, 그 느낌이 일으키는
욕구, 가치관, 원하는 것을 찾아내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한다_비폭력대화


0. 들어가기


요즘들어 화내는 일이 많아진다. 10년에 3번정도만 화를 내었는데 이제는 1년에 3번 넘게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다. 사회의 문제도 있고, 개인의 문제도 있고, 사람들 사이에서 비열해지는 인간성의 하락을 경험하기도 하고, 문제점들 투성인 어떤 조직에서 느끼는 비애도 있다. 그런데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가니까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 보다, 오히려 너무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작은 거 부터 해보야지 한다. 그러다가 우연한 계기에 지인들과 비폭력대화를 공부하게 되었다. 책을 열고 조금씩 읽는데 벌써 마음에서 아카시아향기가 나는 것 같다. 이익이 얼마고 수익모델이 얼마나되고, 누가 이기고, 누가 땅을 사고. 이런 이야기들은 무엇인가 마음이 들어가지 않고 마음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보자보자 어디보자. 아래에 이런 시가 있다. 


1. 비폭력적인 문화와 비폭력대화


당신이 내게서 받아 갈 때

나는 어느 때보다 받는 기쁨을 느껴요

그것은 주는 나의 기쁨을 당신이 이해해 주기 때문이에요


또 내가 주는 것이 

당신에게 부담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사랑의 표현임을 

당신이 애해해 주기 때문이에요


즐거운 마음으로 받는 것이

가장 크게 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떼어 놓을 수는 없네요

당신이 나에게 줄 때,

나는 받음을 당신에게 주는 것이고

당신이 내개서 받아갈 때,

나도 진정으로 받는 느낌이에요


_루스 베버 마이어



어떤한가? 먼가 기존에 일상을 살아가면서 바쁘거나 힘들거나 지친 것과는 다른 어떤 언어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무엇인가 인간의 존엄이 관계 속에서 자라는 것 같고, 나도 누군가에게는 기븜일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해 보게 되지 않는가? 인간은 폭력적인 것이 먼저가 아니라, 상대방을 향한 환대와 사랑, 주는 것과 받는 것의 기쁨을 느끼는 존재이다. 그런데 인간사이에서, 사회에서 어느순간 이러한 존엄을 잊어 버리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폭력적인 대화를 오고가는 사이 자신의 인격도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비폭력대화는 이러한 폭력의 시대에 비폭력의 문화가 자라나는 토양으로 '대화'를 중심으로 한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면서, 말하는 동물이다. 상대방이 한 말에 반응하기도 하며, 상대방에게 반응을 얻기 위해서 말을 하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의 가장 작은 일상에서는 바닥바닥 언어들로 이루어진 대화의 집이 있지 않을까? 비폭력대화는 이러한 대화의 가장 기본적인 '존엄'을 중심으로 느낌과 그에 따른 단어를 연결해서 자신의 표현하고 그 느낌을 담은 요청을 자연스럽게 해 나간다. 


생각보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냥 서운한게 아니라, 그냥 기쁜게 아니라 다양한 느낌들이 한 단어로 표출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폭력적인 대화가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끝장을 보려는 것은 아닌데 나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그 강'을 건너고 만것이다. 



2. 존엄하게 대화하기


게랄트 휘터의 '존엄하게 산다는 것'은 베스트셀러로 거의 반년 가까이나 아마존에 머물렀다. 인생이, 사람의 가치가 점점 바닥을 기고 있을 때 누구가 고개를 들어서 '나는 그럼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이런 질문을 하게 되어 있다. 존엄하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대화가 '존엄한 대화'가 되는 것을 말할 것이다. 상대방의 존엄을 지키면서 물어보는 존엄한 대화는 그 대화를 하는 자신도 존엄하게 만든다. 





요즘 싱어게인에서 30호로 활동하는 이승윤의 형, 천재 이승국의 드웨인존슨과의 인터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천재 이승국이 한 것은 드웨인존슨의 삶을 돌아보고 그것이 어떤 느낌을 자신에게 주었는지를 회상하면서 그에 대한 드웨인 존슨의 앞으로의 비전과 의미를 물어본다. 인터뷰에서 드웨인 존슨은 연이어 '어~'라는 의성어로 계속해서 질문을 곱씹어 보고 이승국은 진심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간다. 원래는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의 인터뷰를 했겠지만, 드웨인 존슨이 아쉬울 정도로 좋은 질문은 좋은 대화를 이루어 갔다. '더 락'으로 유명한 드웨인 존슨의 삶을 돌아보는 질문과 함께 그의 연기와 코믹한 대사, 연작할 수록 빌드업 되는 액션의 강도가 어떤 의미를 주는지에 대한 질문은 드웨인 존슨이 "그런 질문을 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할 정도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인터뷰를 보는 사람들도 그 대화를 들으면서 드웨인 존슨의 존엄만이 아니라 나의 존엄도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인간은 원래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이 나에게 하는 것을 상상하게 되어 있다. 공포가 바로 그런 것이다. 천재 이승국이 나의 삶을 돌아보면서 내가 하는 것들의 의미를 밝혀주는 인터뷰를 신청한다고 하면 안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불현듯, '나도 이렇게 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을 하는 걸 보니 우리 안에는 '존엄'이 살아 숨쉬고 있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불이 다시 붓도록 하는 언어들을 이미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것을 꺼내는 열쇠가 어쩌면 비폭력 대화일지 모르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n99U7VIN374&t=252s




3. NVC 모델


비폭력대화를 Non Violence Communication이라고 해서 NVC라고 부른다. 마셜 로렌버그는 이미 임상심리학 박사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그가 이 대화 방법을 발견해 낸 것은 어린시절 자신이 디트로이트로 이사하면서 겪게 된 따돌림과 이유없는 폭력을 해결학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가 발견한 비폭력대화는 서로 마음으로 주고 받는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 다음 네 가지에 우리의 의식을 초점을 둔다. 



1) 관찰 observations


어떤 상황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관찰한다. 나한테 유익하든 그렇지 않든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상대방의 행동을 내가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를 떠나, 판단이나 평가를 내리지 않으면서 관찰한 바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조충평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조언, 충고, 평가, 판단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우리 마음 속에 상대방에 대한 이데올로기가 살아 있기 때문이고 그 사람에 대한 과거가 미래를 덮어 씌운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충평판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생각은 행동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역으로 행동을 통해서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판단하거나 충고하려는 마음보다는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내면적으로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2) 느낌 feeling


그 행동을 보았을 때, 어떻게 느끼는가를 말한다. 가슴이 아프다거나 두렵다거나 기쁘다거나 즐겁다거나 짜증이 난다는 등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행동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아이 메시지'의 방식으로, '느낌'을 통해서 전달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행동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블러 일으키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니깐 여기서 문제는 나에게 불러 일으켜진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모를 때이다. 그래서 비폭력대화의 시작은 내가 어떤 감정선과 영역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정확하게 어떤 단어와 연결되는지를 찾는 것이다. 



3) 욕구 needs


다음으로는 자신이 알아차린 느낌이 내면의 어떤 욕구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말한다. NVC로 우리의 마음을 정확하고 솔찍히 표현할 때에는 이 세 요소에 대한 의식이 그 안에 있다. 관찰하고, 느낌을 표현하면서 그것을 통해서 상대방이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기 전에 바로 '자신의 욕구'를 살펴보는 단계이다. 보통 요구에서 욕구를 빼면 욕망이 된다. 우리는 욕구보다는 이미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구조적으로, 또한 자기경향성에 갖혀서 자신의 욕망이 욕구인지 안다. 그러나 비폭력대화에서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욕구에대해서 제시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다. 상대방에게 존엄하게 존중받고 싶은 욕구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어린시절에 자라면서 방어기제가 가득 쌓여 있으면 욕구도 변질되기는 하지만. 



4) 부탁  requests


마지막으로 네 번째 요소는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해 주기 바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관찰에서 느낌으로, 느낌에서 욕구로, 욕구에서 다시 부탁으로 나아간느 단계이다. 보통 부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그것이 폭력적인 방식이다. 말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표정으로 혹은 몸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어떻게 보면 대화라는 방법을 꺼낸 것은 그러한 폭력이 대화로도 새롭게 제거되고 혹은 전환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욕구 목록은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 



0. 나오기

마음이 맞는 지인들과 비폭력 대화 스터디를 시작했다. 처음 알게된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일정한 규칙을 만들었고, 우리 모임에서부터 비폭력적인 대화가 우리의 존엄을 헤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준비모임을 마쳤다. 하나하나 바꾸어 가다가 보면 정말로 폭력적인 방식이 아니라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는 나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을까? 일단은 자세를 낮추고 열심히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폭력적인 대화는 이제 좀 안했으면 좋겠다. 열이 받는 일이 있으면 그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고 나의 욕구를 파악해서 정중하게 부탁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잘 감이 안 선다. 그러나 마음의 동기는 일어나서 이미 춤을 추고 있다. 사람들의 존엄함이 어두운 밤을 밝게 빛나게 만드는 날이 오길 기다린다. 







책의 목차


<비폭력대화>

제1장 마음으로 주기―NVC의 핵심

제2장 연민을 방해하는 대화

제3장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제4장 느낌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기

제5장 욕구를 의식함으로써 자신의 느낌에 대해 책임지기

제6장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부탁하기

제7장 공감으로 듣기

제8장 공감의 힘

제9장 우리 자신과 연민으로 연결하기

제10장 분노를 온전히 표현하기

제11장 갈등 해결과 중재

제12장 보호를 위한 힘 쓰기

제13장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다른 사람을 돕기

제14장 NVC로 감사 표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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