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대학원 공공정책 전공
오늘은 역사적 제도주의가 어떻게 등장하는지 알아볼 것이다. 그 이전에 기본적으로 다원주의에서 말하는 핵심적인 이론과 그 다음에 등장한 행태주의의 특징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특히 분석의 단위를 '국가'가 아니라, '역사'가 아니라 '물리학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으로 상정했을 경우 어떤 편견을 실현하는지 알아보자. 그래서 결국 제도분석에서 '역사적 제도주의'를 선택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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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정학의 특징은 다원주의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을 두고 '특정한 사람'이 지배하는 관점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행정학의 기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한국 행정학은 다원주의적인 경향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가. 다원주의의 특징
정치체제를 다두체제(polyarchies)로 이해
- 다양한 권력의 중심이 존재
- 이익집단 정치, 선거, 대의정부가 핵심어
16~18세기 유럽을 지배했던 절대왕정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던 자유주의를 계승
- 독일의 나치, 냉전체제 소련의 스탈린과 마오쩌뚱의 중국 등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에 기반
※ Karl Popper (1966). 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
이익집단이 정치현상의 기초라고 본다. (Interest group as the fundamental building block of political life) : 개인 혹은 국가가 아니라 이익집단
※ Truman (1951). The Governmental Process.
나. 다원주의의 기본 주장
1)집단은 구성원의 공통이익 (특히, 물질적 이익)에 기반
2) 집단 간 평등
3) 잠재적 집단 (latent group)의 존재
다. 다원주의에서 국가에 대한 해석
-정치체제란 계속적 상호작용관계에 있는 무수한 집단의 거대한 네트워크(gigantic networks of interacting groups)
-정책은 집단간 상호작용의 균형을 통해 형성
-이익집단의 상대적 영향력이 변화함에 따라 정책도 변화하게 됨
-다원주의에서의 국가란 그 자체의 이해나 정책선호를 지니지 않은 채 단지 이익집단 간의 상호작용을 중재하는 역할만을 담당하는 중립적 중재자 (neutral arbiter)에 불과 → 정치에 대한 사회중심적 시각(society-
centered view of politics) / 국가는 이미 정책을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점에서 참여자들이 만든 정책을 중립성을 가지고, 수동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에 지나지 않는다.
가. 행태주의의 특징
- 다원주의 이론과 함께 미국에서 행정학 연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학문적 흐름
- 사회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흐름
“자연현상에 대한 분석이 과학적일 수 있다면, 사회현상에 대한 설명도 과학적일 수 있다” → 사회과학(social sciences) / 과학의 표준은 물리학
- 물리학에서 분석의 단위 : 원자
- 사회과학에서 분석의 단위 : ‘개인’
- 물리학에서 원자의 움직임과 특성을 관찰하듯이, 사회과학에서 원자에 해당하는 개인의 움직임과 특성을 관찰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현상을 연구하는 방법
- 개인의 움직임과 특성은 개인의 행태(behavior)를 통해 바깥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바로 개인의 행태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
- 행태주의에서는 관찰하고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아님
- 국가, 제도 등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은 더 이상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님
- 행태주의에서는 국가라는 개념 대신에 정치체제(political system)라는 개념을 사용
- 분석의 초점 : 제도 --> 개인 혹은 개인의 집합체인 이익집단
- 측정하기 곤란한 행정부 --> 이익집단, 투표, 선거, 의회
나. 이론으로서의 다원주의와 방법론으로서의 행태주의가 결합된 정치와 행정현상에 관한 설명의 특징
1) 모든 정치현상의 출발점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익집단이다.
- 다원주의와 행태주의에서는 이익집단이 형성되는 정치적 환경이 당연시
2) 사회 내 구조적 불평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잠재적 이익집단의 존재)
3) 정부란 중립적인 중재자에 불과하다.
- 개인이나 집단에 앞서서 존재할 수 있는 집합적 실체, 즉 합법적으로 폭력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라는 개념이 불필요
- 국가기구를 구성하는 정책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이익이나 아이디어에 따라 능동적으로 정책을 만들어서 자신들의 의지를 실현하는 상황은 존재하지 않음
4) 사회 내 구조적 불평등이란 존재하지 않고 국가라는 개념도 불필요하기 때문에, 국가의 계급 편향성 같은 개념은 아예 불필요
5) 정부란 사회집단들이 표출한 이익을 수동적으로 받아서 처리하는 역할만을 담당하는 존재이므로, 행정은 단순히 관리하는 기능, 가능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능만을 수행하
- 행정을 연구하는 데에 있어서도 행정을 둘러싼 역사와 맥락에 관심을 가질 이유 없음
미얀마 사태나 광주민주화항쟁과 같은 국가가 중립적이지 않고 의지를 가지고 일정한 정치행위와 쿠테타를 일으키는 부분을 행태주의나 다원주의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과연 이러한 방법론이 맞을까? 그래서 역사적 제도주의로 관심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행태주의의 경우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개인을 보기 때문에 국가를 설명하기 어렵다. 또한 자연법칙의 공통점을 뽑아내는 물리학은 보편성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역사와 맥락이 없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사회과학은 만약에 미국의 사회과학 이론이 한국에서 맞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이상한 것이다. 보편적인 이론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우연일 뿐이다. 보편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미국편향적인 학문일 수 밖에 없었다.
다. 미국의 역사적 배경
- 다원주의와 행태주의의 보수적 편견
- 행정에 대해 매우 좁은 시각
-미국에서는 국가가 존재하기 이전에 집단이 중심이 되는 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가 먼저 정착되었기 때문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집단 간 힘의 차이를 고민할 이유도 없었으며, 스스로의 권력을 가지고 사회 통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란 개념도 불필요
- cf. Lindblom(1977),‘기업의 특권적 지위(the privileged position of business)’
가. 네오맑시스트 국가론
1) 맑시스트 : 국가를 둘러싼 가장 기본적인 맥락은 자본주의
- 따라서 국가는 자본주의 내에서의 지배계급의 이익에 봉사하거나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에 봉사해야 한다.
- 다원주의와는 달리 상호 갈등관계에 있는 응집력 있는 계급(cohesive classes) 개념이 특징
※ 축적과 정당화 (accumulation and legitimation)
- 축적 : Fred Block, business confidence
cf. Charles Lindblom, the privileged position of business
- 정당화 / 물질적 자원의 제공 (복지국가) / 이데올로기 (Gramsci)
※ 국가론의 주요 과제 : 왜 그리고 어떻게 국가가 자본의 이해를 도모하는 정책을 수행하는가를 해명
네오맑시스트란 자본론 1권만 기술하고 세상을 떠난 마르크스의 이론을 바탕으로 엥겔스가 저술한 자본주의 하에서 경제와 사회에 대한 이론들을 발전시킨 것이다. 특히 경제와 정치의 연관성을 맑스처럼 동일하게 놓지 않고 어느정도 분리되어 있다고 보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정치 및 정부에 있어서는 피지배계급이 지배계급을 정복하기 위해서 2가지의 전략을 쓴다고 보았다. 첫번째는 복지국가논의인데 국가가 영속성을 가지기 위해서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다 준다고 보았고, 두번째는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를 가지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의식을 가지고 국가를 바라보는 것이 네오 맑시스트이다.
2) 정치적 영역의 독립적‧자율적 측면 강조
- 전통적인 맑시스트 이론에서는 국가를 경제적인 지배계급의 단순한 도구로서 파악하고 정치적 영역에 대해서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데 비해, 네오맑시스트 국가론에서는 정치적 영역의 독립적‧자율적 측면을 강조
- 이 이론에 의하면 경제적 지배계급과 국가 사이에는 분업이 존재
- 자본가계급은 생산과 자본축적에 있어서 지배적인 역할을 담당하지만 계급 전체와 경제의 장기적인 이해보다는 단기적‧분파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
- 이와는 달리 국가는 사회구성체 전체의 통합과 현존하는 정치경제적 질서의 재생산에 더 큰 관심을 가짐
- 이 때 국가의 행위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 바로 “국가의 상대적 자율성”
3) 국가의 상대적 자율성은 먼저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유지와 재생산을 위한 요구가 지배계급의 특정 분파의 실제적 혹은 인지된 이익과 배치되는 경우에 필요
- 지배계급 전체의 장기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지배계급 특정 분파(비록 구조적으로 지배적인 분파라 할지라도)의 단기적 이익을 희생시킬 필요가 있을 때 국가의 자율성이 필요
4) 국가의 상대적 자율성은 피지배계급을 통제하기 위해서도 필요
- 자본주의 국가에 있어서 피지배계급의 통제는 폭력과 억압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없음
- 국가가 지배계급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를 위한 보편적인 이익을 추구한다고 피지배계급이 인정할 경우 피지배계급의 통제가 보다 효과적
- 또한 사회구성체 전체의 유지와 국가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가 지배 계급의 단기적인 이익을 희생시키더라도 피지배계급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필요
- 국가가 사회구성원 전체의 보편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이데올로기적인 주장과 피지배계급에 대한 일정한 양보는 정치적인 영역이 경제적인 영역으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되어 있을 때만이 설득력과 실현 가능성을 지님
5)결국 네오맑시스트 국가론에서는 국가의 행위가 사회구성체 전체의 안정과 지속을 위해 국가가 수행하는 “자본축적”과 “정당화”라는 양대 기능에 의해 설명
- 기능주의적인 네오맑시스트 국가론에 있어서는 국가의 행위는 사회와 경제체제의 재생산을 위한 기능적 필요조건으로 해석
- 정부의 공통점은 발견할 수 있지만 사실은 모든 곳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6) 이 접근법의 주요 관심은 전체 체계의 작동양식에 주어져 있기 때문에, 국가간 상이성보다는 유사성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
네오 맑시시트 이론 비판
1) 자본주의 국가가 수행해야 한다고 보는 축적과 정당화의 개념은 지나치게 포괄적이며 모호
2) 맑시스트들은 국가의 행위를 자본주의 체제의 유지를 위해 수행해야 하는 기능적 요구라는 측면에서 설명
- 그러나, 자본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정책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
- 기능주의적 설명 방식(functionalist explanation)의 한계
3) 행위자의 문제 : 그러나 이 이론에는 '주체'가 없다. 일정한 주체가 상정되지 않고 비어 있다. 따라서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다원주의와 맑시스트 국가이론에 대항해서 국가중심론에서는 정책은 사회 집단
(이익집단 혹은 계급)에 대한 단순한 대응이 아님을 강조
-국가는 그 자체의 이익과 선호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선호를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체로 인식
1)주요 내용
- 국가중심론은 국가가 사회로부터 독립적‧자율적이라는 가정에서 출발
- 국가정책은 단순히 사회집단으로부터의 압력에 대한 국가의 수동적 대응의 결과가 아님
-정부의 역할을 설명하는데 있어 정치적, 행정적, 제도적 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
-국가란 중립적인 중재자도 계급 관계의 단순한 반영물도 아니며, 국가는 그 자체의 이해와 정책선호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호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
-따라서 국가중심론에 있어서는 국가의 정치적 격리성, 국가엘리트들의 이데올로기적 정향, 그리고 국가능력의 향상이 국가의 역할을 설명하는 주요 설명변수
국가중심론 비판
사회와의 관계가 전제되지 않는 국가 개념은 정책을 설명하는데 뚜렷한 한계를 지님
국가능력에 대한 국가중심론의 설명
- 국가중심론에 의하면 행정능력은 관료제 내부의 조직화와 이념적 결합정도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고 본다.
- 그러나 국가가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은 국가뿐만 아니라 사회적 맥락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된다(Hall, 1986).
- 국가중심론은 국가의 독립성을 과소평가한 다원주의나 맑시스트 국가론, 즉 사회중심론을 교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공헌
- 그렇지만 국가가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은 국가 그 자체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특성에 크게 의존
- 이는 곧 국가정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국가-사회관계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임을 의미
- 다원주의나 네오 맑시스트 이론은 지나치게 사회에 집중하고 있다면, 국가중심론은 지나치게 국가를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의 역할, 국가와 사회의 관계, 각 나라들에서 발견되는 국가-사회관계의 차이, 역사적 연속성과 국가 간 차이(historical continuities and cross-national variations)를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는 분석 틀은 무엇인가?
Karl Marx (1852). The Eighteen Brumaire of Louis Bonaparte
혁명력 11월 18일의 루이보나파르트 황제의 조카가 다시 프랑스에서 쿠테타를 통해서 황제로 올라가는데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마르크스가 이 책을 썼다. 나폴레옹 조카가 정권을 잡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설명한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가장 유명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인간이 스스로 역사를 만들긴 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역사를 만들지는 못한다. 자신들이 선택한 상황 하에서 역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고, 주어져 있으며, 과거로부터 전수받은 상황 하에서 역사를 만들 뿐이다.
“Men make their own history but they do not make it just as they please; they do not make it under circumstances chosen by themselves, but under circumstances already existing, given and transmitted from the past.”
1) 역사적 제도주의의 핵심 개념 : ‘역사’와 ‘맥락’
2) 역사적 제도주의 :‘국가’를 중요한 독립변수로 위치시켰을 뿐만 아니라, 역사와 시점(timing) 등의 개념을 행정연구에 다시 불러들인 것이 특징
3) 역사적 제도주의의 핵심적인 특징: 거시적 맥락과 제도의 복합적 모습에 대한 관심 / 역사적 과정과 경로의존에 대한 강조
1) 거시적이며 복잡한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
- 거시적 : 개인이 존재하고 있는 거시구조적인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기 않고서는 개인의 이익과 행위를 이해하기 어렵다.
- 인과적 구성 : 인과관계의 복잡성(causal complexity), 인과관계의 맥락성(contextual logic of causality), 다중복합적 인과관계(multiple conjunctural causation), 설명변수 결합의 우연 (contingent relations between explanatory elements)
2) 실증적이고 심층적인 사례연구 추구
3) 과정과 사회현상의 시간적 차원(temporal dimension)에 대한 초점
A.I와 인간의 제일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A.I는 인간이 프로그래밍 한 것만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 앞으로 제2의 기계의 시대를 읽을 것이지만 기계는 '스스로 질문을 하지 못한다'라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