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예상할 수 없는 타자성을 위하여
바람은 조금 더 차가워졌고,
계절은 새로운 옷을 갈아 입느라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하늘에는 몇년전부터 기다리던 별빛이 아른거렸고
아버지는 오늘도 사과 한 입에 만족하고 계셨다
어릴적 부터 삶이 말을 걸어 올 때,
문득 서서 물어보곤 했던 질문들이 생각났다
인생의 불평등은 어디서 오며,
인간의 괴로움은 어떻게 사라질 수 있는가
순간' 속에서 사람은 기뻐하기도하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그 현재라는 것이 순간 이후에는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것인데,
나는 왜 그토록 그 순간이 주는
멸시와 부끄러움과
비교당함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수치들과 싸워야 했을까
삶의 질서를 마련한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던져지지 않을 질문들을 만나고서는
한참을 울고, 한참을 서성이다가 곧 발을 내딛는다
나 한사람 잘 살면 되지
어차피 인생이 그런거 아닌가
라는 스스로 변명을 하며
발길을 돌릴 때
운명이라며 땅을 파먹는 사람들의 헛구역질에
다시 제 자리 걸음이다
요 며칠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생각이 많아져서 집중할 수가 없었던 것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욱 빗발치게
울려 퍼져서 그랬을 꺼다
쉽게 사는 방법
먼저 자신의 가치를 정하고
자신이 맞는 방식으로 판단하고,
가르치고, 주장하고
그리고 자신의 삶에도,
타인의 삶에도 절대로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무엇을
기대했을까
사람이 먼저다
인간이 제일이다
그래 맞다
인간을 가려가면서 만나지 말자
사람을 차별하면서 대화하지 말자'
해 놓고서는
나는 어린왕자와 같이
나의 세계 속에 꽃과 사막의 여우만
좋아하지 않았나
원래 그래
원래 그사람들은 그래'
라고 치부해버리기엔
내가 생각하는 원래'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어릴적에는 고민'이 너무 많은 어린이라며,
그래서 애어른이라며 툭 던져놓은
어른들의 한마디에,
청소년 때는 공부하라고 했더니 고민투성이라며
하찮게 여기는 선생님들의 헛웃음에 한번에,
대학생 때는 그렇게 싸 돌아 다니면서 무슨 공부냐
냉소와 질타섞인 사람들의 비난에,
지금은 남들처럼 살아라 너가 무슨 뭐나 된다고'
라며 자신들의 인생에다 내 인생을
갖다 붙여 놓은 이들의 핀잔에.
그래
때론 그럴 때도 있지.
그리고 가볍게 흘려보내버리는 밤
밤은 아직 까맣고 어두움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아무말 없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웃음소리를 기억해주었다.
밤하늘 알알이 맺혀 있는
비밀스런 추억들을 꺼내어
다시 걸어갈
힘과 용기를 구해본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
그것은 신비이고 미래이다
그 사람의 행동을 비판할 수 있어도
그 사람의 존재를 비난할 수는 없다
나 역시,
다른이들 역시
그래서
잠시 멈춰선 오늘
차 한잔, 가만히 음미하면서
지나간 세월들을 돌이켜 본다
인생을 걸어가는 소리
계절이 흘러가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