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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pr 14. 2021

평화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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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지금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문득, 평화학에서 요한갈퉁이 이야기하는 '평화저널리즘'을 접하게 되었다. 항상 누군가가 피해자로 전락하며 승리한 사람들의 역사가 기록되는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이 이미 역사속에서 면면히 흘러 왔다는 것이 나에게는 매우 희망적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조중동이 행하고 있는 뉴스저널리즘의 구조를 분석하는데도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럼 오늘부터 평화저널리즘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앞으로 뉴스에 대한 평화적인 접근을 통해서 저널리즘에서도 회복을 꿈꾸는 시간들을 가지면 좋겠다.




1. 평화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평화저널리즘은 분쟁과 갈등구조를 만들어내는 전쟁 저널리즘과 다르게 개인적인 차원에서 긍정적이고 회복적이며 엘리트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전쟁 저널리즘은 분쟁 보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폭력을 정당화하고, 전쟁이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평화 저널리즘은 요한갈퉁과 제이크린치가 영국의 태플로 코트Taplow Court에서 시작한 운동이었다. 1997년 8월 평화저널리즘의 선택사항이라는 주제로 5일동안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시작된 운동은 해석공동체interpretive communities로 발전하여 평화저널리즘이 되었다.


평화저널리즘과 전쟁저널리즘을 구분하는 중요한 차이점은 극명하다. 전쟁 저널리즘은 단순히 하나의 목표를 놓고 서로 경쟁하는 두 집단의 구도를 가지는데 반해, 평화 저널리즘은 다양한 목표를 가진 다양한 집단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려 노력한다. 예를 들면, 전쟁저널리즘은 워싱턴과 베이징이라는 두 국가의 군사적 경쟁만을 다루고 아시아의 지정학적 이분법이 고착되게 만든다. 일단 고착화가 되면 그 외의 경우를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면서 군사적 대립 외에는 다른 요소들을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평화저널리즘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독자나 청중으로 하여금 갈등에 대한 비폭력적 대응을 가치 있게 여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분법적 사고나 엘리트주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저널리즘이 써지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저널리즘은 개인의 상황과 구조, 부정적인 요소보다는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문화적이고 구조적인 이유에서 상황과 맥락을 찾으려는 노력을 함으로써 갈등을 전환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현실을 바라보게 만든다.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104142156i


보통 이런 방식으로 뉴스구조가 짜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갈등이 있고 그것을 조장하는 폭력적인 사건들이 뉴스로 정리된다.



2. 해외뉴스의 구조


1965년 요한갈퉁과 마리홀름보에 루지는 '해외뉴스의 구조' The structure of foreing news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이들은 언론을 문지기gatekeeper라고 이야기하며 노르웨이 신문의 해외 보도 방식을 연구했고 사실 중에서 언론이 선택하는 뉴스들은 항상 어떤 구조와 패턴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저널리즘은 사회적 가공물의 원천이며 저널리즘은 어떤 가치 판단이 암호화되고 축적되어 있는 창고와 같다. 요한갈퉁과 루지는 '뉴스거리'newsworthiness라는 주제 아래서 언론이 어떻게 취사선택하는지 열두가지 요소를 찾아냈다. 그 요소들은 8가지는 라디오주파수를 맞추는 방식이고 4가지는 사회문화적 요소이다.


라디오주파수 맞추기 8가지

신호는 반드시 다이얼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신호는 다이얼에 잘 잡힐 만큼 크게 들리고 강력해야 한다

신호는 절대로 모호해서는 안된다

신호는 기존의 코드나 내러티브에 잘 들어 받으며 의미가 있어야 한다

우리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예외적인 놀랄만한 요소가 필요하다.

잘 잡힌 신호는 계속 유지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사회문화적 요소 4가지

엘리트 국가에서 일어난 사건인가

엘리트층과 관련된 사건인가

한정된 행위, 사건에 대한 것인가

좋지 않은 사건인가


사회문화적 요소에 대해서 평화저널리즘은 오히려 엘리트 국가가 아니고, 엘리트층도 아니고, 한정된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계속 행해지고 있으며 좋지 않은 사건이 아닌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인 사건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청중들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3. 평화저널리즘의 방법


요한 갈퉁과 루지는 자신들의 연구가 추구하는 평화저널리즘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뉴스구조를 분석한다. 좀 더 균형잡힌 그림을 위해서 좀 덜 뉴스거리로 여겨지는 것을 보도하려는 시도와 함께 비엘리트국가에서 비엘리트 사람이 사건의 간접적 원인을 긍정적으로 보도하려는 시도를 촉구한다. 이와 반대로 비엘리트들의 부정적인 부분을 조명하려는 경향과 구조적 문제를 무시하는 경향, 긍정적인 해결 방안보다는 폭력과 같이 부정적인 것들에 끌리는 경향를 경계하려는 시도가 중요하다.


분쟁보도에 있어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다. 내리막길은 폭력저널리즘의 길이다. 폭력저널리즘은 전투와 같은 갈등과 스포츠 경기와 같은 전투를 보도한다. 보통 이러한 전투에서는 집단들이 서로 갈등의 양상을 보이고 서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전투에 참가한다. 폭력저널리즘의 보도 모델은 '누가 이기고 있는가', '누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항복하는가', '사상자의 수, 물적 피해 등 손실의 통계치는 어떻게 되는가' 등이다. 이런 내리막길은 포겱이 우리와 그들이라는 '나와 너희'라는 식으로 나누어지면서 더욱 명확해진다.


오히려 내적 타당성의 요인을 사용해서 저널리즘을 평화적으로 분석할 수 있지 않을까?


반면 오르막길은 평화저널리즘이다. 갈등과 그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당면한 위협과 폭력적 현실에서 해결을 하기 위한 방식을 창의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보복의 악순환을 끊고 갈등을 해결하여 새로운 길로 가기 위한 저널리즘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이다. 물론 폭력을 보도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폭력이라는 부분적 진실만을 보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진실을 보도해야 하는 것이다. 폭력과 승리만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과 전환이라는 관점에서도 보도하는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전쟁에서 가장 먼저 희생당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평화이다. 첫번째 희생자인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그것이 평화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4. 폭력과 성스러움


폭력적인, 전쟁 저널리즘을 해결하기 위해서 먼저 해야할 일은 폭력을 정의하는 일이다. 르네 지라르는 '폭력과 성스러움'에서 폭력은 자신의 존재을 넘어서는 일들, 사건에 대해서 희생양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폭력을 성스럽고 정의로운 것으로 정당화하려는 행위라고 말한다. 따라서 폭력이 희생양을 만나서 해소가 되거나 행위로 발전되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정당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성스럽게 여기면서 희생양의 죽음이 이 사회를 정의롭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을 넘어서는 폭력의 감정을 풀어낼 대상을 찾아서 떠돌아 다니는 노마드들에게 전쟁저널리즘은 아주 좋은 유인책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평화저널리즘 이전에 요한 갈퉁의 평화학은 이러한 소극적평화의 방식인 '거대한 수준의 직접적 폭력'이 '개인의 수준에서 문화적, 구조적 폭력을 인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 평화저널리즘은 우리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거대서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개인적인 수준으로 일의 차원이 줄어들게 되면 결국 우리의 결정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결국 평화저널리즘은  적극적 평화의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저널리즘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종종 평화저널리즘에 대한 공부를 시작할 것이다. 미디어 안에서 적극적 평화와 함께 갈등을 전환할 방법을 찾는 것은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이 자연스러워지는 세상에서 필요한 당연한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https://peacemomo.org/boardPost/119951/4


https://arte365.kr/?p=73650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1021901031312047001&mobile=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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