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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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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y 04. 2021

내가 움켜쥔 것들이 조금씩은 가벼워지고 있다는 것

누가복음 18장

하루는 한 지방 관리가

예수께 물었다


"선하신 선생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자격을 얻겠습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어째서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오직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하신 분이 없다

계명에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직질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지 않았느냐?"

"선생님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 계명을 다 지켰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일은 하나 뿐이다.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거저 주어라


그러면 내가 하늘의 부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런다음에 와서 나를 따라라."

 

그것은 그 관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큰 부자인 그는 몹시 근심했다


그는 많은 것을 움켜지고 있었고

그것을 놓을 마음이 없었다


누가복음 18장_메시지 성경




욕구와 요구의 차이에서 욕망이 생긴다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욕구에다가


사회 안에서 생기는 요구가 발생하면

그 차이만큼 욕망이 생긴다


사회적으로 '좋아요'가 열풍이 불면

남보다 좋아요를 덜 받은 것 때문에


좋아요에 대한 요구가 생기고

그 만큼 욕망이 불어나서


자신이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도 모른체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받기 위해서 움직인다


사진을 찍고 옷을 입고

가식적인 웃음을 날리거나


혹은 사람들보다 더 독특해 보이는 옷이나

차, 집을 꾸미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러한 욕망의 발현이

자연스러운 사회라고 하더라도


누구나 원하는 것은 자연에서

평화롭게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니 그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나면

남는 것은 결국 자연과 하나되는 호흡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

정도가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 진리를 인생의 느즈막히 깨달아서

자신이 청년이되면 이렇게 살고 싶었다고


재단을 만들거나 청년들을 양성한다고 하거나

혹은 젊음을 질투하기도 한다


혹은 너무 빨리 이 진리를 깨달은 사람들은

자연을 벗삼아 놀면서 여유로운 낭만적인 삶을 보낸다


욕구와 요구 사이에서 욕망은

오늘도 생명력이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가는


살아 있는 생명체가 된다

그 욕망의근원을 모른체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욕망을 실현하며

언제가 나의 욕망을 만나기를 기대하면서 산다






부자청년이라고 하기도 하며

지방관리라고 하는 오늘 등장하는 이 사람은


선한 것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무엇을 하면 선해질까하여


이미 예수님이 물어보기도 전에

모든 선한 일을 다 했다


그리고 나서도, 선한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무엇인가를 발견하여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예수님을 찾아와서

물어보기 시작하다


결국, 자기의 욕망을 실현하는 것은

자신이 움켜진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 움켜진 것들을 놓을 마음이 없었다

그 후로 이 지방관리는 등장하지 않는다


제자가 되지도 않고 시몬처럼

십자가 앞에 나타나지도 않는다


움켜진 상태로 어딘가에서 잠들었을 것이다

잠들면 곧 펴져서 아무것도 못 가져갈텐데 말이다




그러나 이 말씀을 나이가 들면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살아가면서 움켜쥔 것들이 만들어내는

안정감을 버리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많은 이들이, 이것은 그냥 말씀일 뿐이고

그 때 당시만 유효해~라던가


이건 그 사람이 움켜쥔 것들 때문에 그런거지

우리한테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말이지!


이렇게 말하고 속편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본다

그러면서 어떤 성경말씀은 아주 잘 지킨다


동성애라던지 율법을 어기는 사람들에 대해서

앙칼진 어투로 '저 죄인들을 참수시켜라~'라는 듯이.


인생을 어느정도 살면 명확한 답이 보이고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쉽게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하늘의 뜻은 고사하고 땅에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헤아리기 어렵다


머뭇거리고 주춤거리고

때론 가만히 서서 이게 어떤의미인지 한다





그런데 한가지, 내가 움켜쥔 것은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남들보다는 잘 살고 싶은 욕망

멋진 삶을 살고 있다는 보여주기의 태도 안에


웅크리고 있는 연약한 자아와

부풀려진 자존감을 들키기 어서


나뭇잎을 엮어서 가리고 있는

나의 본질적인 부분 말이다


절대로 내가 움켜진 나뭇잎을 놓을 수 없다

이것이 없으면 나는 내가 아니다


그냥 나를 놓아달라, 그냥 나를 나답게

인정해 달라~라고 하는듯이


역사 속으로, 나의 내면으로 뒷걸음질쳐서

기어들어가는 것을 스스로 본다,매번.


움켜쥔 것들이 자랑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나를 자유롭게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는 오늘도 지방관리와 같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서 돌아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한가지, 매번 이 지점에 올 때마다

알게 되는 것은


내가 움켜쥔 것들이 조금씩은

가벼워지고 있다는 것


조금씩 가까워지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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