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것이 먼저다
메시지를 다시 펴다
읽는 것이 먼저다.
일단 성경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새로운 말의 세계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하나님께서 시작과 끝을 쥐고 계신 그 대화에 우리도 참여하고 있음을 곧 알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일이다. 하지만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성경이 우리에 관해서 기록된 책일 뿐 아니라 우리를 향해 기록된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성경 속에서 우리는 대화에 참여자가 된다. 그 대화를 통해, 하나님은 말씀으로 우리를 마드시고 복 주시고 가르치시고 인도하시고 용서하시고 구원하신다.
우리는 이런 일에 익숙하지 못하다.
반면에, 설명이나 지시나 감동이나 즐거움을 주는 책을 읽는 데는 익숙하다. 하지만 성경은 다르다. 성경은 계시의 세계다. 하나님은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그분이 일하시는 방식과 우리가 살고 있는 실상을 계시해 주신다. 동시에 하나님은 우리를 이끌어 그 분의 일하시는 삶에 동참하도록 초청하시고 명령하신다.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사랑과 정의의 위대한 통치를 세우시는 것이다. 우리가 그 일의 주체임을, 우리는 서서히 혹은 갑자기 깨닫는다. '계시'란 우리 스스로 알아내지 못한 일, 짐작하지도 못할 내용을 읽고 있다는 뜻이다. 성경의 독특성은 바로 계시에 있다.
가장 먼저 하나님이 계신다.
하나님은 삶을 주관하신다. 하나님은 삶의 기초이시다. 하나님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이라는 의식이 없다면, 우리는 어느 것 하나 똑바로 이해할 수 없다. 삶을 바로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도 없다. 하나님은 가장자리에만 계신분이 아니고, 서낵사항 중 하나이신 분도 아니며, 주말에만 뵈는 분도 아니다. 하나님은 중심과 주변 어디에나 계신 분이며, 처음이요 마지막이신 분이다. 오직 하나님, 하나님, 하나님이시다!
메시지성경 머리말
언제나 읽는 것이 먼저다.
백지상태로 태어난 인간의 의식은 읽는 것과 보는 것을 통해서 자신을 형성해가고, 세상에 대한 인식을 정립해 간다. 이것을 이른바 세계관이라고 한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계에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들인다는 것이고, 자신이 보던 방식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는 방식대로 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읽는 것이 먼저다. '믿음을 주세요'라고 하기 전에 먼저 읽는 것이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읽는 것과 아는 것이 동일한 시간에서 만나서 믿음의 행위를 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듣는 것은 그 다음이다.
이스라엘은 '쉐마'라는 단어를 좋아했다. 듣기, 경청하기, 먼저 관심을 기울이고 무엇을 말씀하시는 듣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대화의 시작은 언제나 들음이다. 듣지 않고 말하는 것은 상대방보다 내가 먼저라는 것이고, 내안에 상대방이 없는 이상은 사실 두려움의 반대급부라고 할 수 있다. 읽고 그 다음에 듣는 것, 거기에서부터 믿음이 이제 뿌리를 내리고 의심이 걷히고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듣기를 시작하지 않을 때 바로 '말하기'로 들어간 기도는 결국 하나님이 어떠 분인신지와는 상관없이, 하나님이 현재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를 알기 전에 하는 행위가 된다. 중언부언이나 자신의 뜻이 관철될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기도제목이 그렇다.
돌아서는 것이 그 다음이다
돌아섬, 그것은 회개이다. 가던 방향을 멈추고 하나님이 계신 방향으로 돌아서는 것. 회개를 통해서 우리는 이전까지 살았던 자신의 삶을 내려 놓고 하나님이 계신 곳, 하나님의 뜻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우리 마음대로 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기부인'을 먼저 이야기하셨다. 나를 부인하는 것은 내가 가던 길을 가지 않겠다는 의미이고, 그것을 마음 먹는 순간이 바로 믿음이 현실이 되는 지점이다. 돌아서서 하나님께 더 나아가는 길은 사실, 이웃들에게 더 나아가는 길이 된다. 그래서 삶은 성경을 읽고, 들으며, 돌아서서 가는 것으로 정리가 된다.
이제 말을 할 차례
돌아서서 이제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말을 할 차례이다. 나의 마음, 심정, 억울함, 기쁨, 즐거움, 의문, 관심을 하나님께 쏟아놓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하나님의 말씀을 계로 받고, 하나님의 마음을 듣고, 돌아서는 과정에서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은 그냥 쏟아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항상 있는 상태에서 쏟아내는 기도가 된다. 스스로 객관화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인정하고 섬기려는 마음, 이미 그 태도가 예배가 된다. 우리의 태도가 편지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기존의 기도제목은 거의 다 사라지고, 하나님과 존재와 존재로, 인격과 인격으로 만나는 공간이 된다. 그 어디나. 우리는 그래서 이것을 '하나님나라'라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고 나면 내가 이웃들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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