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센치함
혼자 있는 시간
어떤 사람은 혼자있는 시간의 힘
이라며 혼자만의 시간의 유용성을
이야기 하지만
혼자있는 시간은
아무런 것도 비교대상이 없기에
진짜 나를 보게되는
21g의 시간이다
과거를 현재와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불어오는 바람에 느껴지는
상피세포의 촉각에
그리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
지는 해가 사라지고
어스름 저녁 달빛에
반짝이는 별stella의 인사
연대기적 시간흐름이 정지하는 순간
이웃들의 사라진 이름이 떠오른다
시인은 패, 경, 옥 같은 100년전 유행하던
이름을 찾아냈지만
나는 훈, 준, 진 같은 30년전에
어린아이였을 친구들의 이름을 떠올린다
하나의 구름이 흘러가듯이
하나의 인생이 흘러간다
다시 이 순간
이 마음
이 장소를
만날수는 없다
그러기에 오늘 여기
지금 내게 주어진 감정은 희소적으로
너무 소중하다
모두의 오늘이 소중하다
라고 떠올리는 순간
상대적으로 비굴과 수취를 당하는
구조 안에 갇힌
친구들의 땀방울도 생각난다
24시간 동안 한바퀴 돌아온 지구의 삶
24년전에 그네에 앉아
미래를 걱정하던 어린 자아도 만난다
누구나 그런 그런 때가 있다
자기가 살아온 일상들을
기억이란 돗자리에 펼쳐놓고
벼룩시장 한구석 여유로운 손길처럼
이리저리 둘러보는.
사랑과 기쁨
우울과 눈물
지식과 감정
여기저기 배회하는 중에
상실한 것들의 숲에 들려
그리운 마음에 흐느끼고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