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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r 13. 2022

민네이션 그림일기

예배에 관한 짧은 아이디어

매번 예배를 드릴 때마다 그림일기를 작성했었다. 요즘에는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예배영상을 송출해야해서 ppt를 넘겨야했다. 그래서 한동안 작성을 못했다. 그러다가 안돠겠다 싶어서 그람일기를 다기 정리하기 시작했다.


예수님은 구약성경에 다윗과 아브라함과 같은 인물들을 통해서 비유로 예견되어있었다. 일명 알래고리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예수님은 근데 왜 그런 고통을 그렇게 당해야했었나? 여기서 시몬베이유의 이야기를 가지고 온다. 시몬베이유는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불안하고 불행한 이유는 뿌리를 뽑혀서라고 말한다. 안전한 장소,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 삶의 깊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이유는 바로 깊게 뿌리내리지 못해서이다. 그 불안은 알랭드보통도 이야기한다. 비교하지 않으면 불행은 시작되지 않는다. 그런데 계속해서 뿌리가 뽑혀서 노마드가 되는 인생은 항상 비교와 불안은 안고 사는 삶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끔, 아니 자주 돌짝에 뿌리를 내렸다가 비가 올며 쓸려가 버린다. 잘못된 뿌리내림이다.


또한 사람들에게 뿌리를 내리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은 변하도 의존하는 사람에게 무한대의 관용을 베푸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설교의 정점은 항상 노마드로 살았으면서도 그 자체가 파운데이션이었던 예수님께 뿌리를 내리라는 것이었다. 그럼 우리는 움직임이 자유로우면서도 뿌리를 내리고 있기에 어디로나 다닐 수 있게되는 것이다.


나는 그루터기가 생각났다. 잘러나간 그루터기에 새로운 씨가 뿌려지고 새싹이 자라서 하나님나라의 풍성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깊게뿌리 내리고deeply rooted 계속해서 찾아다니는 것이다. 사람들을 부르러 말이다. 오늘 설교는 이해를 위한 설교보다는 우리의 존재에 대한 설교였다. 오히려 어느때는 이렇게 존재를 파고드는 설교가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설교의 마지막은 김수영 시인의 긍휼의 날로 마무리를 한다. 언젠가 피어날 그루터기에 피어난 꽃.


한치를 더 자라는 꽃이 아니더냐




矜持의 날

김 수 영


너무나 잘 아는
순환의 원리를 위하여
나는 피로하였고
또 나는
영원히 피로할 것이기에
구태여 옛날을 돌아보지 않아도
설움과 아름다움을 대신하여 있는 나의 긍지
오늘은 필경 긍지의 날인가보다

내가 살기 위하여
몇개의 번개같은 환상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꿈은 교훈
청춘 물 구름
피로들이 몇 배의 아름다움을 가하여 있을 때도
나의 원천과 더불어
나의 최종점은 긍지
파도처럼 요동하여
소리가 없고
비처럼 퍼부어
젖지 않는 것

그리하여
피로도 내가 만드는 것
긍지도 내가 만드는 것
그러할 때면 나의 몸은 항상
한치를 더 자라는 꽃이 아니더냐
오늘은 필경 여러가지를 합한 긍지의 날인가보다
암만 불러도 싫지 않은 긍지의 날인가보다

모든 설움이 합쳐지고 모든 것이 설움으로 돌아가는
긍지의 날인가보다
이것이 나의 날
내가 자라는 날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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