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누가복음 19장_메시지 성경
통치권을 위임받고 돌아오는 그는
돈을 맡겼던 종 열 명을 불러
그들이 돈을 어떻게 운용했는지 알아보았다
첫번째 종이 말했다
'주인님, 주인님의 돈을 두 배로 늘렸습니다'
그가 말했다
'착한 종아 잘했다! 네가 이 작은 일을 믿음직스럽게
해냈으니, 내가 너를 열 성읍 다스리는 자로 삼겠다'
두 번째 종이 말했다
'주인님, 주인님의 돈으로 절반의 수익을 남겼습니다'
그가 말했다
'내가 네게 다섯 성읍을 맡기겠다'
다음 종이 말했다
'주인님, 여기 주인님의 돈을 안전하게 가져왔습니다.
저는 그 돈을 지하실에 숨겨 두었습니다
솔찍히 말씀드리면 두려웠습니다.
제가 알기로 주인님은 기준이 높고 적당히 하는 것을
싫어하며, 어리석은 짓을 용서하지 않으십니다'
그가 말했다
'네 말대로 나는 어리석은 짓을 용서하지 않는다
그런데 너는 어리석은
짓을 했구나!'
누가복음 19장_메시지 성경
우리에게 맡겨진 하루의 삶 속에서
마음을 쓰는 관계들과
빛나는 햇살의 아침 공기
나른한 오후의 펼쳐지는 낭만의 시간
숲 속의 산새들의 울음소리와
찰랑이는 바닷물결의 싱그러움
봄의 소리가 들리고 여름의 시원함이 보이고
가을에 추억과 겨울의 따뜻함이 마주하는 세계
그 세계 속에서 살고 있노라면 우리의 인생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고 시간은 영원한 것만 같다
그런데 어느순간 돌아보면 내게 주어진
삶이 그렇게 많지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한계가 있고
가지고 못 가진 것 때문에 비교당하고
소외당하고 힘들어한다
그 가운데 내게 주어진 시간과 관계와 생각과
마음을 잘 다스리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것들을 써 먹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이것들 가지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될까 고민한다
그러는 사이에 머리카락은 어느새 쇠락을 경험하고
얼굴에 주름은 자글자글해지는 시간이 찾아온다
나는 무엇으로 오늘을 살까
아니 무엇을 위해서 오늘을 살까
돈을 맡긴 주인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서
그에 맞게 사람을 만나고 섬기고 사랑하고 있을까?
오늘 만나는 말씀이 내게 주는 것은
'그러니 열심히 충성해라!'라는 것보다는
그가 맡겼다는 것을 내가 인지하고 있는지,
그가 맡겼다면 나는 그에 합당하게 쓰고 있는지다
만약에 내가 제대로 그것을 묵상한다면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남들에게 자랑할 수 없다
내가 가진 것 때문에 누구보다 나아지고
누구보다 더 존귀한 사람이 사람이 된다고 말하면 안된다
지금까지 주어진 것들이 오히려 빌려온 것이고
그것을 언젠가는 다시 돌려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주인을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안한 종처럼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세상을 탓하고만 있는건 아닐까
세상의 비참함과 인간의 소외감
자본주의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패배감
사람은 악하고 하나님은 개입하지 않으시고
전쟁은 그치지 않을 것이며
누구라도 자신부터 사랑하고 나서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면죄부로
주인에 대한 생각을 도배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조용히, 잠잠히 물어보는 시간 없이?
아직 셈하는 시간이 도래하지 않았다
그러니 시간이 있다
다시 한번 내게 주어진 것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사이에서
무엇을 통해서 주인을 기쁘게 해드릴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어리석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오늘도 시간은 내서 부지런히 사랑해야 한다
주인은 사실 이미 내 맘에 오셔서
계속해서 나를 돌보시고 사랑하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