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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y 18. 2022

예언자적 상상력을 가지고

니콜라우스 쿠자누스

수와 무, 무와 무한 사이의 수
우리는 그 속에 산다

숫자로 치환되어버리는 세상에서
무한인 사람은 무가 되어 버린다

무한의 영역에 있던 것들이 숫자로
표현되지 않으면서 쓸모없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기에
모두가 인정투쟁을 하면서

상대방의 가치를 자의든 타의든
뺏어올려고 한다

그것도 어찌보면 수의 전쟁이다
수의 전쟁에서는 더 많은 수가 이긴다

자신은 1이 되고 싶어하고
다름 사람은 0으로 가게 만드는 전쟁

아마도 오늘도 그 전쟁의 희생자가
되어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세가 가을로 접어 들어갔던 시절

사람들은 무한에서 숫자를 끌어냈다


그 숫자들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만들어내느라

부지런히 계몽에 힘썼다


그리고 이러한 숫자적인 전회는

결국 인간의 무한을 빼았고 소중한 것들을 무로 넘겼다


이 시대에 어쩌면 우리는

다시 무한의 시대를 열어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이 아닌 오히려 기계가

자신의 무한을 열어가는 시대에


인간의 의미는 한 없이 곤두박치고 있다

존엄이 사라지고 존엄한 탄생도, 존엄한 죽음도 사라진다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시기에

돈키호테처럼 누군가는 시대의 창을 들고


거대한 장벽처럼 서 있는 구조에

맞서야 하지 않을까?


현대가 저물고 있다

유동하던 액체 근대도 지나가고


대혼돈의 현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다시 과거에서 미래를 보는 이들이


예언자적 상상력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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