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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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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ul 27. 2022

사랑을 받은 이들의 마음에서
나오는 빛으로

요한복음 13장_메시지 성경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할 때

모든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요한복음 13장_메시지 성경


BABUREN, Dirck van / Christ Washing the Apostles Feetc. 1616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 뜻을 알 수 없는 단어들이 있다


예를 들면 마음이라던가 낭만이라던가

사랑이라던가 부끄러움 같은 것들.


곰곰히 생각해보면

감정에서 시작해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전적으로 온 삶으로 응답해야하는 단어들은

쉽게 정의내릴 수 없다


말하는 사람에 따라서 계속 바뀌고

듣는 사람에 따라서도 계속 바뀐다


또한 경험에 따라서도 계속 바뀌고

만나는 사람에 대해서도 계속 바뀐다


나에게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정의하기 힘들다




한참 성장할 때는 사랑이라는 단어는

다른 단어들에 밀려서 빛을 보지 못하였다


성장, 학습, 배움, 우정과 같은 단어들이

머릿속에, 마음 속에 가득차 있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배려한다는 것보다는

내가 빨리 커야지, 나는 커서 무엇이 될꺼야


이런 생각들만 하다가 보니깐 자연스럽게

마음씀도 그렇게 나를 중심으로 해서


방어적이 되고, 가끔은 다른 사람을

이용해 먹기도 하면서도 정당화하는 법을 배웠다


성인이 되어서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그 사랑이 때론 에로스로, 필로스로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은 진정한 사랑의 모습인 아가페로 가지못하고

주저 앉았다, 아무리 해도 아가페는 신의 영역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이들이 그렇게 주저 앉아서

결국에는 에로스로 돌아와 다시 어린아이처럼


자기 기분과 감정에 충실하고

일단 나를 챙겨야 한다는 자기보호로 돌아갔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나를 포함해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산다


더 넓은 곳으로 발돋움하지 못하고

자신안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행복을 찾기 위해서


찾아다닌다, 불현듯

내가 받은 사랑이 어떤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다가


가장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이지만

그 사랑'이라는 것이 결국은 매번 자기를 넘어서는


끊임없이 확장하는 살아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은 절대 단어로 말하지 않고

몸으로, 마음씀으로, 한참이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니 사는 것이 결국 사랑인지 아닌지도


너무나 명확하게 갈리는 지점이 오게 된다

사랑하기 위해서, 사랑하기 때문에


사는 사람의 얼굴은 확실히 빛나게 되어 있다

말에도 얼굴에도 빛이 난다


그 사랑을 받은 이들의 마음에서 나오는 빛으로

오늘도 어딘가는 밝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나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이들에게서


가장 큰 사랑의 도전이 오는 것처럼

내가 쉽게 치부해버리고 멀리할 수 있는 이들이


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는 시간

나는 암흑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고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여름밤처럼


사랑을 받은 기억과 사랑받은 여러번 

경험한 뒷모습 사이에서 나는 잠시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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