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색다른 제주도
너무 시간에 매몰되었나보다. 오랜만에 이러다가 번아웃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떠난 제주여행. 물론 대학원 사람들과 함께 갔지만 홀로 떨어져서 깊이있는 고민을 해본 시간이었다. 특히 이번 여행은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읽고 실제로 그러한지를 고민하기도 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여행은 조금 더 삶의 속살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겉은 매우 척박하고 매섭지만 삶의 속살은 아주 부드럽고 낭만이 흐르는 것이 아니었을까? 삶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서 때론 다른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여행의 말미에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서울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데, 누군가는 생을 마감한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잠시 충전을 하고 돌아오는 내내 이태원 참사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또 추세가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고민이 더 깊어 진다. 너무 힘들다. 그런데 참사로 희생한 사람들과 가족들은 얼마나 힘들까. 진정한 애도는 무엇일까? 아니 그 이전에 이런 일들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고민들이 더 빈 가슴을 가득채운다. 삶의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것과 삶을 제대로 사는 것 사이에서. 깊은 침묵으로 들어간다. 잠시 휴식하고 오니 더 큰 휴식이 필요한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