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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an 31. 2023

고통없는 사회

한병철

삶은 고통이다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가 관건이다


가끔 고통을 피하는 사람을 만난다

대부분은 상대방을 이용해서 고통을 피한다


고통을 피하는 기회를 찾다보면 어느새

인격도 기회주의자가 되어 버린다


고통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본다

그는 고통을 경험한 적이 별로 없어서


타인의 고통이 즐거움의 소비의 대상이 된다

영혼이 벌거벗은 자들은 고통을 모른다


그래서 함께 울 수 없고 같이 즐거워할 수 없다

권력이 없으면 외톨이가 되겠지만


권력이 있을 때는 주위에 기회주의자로 들끓는다

그래서 고통을 모르는자는 더 권력에 중독된다


고통이 말해준다

우리가 살아있음을.


그러나 고통 자체를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할 수 있으면 피하면 좋겠지만


고통을 맞이하는 자세를 고치고 나면

어느새 인생의 중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관계는 고통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상대의 고통과 나의 고통이 공감을 일으키고


고통의 공감이 있기에 기쁨의 민감함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삶이 매끈해져서 더 이상 아무런 고통이 없을 때

삶 속에서 부정성이 사라져버렸을 때


허무함이 찾아오는 이들이 가끔은

니체를 찾는다


니체의 고통이 아니라 니체의 강함을

또 기회주의적으로 취한다


금발의 야수는 고통을 모른다

고통을 주는 존재로 남고 싶은 이는 없다


다만 고통을 피하고 싶은 인간들이

항상 문제가 된다


맞이하고 견디고 이겨내고 공감하고.

삶이 빛나는 이들 뒤에 고통의 흔적이 보인다



고통속에 그림을 그린 느루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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