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성경_누가복음 12장
너희는 식사 때 식탁에 무엇이
오르고 옷장에 있는 옷들이 유행에 맞는지
따위로 안달하며 설치지 마라
너희 내면의 삶은 뱃속에 넣은 음식이
전부가 아니며, 너희 겉모습도
몸에 걸치는 옷이 전부가 아니다
까마귀를 보아라 얽매일 것 없이 자유롭고
업무에 속박되지 않으며, 하나님이 돌보시니 염려가 없다
너희는 까마귀보다 훨씬 중요하다
거울앞에 설친다고 해서
키가 1센티미터라도 커진 사람이 있더냐?
그래봐야 소용없는 일인데
왜 야단법석을 떠느냐?
들판에 나가 들꽃을 보아라
들꽃은 외모 때문에 안달복달하는 법이 없지만
너희는 여태 그런 색깔이나
디자인을 본 적이 있느냐?
이 나라의 남녀 베스트드레서 열명이라도
그 꽃 옆에 서며 초라해 보인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들꽃에도 그토록
정성을 들이시는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너희를 돌보시고
자랑스러워하시며 너희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지 않겠느냐?
메시지 성경_누가복음 12장
무엇인가를 원한다는 것은
항상 무엇인가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의 욕구는 끝이 없이 증가하지 않는다
욕구는 언젠가 충족되면 사라진다
그러나 욕망은 욕구를 넘어서 끝없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허기진 여행이다
욕망은 자신의 요구와 자신의 욕구가 만나는 지점에서
요구가 욕구를 넘어설 때 발생한다
인간은 언제나 그렇지만 사람들 속에서 태어나고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사랑을 경험케하고, 존엄을 찾아주지만
반대로 사회속에서는 비교와 경쟁심으로
허영과 질투가 가득채워진 자아가 되기도 한다
자신을 넘어서는 초월적 경험에 맛들린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의 정체성을 넘어선다는 미명하에
욕망의 동굴로 들어가서
마늘을 주워먹고 새로운 사람이 되고자 했다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거나
어떤 이들에게 찬사를 들을 때가 있다
종종 감사하고 즐거운 경험이지만
어울리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무엇인가
그 칭찬이나 찬사 만큼 영혼의 동굴이
아래로 뚫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래로 끊임없이 파고내려간 동굴은
나의 내면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들어가기
꺼려지는 어두침침하고 무엇인가가 등장할 것 같은
두려운 냄새가 진동한다
그리고 나서 아침이 되면 이 동굴을 매우려고
허기진 사람처럼 무엇이라도 넣어서 막아 버린다
다른이의 인정일 수도 있고,
무엇인가 소비했던 것들일 수도 있고
혹은 누군가를 만나서 좋은 느낌을
준다는 느낌의 무게일 수도 있다
문제는 가끔 동굴이 열리는 때
그동안 막고 있던 것들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릴 때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보통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예수님이 우리의 중심을 보셔서
들풀을 아름답다 여겨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나는 아침마다 홀로 영혼의 오솔길을 걸으며
동굴속으로 들어간다
이것저것 해석되지 않는 언어들의
정원이 어지럽게 자리잡은 동굴 속
가라지를 뽑고 알곡을 고르시면서
빛으로 비추시고 소금끼로 맛을 내는
주님을 만난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던 곳인데
그 분에게는 가장 큰 신경이 쓰이는
곳인가보다
이것저것 잡동사니가 하나씩 정리가 되고
그 냄새나고 축축하던 동굴이 어느새
아름다운 정원이 되어 가는 것을 본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향기를 내는 것을 맡는다
그리고 나면 더 이상 영혼의 허기가 느껴지지 않고
누군가의 인정보다는 오히려
누군가를 사랑하고 조금 더 이해하고
누구라도 풍부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게 된다
넘치는 요구가 아닌 부르심이 만들어낸
소망으로 인해서
나는 다시 첫걸음을 걷는다
다시 눈물을 감추고 하늘을 바라본다
삶은 내면에서부터 시작해서
우리의 외면으로 투영된다
그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우리의 마음보다
아름다울 수 없고
그 아무리 비싼 시계라도
우리의 시간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
안과 밖이 서로 만나서
화해를 이루는 시간
내면을 향기로 사람들을 풍요롭게 만드는
사람들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