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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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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ug 04. 2023

깊이 있게 파여 있었다

고린도전서 13장_메시지 성경

사랑은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자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더 마음을 씁니다


사랑은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사랑은 뽐내지 않으며


자만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강요하지 않으며


내가 먼저야!

라고 말하지 않으며


화내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죄를 꼬치꼬치

따지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비굴하게 굴 때 즐거워하지

않으며 진리가 꽃피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무슨일이든지 참으며

하나님을 늘 신뢰하며


언제나 최선을 구하며

뒷걸음질하지 않으며 끝까지 견딥니다


고린도전서 13장_메시지 성경




사랑이 에로스로 치환되어 버리면서

자신에 대한 사랑과 상대에 대한 사랑으로 축소되고


사회전체적으로는 이기적인 집단들의 싸움이 되어

계급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이 만들어진다


제 각각 '내가 먼저야!'라고 외치면서

사실은 '나도 지켜야할 사람들이 있어!'라며


스스로에게도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면죄부를 준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그늘속으로 숨어 버리고

이기심을 동반한 탐욕이 '보수'라는 옷을 입는다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는 하나님을 위한다는 신념 아래

속 마음 이전에 겉모습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고


마녀사냥하듯이 '정체성'의 굴레를 씌우고나면

자신이 하고 싶은데로 그 사람을 요리할 수 있게 된다


그 사람을 '악마화'하는 자신의 얼굴이

실제로 악마가 되어가는 줄로 모르고


자신이 죽기전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주름 속에 곁들어 있던 탐욕의 찌꺼기를 회개한다




한편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의 머뭇거림

두리번 거림을 본다


이용당하고 용서하고 이해해주고

그래서 뺏기고 없신 여김을 당하면서도


다시 자신으로 설 수 있는 진실로

강한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고 했던가?

누군가는 죽이려고 하는데 누군가는 살린다


어느순간 보이지 않았던 교차로에서

미세하게 사랑의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얼굴을 들어 보면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어느새 앞에 서 있다


그 길의 시작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였던 것이다

구원과 내세를 넘어서는 현실에서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지금 내가 걷는 발걸음의 선택이 자유롭게 열려 있어도

그 길을 굳이 사랑의 길을 선택하기로


마음 먹은 이들에게 뚜렷이 보이는 법이다

흐릿한 시선이라는 것은 벌써


마음이 흐릿해져서 사랑을 선택할 겨를도

다른이를 챙길 여유도 없이


내가 먼저라는 결심만 가득한

빈곤한 마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자유주의자들이 결코 보지 못하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자신의 선택이 자신의 것이 아닌 지점에서


그러니깐 다른이들을 위한 선택인 지점에서

나는 스스로 가두어 놓았던 높은 성에서 나와


드디어 자유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베일에서 자신을 숨기는 것이


자유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시장으로, 거리로 나가서 다른 이들을 위한


발걸음을 옮기는 그 순간이 바로 자유의 순간이며

이러한 자유는 결국 계속해서 자유를 만들어 낸다


천국은 그래서 이러한 발걸음을 내딛는 곳곳마다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법이다


이 비밀을 깨달은 사람들은 언제나

사랑을 '언어'로 하지 않았고 몸을 했다


그래서 그들이 있는 곳곳마다 이상하게

아무말도 없는 것 같은데 사랑이 넘쳐났다


사랑이 넘치는 곳에는 이러한 발자국이

깊이 있게 파여 있었다




나에게도 다시 선택의 순간이 온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서


다시 가던 길을 돌이켜서

다른이들의 죄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 안에 사랑의 씨앗을 보고

영혼의 눈물을 본다


다시 머뭇거리는 사람이 되어서

우유부단하게 보이지만


그 사이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끊임없이 사랑이 생수의 강물이 되어서


쉬지 않고 흘러넘친다

그러니 이제 사랑하러 가야 겠다


마음 속의 발자국이 보이는 발자국이 되어가는 시절

나의 한숨이 잔잔히 미소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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