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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an 27. 2016

실재와 정지

삶의 방향성이 문득 멈출 때 하는 질문

문득

시간이 멈추고

현실의 모든 의미들이 제자리를 잃어버릴때

실재가 엄습하는 시간이 있다


그 때

인생은 방향성이라는 목적과 의도를 잃고

잠시

공명과 진공 속에서 부유한다


한 때

인생의 결말이 잘 지어진 집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즐겁게 맞이하는 것이었던 시절에는

그 공명의 시간이 찾아오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리고 자꾸만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비언어적인 진공 속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이것이 진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

그 진공의 공간에 떠다니던

그 때의 나와 눈이 마주치곤 한다


시간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연장선 상에 놓여진 것처럼

사실은 모든 것의 분할은 거짓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그리고 가끔 여유있을 때보다는

생각의 속도보다 행동의 속도가 빨라져버린날

나는 온 우주를 떠다니는 미생이 되는 듯했다


실재가 엄습하는 날은

마치 유령이라도 본 것처럼

기분이 나쁘고 무엇인가 불안했다


그런데

이젠 그게 오히려 나라는 걸 알았다

그 누구도 규정해줄수 없고

그 어떤 것도 의미지울 수 없으면서도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그래서 가끔 이 시간이 찾아오면

심야식당처럼 반갑게 맞이하게 되었다


사람은 너무나 쉽게 이 순간을 배신한다

몰아놓고 묶어두고 두려워한다


그리고 항상

다른 사람에 의지에 삶을 살아간다

때론 사랑이란 이름으로

어쩔때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절망의 선 앞에 자신이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두려운 만큼


가끔 실재가 삶 앞에

턱하니 버티고 있을 때


계절은 시간을 감추이고

별빛은 어둠을 먹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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