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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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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Nov 23. 2023

이 일에 그런 인과관계는 없다

요한복음 9장_메시지 성경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태어날 때부터 눈먼 사람을 보셨다


제자들이 물었다

랍비님, 이 사람이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은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이 사람 때문입니까, 이사람 부모 때문입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탓할 사람을 찾으려고 하니 너희 질문이 잘못되었다


이 일에 그런 인과관계는 없다

차라리 너희는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를


주목해보라

우리는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분을 위해


해가비치는 동안 활기차게 일해야 한다

밤이 되면, 일할 시간이 끝난다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은 빛이 풍성하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흙에 침을 뱉어 그것으로 반죽을 이겨서


눈먼 사람의 눈에 바르고 말씀하셨다

실로암 연못으로 가서 씻어라


그 사람은 가서 씻고

앞을 보게 되었다


요한복음 9장_메시지 성경




'생각에 대한 생각'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에게는


자연스럽게 상황을 판단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편향'과 '어림짐작'이라고 한다


편향bias는 상황에 따라, 사람들에 따라서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다양한 정보중에서


가중치를 더해서 판단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말한다면


어림짐작heuristic은 그러한 편향의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기분에 따라서 세상이 우울하게 보이는 경향이 생기면

다른 사람도 우울할 것이라는 어림직짐작을


자연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언제나 이런 편향과 어림직작에


빠져서 판단을 하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합리적으로 판단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문화에 따라서 시대에 따라서

합리적 판단은 편향이 아니라 사실을 그대로


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도구였고

그것이 오늘날 통계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행동에 대한 반응을 기분이라고 하고

환경에 대한 반응을 분위기 파악이라고 하고,


이야기에 대한 반응에서 감정이 생겨나며,

감정이 체계화되면 정서라고 부른다


우리의 정서의 깊은 곳에서는 예전부터

쌓여온 감정과 기분과 분위기가


또아리를 틀고 앉아서 다양한

편향을 만들어내고


어림짐작의 연쇄반응으로 결국

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지식의 저주에 걸린 현대인들은

자신이 걸어 놓은 저주에 빠져서


인과 관계라는 형식에서만 맞고

그 내용은 틀리는 경우가 많아진다


사실 인과관계가 잘못되었거나

아니면 아예 인과관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

하나님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예를 들면, 하나님은 유대인만 사랑하신다

하나님이 현재 보이는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


심지어 죄까지도 창조하셨다

하나님과 가까운 사람부터 차례로 위계질서가 있다


이민족은 마음대로 죽여도 괜찮다

하나님은 전쟁을 좋아하신다


바리새인들은 특별한 은총을 받은 자들이다

죄인과 동해하면 죄인이 된다


문둥병자를 만지면 문둥병이 옮는다

어린아이는 천하다


이러한 편견에 사로잡힌 이들은

언제나 어림짐작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그들의 편견으로 보면 예수님은

노숙인에 천박하고 죄인과 식탁을 같이 하며


아이들을 사랑하고 불경하게 안식일에

기적을 행하며 또 마음껏 먹는다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하는 신성모독을 하고

눈먼 사람을 안식일에 고쳐주기까지 한다


이러한 편향으로 성경 곳곳에서는 드러난다

예수님에 대한 어림짐작으로 폭력을 일삼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같은 사람들이 나온다

어떤 근거도 없지만 자신이 판단에 집중한다


심지어 태어날 때부터 보지 못한 사람에게

마치 '전생'을 가정이라도 하듯 '죄'를 묻는다


예수님은 단호하다

그런 인과관계는 없다


이런 일에 그런 인과관계는 없다

다만, 지금 현존하는 하나님의 아들이


여기에 계시고 현실에 반응하셔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시고


해결하기 위한 걸음을 걷는 이들과

세상을 하나하나 회복해 가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식은 들은 사람마다

실로암 연못으로 가서 눈을 씻고


비로소 보게 된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과 또 하실 일과


그분이 하나하나 회복해가는 이야기들을.

깨어진 감정이 뽀송뽀송한 마음으로 돌아오고


낭떨어지로 달려가던 이들이 다시금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이키는 발걸음을 시작하고


벽앞에서 좌절하던 이들이 조금씩 조금씩

담쟁이 넝쿨과 같이 벽을 넘어서고


바다에 빠져 허우적 거리던 사람들이

마친대 망망대해로 항해해가는 모습.


하나님이 여기에 계시고

그 분이 하시는 일들을 보는 사람의 눈에는


제대로된 인과관계가 보이기 시작한다

만들고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하신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지점에서

현재를 만들어 가는 이들의 뒷모습이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nUTvfKu7q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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