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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y 03. 2024

과학 거버넌스에 대한 STS의 시각들

과학커뮤니케이션

24장. 과학 거버넌스에 대한 STS의 시각들(앨런 어윈)


0. 들어가기


오늘날 과학기술과 정치의 관계는 긴밀해지고 있다. 핵에너지의 미래, 줄기세포의 연구, 기후변화와 같은 주제들과 연결된 논쟁에서는 과학기술의 맥락에서 정치적인 결정이 중요한 문제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와 과학기술간의 연결에서 오랜시간부터 STS는 논의를 이어왔다. 예를 들면 브뤼노 라투르는 "잡종들의 증식"에 관한 논의에서 "동일한 기사가 화학적 반응과 정치적 반응을 한데 뒤섞는다. 하나의 실마리가 가장 난해한 과학과 가장 지저분한 정치를 연결시킨다."(Latour, 1993:1)라고 했고, 실라 재서노프는 "과학기술은 근대성의 문화와 정치에 스며들어 있다."(Jasanoff, 2004b:1)고 주장하며 과학기술과 정치의 작동 사이의 본질적인 관계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과학기술은 그래서 그 자체로만 존재하지 않고 언제나 그것을 만들고 확대하고 연결시키는 과학거버넌스의 문제이다. 과학거버넌스는 '권력에 진실을 말하는 문제'를 넘어서서 과학기술과 민주주의에 관한 논쟁을 세련되게 발전시키고 개념화하는 새로운 방식까지 제안한다. 제서노프의 '경계작업'이라던지, '공동생산', '사회기술 연결망' 같은 개념들은 과학적인 것이 무엇이며, 정치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경계지으면서 STS분석을 발전시킨다. 이러한 과정에서 STS연구들은 과학기술과 정치적 의사결정 사이의 문제를 넘어서 프레이밍 된 문제들에 내부에 존재하는 사회문화적 가정들에 과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존의 프레이밍은 '과학기술정책'이지만 본질적인 흐름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과학 거버넌스'라는 용어가 더욱 효과적이다.  '과학 거버넌스'로 프레이밍 되면 정책이라는 정부의 공적인 정책수단이라는 한계에 갖히지 않고 맥락과 정의,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과정까지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과학거버넌스에 대한 흐름

최근들어 학술적, 제도적 경향에서도 '과학기술정책'에서 '과학 거버넌스'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풀러(Fuller, 2000) : 협소하게 정의된 정부의 활동에 일차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서 과학제도들 내에서 작동하는 비공식적이고 광범위한 책임관계로 인식하게 되었다.

로즈(Rose 1999) : 거버넌스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통제하는 것이 단지 정부나 국가만이 아니라 산업체, 과학단체, 대중집단, 압력집단, 소비자, 시장 등으로 넓은 범위의 행위자들을 포괄한다.

베리와 딘(Barry, 2001; Dean, 1999) : 거버넌스는 사회적 관계와 관련있는 조직 메커니즘, 작동가정, 사양식, 결과적 활동을 포함한다. 결론적으로 폭넓은 통치와 자기통치활동을 말한다.


해결기제의 관점에서 거버넌스 연구

Newman(2001) : 거버넌스는 조직, 사회체제, 국가 전체등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을 포함한다. 어느 주체가 어떤 종류의 권한을 소유하고, 구성원들 사이에 어떤 의무관계가 존재하는지를 구성하고 있다.

Rhodes(2000) : Rhodes는 다음의 6가지 특징을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정의한다.

1.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2. 좋은 거버넌스good governance
3. 민간경영기법에 의한 정부관료제 관리효율성 제고를 강조하는 신공공관리론New Public Management(NPR)
4. 정부/시민사회/시장간의 경계변화를 강조하는 '신정치경제new political economy'
5. 단일권력 중심의 부재를 강조하는 국제상호관계international interdependece
6. 사회-사이버네틱 체계 socio-cybernetic system 네트워크network


Campbell(1991) : 거버넌스를 사회구성원들의 행동을 조정하는 정치, 경제적 절차라고 정의하면서, 시장/네트워크/계층제/감시/협회 등의 유형으로 밝히고 있다.

Rosenau(1992) : 거버넌스의 출발점은 '규칙에 의한 지배rule of law'이다. 다시 말하면 해당 거버넌스 차원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주어진 규정에 따라 행동한다는 가정이 전제되어 있다. 명령과 통제만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규정준수 및 법에 따라 권한과 의무를 행사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기업지배구조와 같은 경우에는 주주와 경영진 및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가진 현안을 규칙에 따라 거버넌스 형태로 운영할 수 있으며 신공공관리론의 경우와 같이 대리인의 문제, 성과측정 곤란성 등 공공관료제의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


정부와 관련된 거버넌스 연구

World Bank(1992) : 국가의 경제, 사회적 자원의 관리과정에서 권력이 사용되는 방법 혹은 유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Lynn(2001) : 거버넌스는 '공적인 방법으로 비용이 충당되는 재화와 용역의 공급을 제한, 처방, 허용하는 법률이나 규칙, 사법적 결정 및 행정적 처리체제regime'이라고 정의한다.

강창현, 배웅환(2002) : 거버넌스는 본질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정치적인 성격의 협상과 타협을 진행하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호작용이라고 파악하낟.

Pierre(2000) : 거버넌스를 사회체제의 조정coordination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하면서 사회체제 조정과정의 정부의 역할에 관련된 것으로 이해한다. 특히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구거버넌스와 정부와 시민사회간의 파트너십, 네트워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신거버넌스로 구분했다. 중요한 핵심은 정책결정 집행과정의 '네트워크의 중요성'

Williams(2001) : 거버넌스를 사회전체적 차원에서의 방향잡기라고 정의한다. 국가전체적인 차원에서 정책목표조정 및 정책결정과 평가 및 피드백 등의 '메타정책'이라고 정의한다.

Wright(2000) : 중앙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신공공관리론의 의해서 민간부문의 가치가 공공부문에 침투하여 발생하는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Roderic(2000) : 공공거너번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관료와 시민들의 행태를 변화시키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거버넌스를 정의한다. 정부의 관점에서 볼 때 민간부문의 성과지표 부재의 특징과 정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독점적 지위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으로 거버넌스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John(1994) : 거버넌스를 정부기관의 내부운영 방식과 행정서비스 전달방식으로 정의하면서, 신공공관리론과 파트너십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있다.


Newman(2001)의 정의

집권화되고 지속성/질서를 강조하는 계층제적 유형

집권화되고 혁신/변화를 강조하는 합리적 목표rational goal 유형

분권화되고 혁신/변화를 강조하는 개방체제open system 유형

분권화되고 지속성/질서를 강조하는 자치유형


거버넌스의 구분

Peters(1996) : 시장모형, 참여모형, 신축모형, 탈내부규제모형

Andrew and Goldsmith(1998) : 민영화, 강제입찰, 계약제, 분권화, 독립집행기관

Pierre(1999) : 관리적 (NPM적 관리강조), 조합주의적(다양한이익집단의 참여강조)

김석준 외(2000) : 국가중심, 시장중심, 시민사회중심 거버넌스

Considine and Lewis(1999) : 절차적 관료제, 기업적 관료제, 시장 관료제, 네트워크 관료제




1. 과학거버넌스와 STS의 논점들


과학거버넌스의 관념은 과학기술의 통치성(governmentality)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전까지 취약하고 파편화된 영역으로 제시되어온 주제를 모두 포괄하여 새로운 사고를 촉진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거버넌스라고 이야할 때는 워낙 광범위한 존재들과 인식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무엇이 거버넌스가 아닌지를 밝혀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메럴먼(Merelman, 2000)은 '기술의 문화'라는 단어를 통해서 과학기술의 관념이 미국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변형시키는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학에 대한 믿음과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 서로 공존했고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았다고 하더라도 에즈라히(Ezrahi, 1990)가 밝힌 것처럼 20세기가 지나면 자유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과학기술의 활용은 쇠퇴의 길에 접어든다.


울리히 벡(Beck, 1992)는 위험사회를 통해서 과학과 진보에 대한 신뢰가 오히려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이른바 전문가의 독재가 일상에서의 '위험'을 해결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재서노프(Jasanoff, 2005) 역시 근대국가의 권위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하는데 이는 근대국가의 작동원리였던 합리성, 객관성, 보편주의와 중앙집중화 및 효율성이라는 핵심가치가 다원주의, 지역주의, 모호성, 취향의 문제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을 주목한다. 결국 근대적인 관점에서 '정책결정'은 사회기술적인 변화의 복잡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거버넌스 성격의 '통치'의 개념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과학거버넌스는 STS에 몇 가지 논점을 제시한다.


STS와 과학거버넌스에 관한 논점

Collins & Pinch(1998) : 과학은 맥락에서 분리될 수 없다. 지식의 우연성과 맥락, 상황의 중요성과 다양한 프레이밍의 가능성

Jasanoff(2004a) : 정책결정은 가치를 더하는 것을 넘어서 능동적인 과정이다.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시민권의 성격, 국가의 역할과 같은 다양한 변화가 통합된다.

Irwin(1995) : 민주화의 정치적이고 인지적인 제약에 관련해서 맥락과 우연성을 고려해야 한다.

Beck(1992) : 불확실성을 고려한 대안정 프레이밍을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

Doubglas(1980) : 단지 과학기술정책으로 한정하지 않고 특정한 거버넌스의 맥락에서 사회와 자연질서의 구성을 보아야 한다.



2. 경계작업


거버넌스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경계'를 짓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과학혁명의 구조를 집필한 토마스 쿤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정한 '패러다임'을 유지하고 있는 집단들이 자신들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집단들과 어떻게 경계짓고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고 연구를 지속하는지는 그 집단이 어떤 방식으로 내부와 외부가 경계지어져야 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경계가 지워지면 서로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고, 입장을 토론과 협의를 거치는 '거버넌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다음과 같이 3가지의 사례는 경계짓기가 거버넌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과학거버넌스의 다양성

미국 과학자문회의(Jasanoff, 1990) 사례 : 1990년 재너노프는 미국 '과학자문회의'(Science Advisory Board, SAB)가 정치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독립성과 과학적 신뢰를 유지했는지 분석했다. 물론 과학자문위원회가 '위험평가'에 대해서 '과학'과 '가치'의 구분을 진행하며 과학적 측면들과 비과학적인 측면(정책과 규칙제정)을 나누었지만 사실 그렇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학자문회의가 과학과 비과학을 연결해주는 거버넌스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기술이전국(Guston, 1999a) 사례  : 국립보건원 기술이전국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특허신청 및 사용허가 계약 요구와 사업적 경험과 의식이 결합된 특허 획득 및 사용료에 대한 논의를 거버넌스 차원에서 적절하게 융합하였다. 정치인과 과학자를 매개한 사례가 된다.

생명윤리 기구들 : 생명윤리와 관련된 기구들은 잠재적으로 정치적, 윤리적,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서 대중들의 우려에 대해서 대응하면서도 과학의 자율성을 보호하는 부분을 만들었다(Kelly, 2003:351). 합의형성(consensus building)이라는 구체적인 방식으로 '경계파수꾼'의 역할을 해왔다.


위에서 살펴본 세 가지의 사례는 과학거버넌스의 다양성을 보여주는데 '경계작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작업은 과학지식의 권위는 이러한 거버넌스의 활동을 통해서 정해진 과학지식을 습득하는 것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다양한 논의를 통해서 결정되면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Gieryn, 1999: 15). 이러한 측면에서 경계작업은 과학과 비과학으로 생각되는 것 사이의 경계에서 작동한다. 일동의 '버퍼링 존'이라고 할 수 있다. 경계가 명확해지면 그 경계들 사이에서 서로 소통과 합의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STS 분석에서 보면 이러한 버퍼링 존에서 대립하는 의견끼리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신들의 진실성과 자율성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서로 다른 청중들에게 반응을 보이면서도 각각의 영역의 순수성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합의형성이 일어나는 것이다(Guston, 2001)


과학거버넌스를 형성하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장점은 분석의 틀을 미리 만들어 놓고 '과학'이나 '정치라는 범주에 끼워맞추지 않기 때문에 특정한 사례에 대해서도 맥락적이고 유연하고 경험적으로 초점이 맞춰진 이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지점은 바로 어떤 맥락에서 어디까지 누구와 논의할 것인가라고 하는 '프레이밍'의 범위이다. 그러나 경계를 짓는 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서로 배척되거나 경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전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상태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경계 개념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공동생산'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거스턴이나 재서노프와 같은 이드을 포함해서 몇몇 STS 학자들은 두 개의 분리된 실체들 간의 상호관계 뿐 아니라 자연적 질서와 사회적 질서가 함께 생성되고 서로 배태되는 방식까지 포함하는 범위에서 '공동생산'의 개념을 발전시켜왔다.


존롤스의 '중첩적 합의'개념이나 마이클왈쩌의 '다원적 평등'에서 나눔의 기술과 복합적 평등의 개념을 참고할 수 있다.


3. 공동생산


유럽환경청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는 '지식과 정치질서'에 대한 연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과학과 정치 사이의 경계가 아니라 자연 과학의 특정 관용어들이 근대 유럽의 제도적, 저이절 질서들을 둘러싼 투쟁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이러한 개념들 혹은 제도와 단어들은 공동생산의 결과이다(Waterton & Wynne, 2004). 맥팔레인(Macfarlane, 2003)의 연구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정치저이해가 과학의 복잡성에 대응하여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알 수 있다. "과학지식은 정치나 그와 연관된 정책으로부터 분리시킬 수 없다. 그들은 서로 반응해서 공진화하는 것이다"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자연세계와 인간세계에 대한 전망이 만들어지고 확산된다. 함께 만들어지고 배태되고 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과학거버넌스가 국가의 권위, 정치적 정체성, 개인의 자유와 같은 주제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해준다Waterton & Wynne, 1996).


공동생산과 과학거버넌스

재서노프는 이러한 관점에서 자연적 질서와 사회적 질서가 함께 생산된다고 생각함으로써 생명력을 얻는다고 주장했다(Jasanoff, 2004b:2). 과학거버넌스에 관련된 연구에서 우리는 3가지이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정치권력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공동생산 개념을 통해서 푸코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권력이 특정 제도나 사회적 행위자들에게 내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거버넌스의 실천, 사회기술적 상호작용, 인지적 가증들 내에서 공동생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STS 연구가 결정론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한다. 과학거버넌스를 통해서 과학결정론이나 사회결정론을 피할 수 있다.

셋째, 공동생산이라는 관용어는 분석을 위한 수 많은 구체적 경로들을 제시해준다. 주로 정체성의 형성이나 제도의 형성, 담론의 형성이나, 재현의 형성과 같은 경로들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서 네가지의 범주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인지적인 것, 물질적인 것, 사회적인 것, 규범적인 것'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다(Jasanoff, 2004c:38)

이러한 이해를 통해서 경계가 계속해서 순간순간 제도에 배태된 담화적 상호작용의 맥락적 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얼유토피아에서 에릭올린라이트의 구분


4. 거버넌스에 대한 프레이밍


우리는 지금까지 과학거버넌스를 형서하기 위해서는 경계작업이 필요하고 이러한 경계작업은 그 자체로 머물러 있으면 안되고 '공동생산'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맥락적 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이어서 고려해야 하는 변수는 바로 '프레이밍'이다. 맥팔레인이 제시했던 핵폐기물 처분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적절한 지질조건을 찾는 기술적인 문제에 집중할 수 있고, 사회적 형평성과 경제적 의존성이라는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이것은 일정한 '시간과 공간' 사이에서 어떤 것이 '우선순위'인가에 따라서 프레이밍이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레이밍의 범위가 설정되면 정책과정을 통해서 서로 다른 과학적 정그와 서로다른 실천적 결과를 산출하게 된다.


STS내에서 활용되고 있는 개념틀framwork

더글라스와 윌다브스키(Douglas & Wildavsky, 1983), 슈바르츠와 톰슨(Schwarz & Thompson, 1990)의 연구에서 발혀지고 있다.

찰스록하트(Lockhart, 2001)가 환경운동에 적용한 사례를 보면 3가지의 경합하는 지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자연을 회복력이 강한 풍요의 뿔로 보는 개인적인 프레임이 있다.

자연을 미묘한 균형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느 평등주의적 해석이 있다.

자연을 제도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는 위계주의적 시각이 있다.

이와 더불어 운명주의자들의 시각은 냉소적이고 사람들이 하는 일에서 배제되어 있으며, 더 잘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회의적이지만 논쟁을 펼칠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프레이밍을 가지고 있다.


어빙고프먼의 프레이밍 접근(Goffman, 1974)

고프먼의 사회학적 프레이밍 개념은 STS가 집합적 행동 프레임의 동역학을 사용하고 이어서 사회적 행위자들이 '관념과 의미를 동원하고 다시 그에 맞서 동원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Roth et al, 2003:10)

이는 사회적인 행동을 먼저 규정하고 그것이 다른 관념들과 서로 어떻게 배치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프레이밍을 먼저 제시하고 이것을 지배적인 프레임에 대해서 반대되는 방식으로 제안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식품의약품(FDA)에서 미성연자에 대한 담배 제품 판매를 규제하는 과정을 보면 '지배적인 프레임'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한 FDA의 문법이 있다는 것이다.

'자유'라는 프레임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FDA가 사용하는 프레임은 5분의 2만을 사용했고 5분의 3은 과학의 프레임을 사용했다. 이러한 방식은 지배적인 프레임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대항 프레임을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접근 혹은 선택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외에도 STS의 관점에서 보면 물질적 실천이나 기술적 인공물에서도 프레이밍이 가능할 수 있다. 기술의 사회적 구성 이론과 같이 프레이밍은 단지 기술적 혹은 과학절 발전의 맥 끝에서 사회에 도입되는 시점에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물과 제품 그 자체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최근의 신유물론과 STS의 논의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인공물은 그 자체로 횡단성과 교차성을 가지고 있어서 '존재'차체만으로도 공간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프레이밍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공간에 현미경과 플라스크가 놓여져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 공간은 이미 '실험실' 혹은 '연구가 진행되는 공간'이라는 프레이밍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적인 선택은 중립적으로 보이는 기술시스템에 배태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사회적 관계를 물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Levidow, 1998).



5. 연결망과 결합체


STS에서 주로 다루는 '행위자 연결망 이론'으로 보면 과학거버넌스가 다루는 문제들이 서로 다른 물질적, 사회적 질서가 구성되는 장소라는 점과 권력이 하나의 위치에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기술적 조우에서 나온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Latour 1987). 행위자 연결망 이론은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들이 사회기술 시스템의 구성에서 역할부여되는 방식에 분석적 관심을 돌린다. 이것은 거버넌스의 쟁저믈을 제도적 과정과 인간 행위능력의 측면으로만 제시하는 대신에 과학 거버넌스를 사회기술 연결망의 측면에서 다루게 만든다.  따라서 특정 문제들을 발전시키고, 해결에 대해서도 더 유동적인 잡종적인 탐구가 가능해지면서 과학이나 정치와 같이 미리 정해진 범주들을 넘나들게 만든다.


또한 민족-지식결합체(eshno-epistemic assemblage, EEA) 개념과 같이 연합과 동맹을 포착하기 위한 추단법적 도구로서 제안 되기도 한다(Irwin & Michael, 2003). 이러한 새로운 연합과 동맹은 인지적, 지식적 관심사와 문화적/윤리적 관심사 양쪽 모두에 의존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특정한 과학거버넌스 나에 배태된다. 인간과 비인간, 정치적인 석과 과학적인 것, 정부와 대중 사이의 통상적인 경계를 패쇄하거나 강화하는 대신에 EEA는 경계의 침범과 유연한 행위소 구서에 개방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되다. EEA는 흐려지고 뒤섞이는 실체, 행위자, 과정, 관계들의 범위를 확장하려는 수단이 된다. 이러한 접근법은 STS 접근이 가지고 있는 이론과 경험의 이분법을 넘어서려는 의도를 잘 담아내고 있다.


웻모어(Wetmore, 2004)가 연구한 '무책임한' 운전자들에 의해서 야기되는 안전문제를 경감하기 위해 설계된 기술들의 발전과 그에 따른 논쟁은 STS가 가진 설명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EEA와 같이 STS의 시간에서 보는 경험연구는 역동적인 맥락을 제시하며 어떤 해석이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운동과 출현헤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거버넌스에서 결정이 내려지는 맥락을 살펴보면 거버넌스는 분산적이고 탈중심화된 경향을 보여주면서 어떤 일정한 '통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사회기술적인 변에 대해서 상호작용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일종의 통치불가능성(Black, 2002)을 보여주는데 통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 그에 맞는 실천과 방법, 선택들이 다르게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 상황적 지식


STS에서 과학거버넌스를 논의할 때 참여한 시민들은 과학 거버넌스 내에서 어떤 종류의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오직 정치적인 행위자로만 기여하는지 아니면 지식과 이해의 정당한 원천을 기여하는지에 대해서 고찰이 필요하다. 보통 우리는 '대중의 과학적 이해'가 가능한 영역과 대중이 참여해서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대중의 과학참여' 영역을 구분한다. 그러나 거버넌스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인식론적 구분은 항상 도전을 받아왔다. 과학과 민주주의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과학기술 영역에 대한 참여를 원하는 시민들이 우려를 표현할 때 관련 과학 거버넌스의 열려진 다양성의 측면에서 대응하지 않으다면 시민들의 참여는 커녕 인정이나 지지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몇몇 STS 학자들은 과학과 정치 혹은 경험과 전문성 사이의 구분을 재확립하려는 시도를 해왔다(Collins & Evans, 2002). 그러나 대중의 평가와 전문가의 평가 사이에 장벽을 만드는 것은 사회적이고 기술적 불확실성의 조건에서는 논란을 자아내며 의사결정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반대로 시민 집단들이 적절한 형태의 지식과 전문성을 과학 거버넌과정에 가져줄 수 있다는 관념은 STS 연구에 널리 반영되어 왔다(Brown, 1987). 블루어(Bloor, 2000)가 제시한 석탄광부들의 진폐증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는 상화적 지식이 그 자체로 진실을 말해주는 것을 넘어서 시스템을 다루는 버이나 법을 아는 문제까지도 포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맥락에 대한 지식은 이해획득(sense-making)과 공동생산의 능동적인 과정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것을 식견화(Knowledging)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겠다(Irwin et al., 1999)


따라서 상황적 지식 혹은 더 쉬운 말로는 시민 과학이라는 개념은 거버넌스 과정에서 단순히 끌어다가 쓰는 재료가 아니라, 공동생산의 개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식과 이해의 형태들을 만드는데 있어서 맥락적으로 생성되는 주체적인 지식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자연세계와 사회세계 모두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담는 맥락적 지식은 상황적 지식으로써 확인된 과학적 지식과 다르지 않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참여는 거버넌스의 입장에서 볼 때 의사결정이나 정책결정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 될 수 있다. STS는 과학 거버넌스를 통해서 하나의 일정한 정해진 답을 제시하지 않고 현장의 맥락과 시민들의 이해의 수준을 담아내는 상황적 지식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7. 과학과 민주주의 : 새로운 과학 거버넌스에 대한 탐색


과학과 민주주의 사이의 관계는 단지 과학 거버넌스 연구뿐 아니라 좀 더 일반적인 STS 내에서도 고전적인 주제에 해당한다. 과학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는 이후 STS의 발전과정에서 줄곧 살아 있었고,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STS의 많은 학자들이 명시적으로 반성하고 숙고해 온 주제였다. 여기에 더해 민주적 참여를 촉진하는 목표를 지닌 정치적 기획들이 1990년대 후반부터 특히 유럽의 맥락에서 -유럽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더욱 확산되었다.


STS의 고전적 주제

데이비드 에지 (Edge, 1995)는 자신이 STS 내의 "민주적 추동력"이라고 이름 붙인 것을 1960년대의 정치적 격변과 연결시켰다.

여기에는 베트남전이 미친 사회적 충격과 민권, 페미니즘, 환경운동의 부상이 포함된다.(아울러 Rose & Rose, (19691977을 보라.) 과학과 민주주의의 문제는 일찍이 버널(Bernal, 1939, 호그벤(Hogben, 1938), 과학노동자연맹(Association of Scientific Workers,1947; 아울러 Werskey, 1978도 보라.)이 제기한 바 있다.

특히 도로시 넬킨(가 령 Nelkin, 1977, 1992)은 1970년대부터 일련의 영향력 있는 저작들을 통해 대중논쟁으로 특징지어지는 상황에서의 기술적 의사결정에 대한 STS 연구의 핵심에 과학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위치시켰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제시된 개념들에 폭넓게 의지해 이러한 새로운" 과학 거버넌스의 실험들을 살펴보자. 과학기술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증가를 단순히 옹호하는 것에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기획들을 경험적으로 탐구하는 것으로 넘어가보자. 이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는, 민주주의가 갖는 의미가 "민주화"의 한계(Lahsen, 2005)나 "대중참여" 기획을 넘어서 좀더 폭넓은 과학 거버넌스의 작동 사이의 관계를 고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Guston, 1999b; Wachelder, 2003).


거버넌스에 대한 새로운 접근들

대체로 말해 거버넌스에 대한 "새로운" 접근들은 전형적으로 규제기관 들에 대한 신뢰 회복(DTI, 2000; Council for Science and Technology, 2005: RCEP, 1998), 좀 더 개방적이고 투명한 작동 방식(Phillips et al., 2000; CEC,2002), 폭넓은 대중들의 "참여"(Royal Sociery/Royal Academy of Engineering.2004)을 보여준다. 이것은 직접 대화가 정책 과정의 "정상적이고 필수적인 일부분”이 되는 상황 마련(House of Lords Select Committee on Science and Technology, 2000: 43)의 필요성을 강조 한다고 볼 수 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Hagendik & Irwin,2000)와 같은 국가들은 잘 확립된 참여활동의 역사를 갖고 있다.

"새로운 거버넌스"가 실행된 한 가지 중요한 사례로 영국에서 유전자 변형 작물의 상업적 재배를 놓고 2003년 여름에 개최된 "GM 국가?" 토론을 들 수 있다. 이 토론에서는 지역, 주, 지방 수준에서 수많은 일련의 행사들이 열렸다. 토론 웹사이트는 29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대략 3 만 7,000건의 설문 응답지가 회수되었다. (Understanding Risk Team, 2004) 이런 근거만 놓고 보면 이는 영국에서 대중참여로는 최대 규모의 행사였다(GM Nations?, 2003). 이처럼 인상적인 규모에도 불구하고, 이 토론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하원 위원회는 대단히 비판적인 보고서에서 이렇게 결론지었다. "개방형 참여 파트가 '대중 논쟁'의 모습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대신 주로 특정한 사회적, 학문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국한된 대화가 되어버렸다는 점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논쟁의 가장 큰 실패 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폭넓게 참여시키지 못했다는 데 있다."(House of Commons, Environment, Food, and Rural Affairs Committee, 2003: 15)

초당적인 국회의원 그룹은 이러한 실패의 원인을 시간과 자금의 부족에 돌렸다. 대중참여를 목표로 하는 기획들에 좀 더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일련의 비판들에서, GM 논쟁은 그것이 일차적으로 선별적인 상업화를 추진 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을 뒷받침하는 정당화를 위한 행사라는 의혹을 떨 치는 데 실패했고, 정부가 자문을 구하는 목표와 목적의 측면에서 명확성이 결여되었으며, 논쟁 조정위원회와 정부 간의 힘든 관계로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기술개발 과정에서 너무 늦게 실시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Council for Science and Technology, 2005)

이 사례는 대중참여의 실천이 그것의 기초를 이루는 원칙들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Irwin, 2006a)

아울러 최근 대중참여가 점점 많은 주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결정자들은 지금껏 사회과학에서 나온 메시지를 오직 부분적으로만 받아들였음을 수많은 공식 성명들에 서 엿볼 수 있다.(Hagendik, 2004; Maris et al., 2001)

기관들이 종종 과학-대중 관계의 낡은 결핍 모델에서 거리를 두려 애쓰고 있음에도, 새로운 대화의 분위기 를 더 많은 과학기술 혁신이 필요하며 이야말로 진보를 위한 유일한 합리적 방도임을 대중에게 설득하는 수단으로 삼으려는 경향이 여전히 존재한다. (Blair, 2002)

이처럼 대중이 제도적 우선순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혹은 "합리성"이 논쟁적인 영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꺼리는 경향을 감안하면, 과학-대중의 대화가능성은 상당히 제한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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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과학거버넌스를 통해서 시민들을 참여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실천적 기획들을 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경계작업이 일어나는 영역을 만들어야 하고 그 안에서 대중의 의견이 서로 분리되지 않고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 이것을 하려면 결국은 공동구성의 결과물들을 가지고 다양한 논의와 논쟁이 필요하며 이것은 자연스럽게 프레이밍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기술혁신과 경제학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취약한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영상실조와 질병에 관련된 치유의 문제인지 등 프레이밍으 구성하는 방식에서 시민들의 참여와 상황적 지식이 어떻게 만들어질지가 결정된다.


이러한 프레이밍 안에서 연결망과 결합체의 구성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서 다양한 결합체들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 STS의 관점에서는 과학거버넌스는 당연한 방법론이자 도전의 결과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과학기술정책이 관료적이고 기술적 실천의 분리된 영역으로 간주되지 않고 과학과 정치의 혼종적인 영역을 만들어서 더욱 실제적이고 효과적이며 시민들의 참여가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과학 거버넌스'의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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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yung.com/article/202110275664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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