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역사와 철학 23장_양자역학의 대안적 관점
나도 내가 이렇게 살 줄은 몰랐다. 아니 이렇게 양자역학의 중심까지 들어가서 양자얽힘과 양자붕괴, 파일럿웨이브와 비국소성과 같은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다. 과학사회학이라는 학문을 시작하면서 지금도 얼떨떨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기술에 대한 이슈들은 분석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생기기도 한다. 물론 앞으로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지만 말이다. 지난시간에 이어서 양자역학에 대한 코펜하겐 분석을 비판하는 데이비드 봄의 이론을 분석했다. 가랑비에 옷 젓듯이 지금까지 배운 양자역학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자역학과 고전역학
고전역학은 뉴턴의 f=ma의 공식이 통하는 거시적인 세계이다. 그러나 그 거시적인 세계에 대한 이해가 상대성 이론이 나오면서 공간과 시간이 질량이 큰 물체 근처로 가면 휜다는 상대성 이론으로 무너졌다.
현대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으며 이른바 E=mc제곱의 공식이 통한다. 그러니깐 빛만큼 빠른 물체가 있다면 그 물체의 질량은 무한대가 되는데 그것은 에너지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빛보다 빠른 물체는 없다. 빛은 1초에 30만 km정도를 간다.
현대물리학에서 양자역학은 완전히 작은 세계로 내려와서 양자의 단위까지 오면서 다른 양상을 띈다. 그러니깐 E=mc제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빛과 시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달라진다.
양자세계에 대해서 닐스보어와 하이젠베르크를 선두로 하는 코펜하겐학파는 양자세계에서는 양자들이 서로 아무리 멀리 있더라도 얽힌상태에서 블루투스처럼 연결된다. 그리고 이러한 양자의 움직임은 관측하는 순간 그 과정에서 붕괴된다. 그래서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통 속에선 두 확률이 중첩이지만 열어서 관측하는 순간 죽거나 살아 있다. 관측 전에는 살아있기도 하고 죽어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 데이비드 봄은 슈뢰딩거 방정식은 그대로 둔 채로, 양자얽힘이 가능하다는 블루투스 연결(양자 얽힘)을 인정하고 그 상태에서 다른 해석을 내 놓는다. 양자는 파일럿웨이브라고 하는 무한하게 존재하는 주파수 같은 '계'에서 일정한 파동을 타고 움직이고 양자는 입자 자체이다. 그리고 그 파일럿파동은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그러면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알 수 있게 된다.
데이비드 봄에 대해서 코펜하겐 학파와 아인슈타인은 모두 싫어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봄의 이론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수식체계'인 슈뢰딩거 방정식을 그대로 사용해서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이 마지막의 문장을 해석하기 위해서 쓰여진 글을 살펴보려고 한다. 물리학의 역사와 철학을 배우니깐 과학사가 한 눈에 들어오면서도 과학자들이 어떤 철학과 생각으로 고민하고 자신들의 이론을 펼쳐 갔는지를 배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글판도 영문판도 꽤나 까다롭고 이해하기 힘들다. 오히려 마지막에 있는 리뷰엉이의 영상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EPR역설이나 벨의 실험, 데이비드 봄의 이론 등등. 도전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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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논의한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핵심적인 진술로 그것을 특징화할 수 있겠다
1) 일반적으로, 어떤 입자 궤도도 하나의 시공간 배경에 존재할 수 없다.
2) 근본적인 물리적 현상에 대한 어떠한 결정론적 기술도 가능하지 않다.
3)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물리 현상 법칙에는 본질적이고 제거될 수 없는 불확정성 혹은 (복잡한 물리현상의 아주 미세 한 부분을 무시하는 고전물리의 확률과는 다른) 확률이 존재한다.
오늘 알아볼 데이비드 봄은 위의 3가지를 모두 부정한다. 배경이 아니라 궤도가 실제하고, 결정론이면서 인과적인 해석이 가능하며 불확정성이라도 확률적으로 공간 안에 예측되는 양자의 양이 있다라는 것이다.
코펜하겐 분석에 대한 평가
전자 하나의 정확한 미래를 예측하는 것(즉, 시간의 함수로 그것의 위치와 속도를 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코펜하겐 학파에 따르면, (고전물리에 있는 것과 같은) 연속적인 시공간 하에서 미세현상의 인과적 기술은 있을 수 없다. 양자역학의 인과적 해석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것에 대한 증명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없는 '불확정성의 원리'의 차원에서 코펜하겐 분석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논의의 핵심
David Bohm에 따르면 양자역학에 대한 논리적이고 일관된 인과적 해석이 존재한다. (그림 20.11)
이중슬릿 실험에서 전자와 같은 미립자들은 소스에서 스크린까지 특장한 궤도를 따른다. 그리고 두 슬릿 중에서 하나를 통과한다.
여기에서 전자는 파동을 동반한 입자로 존재한다. 이런 의미에서 파동과 입자로 구성된다.
그러나 1920년 드브로이가 제안한 파일럿 파동 혹은 안내파가 입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시계는 슬릿이나 측정장치와 같은 상대적으로 입자에 비해 거시계인 물체와 만나면서 상호작용을 하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하이젠 베르크가 말하는 불확정성의 관계가 나타난다.
논의의 핵심은 흔히 받아들여지는 코펜하겐 해석과는 다른 대안적인 양자역학 해석의 가능성을 독자들이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벨의 정리에 따른 양자역학적 해석이 가지고 있는 구속조건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봄의 해석은 비국소적이고 (코펜하겐 해석이 비국소적인 것과 같은 의미에서) 이전의 고전적 세계관으로부터의 급격한 이탈이다. 이 장과 다음 장은 코펜하겐 학파에서 만 들어진 일반적인 철학적 주장들 모두가 정말 필요에 의한 것만이 아닌 사실에 의해서도 정당화되는지에 관한 질문과 관련된 것이다.
코펜하겐학파의 양자역학 분석은 상보성(파동-입자 이중성)과 양자 현상의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내재된 비결정론, 그리고 연속적인 시공간에서 사건과 사건의 인과적 표현의 불가능함으로 특정지을 수 있다.
물리학의 이론으로서 양자역학은 수식체계와 해석이라는 기본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수식체계(formalism) : 경험적으로 적절하다고 증명된 방정식 및 계산 규칙들, 본질적으로는 숫자로 얻은 체계
해석(interpretation) : 이론이 물리적 세계에 대해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수반되는 표상
하나의 수식체계에 대해서 전적으로 다른 2개의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 해석은 수식체계의 불완전한 검증에 기반을 두고있다.
전형적인 역학체제에도 무질서한 결과가 나타나며 미래에 대한 예측력을 상실할 수 있다. 고전역학에 대해서 우리의 직관은 300년동안 잘못되었다. 카오스이론을 보더라도 처음에 제시된 작은 단서가 추후에는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 낸다. 수식체계가 같더라도 그것을 해석하는 하나의 단서에서 수 많은 이론들이 파생되어 버리는 것이다.
고전역학의 수식체계는 변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해석은 바뀌었다. 하나의 수식체계에도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양자역학이다.
양자역학적 계산에 사용되는 가정
계에 대한 상태함수 혹은 파동함수 (ψ)
물리계에서 해밀토니안 H의 영향하에 상태 ψ의 시간에 따른 전개를 제공하는 동역학 방정식(슈뢰딩거 방정식)
(에르미트-해밀토니안) 연산자 A와 물리적 관찰 a 사이의 대응
a의 관찰값들의 평균을 계산하기 위한 규칙
측정에 대해 (명확하게 혹은 효과적으로 가정된) 투영가정(projection postulate) 혹 은 파동함수의 붕괴
양자역학 수식에 대한 해석
이런 수식체계(형식화)로부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혹은 비결정성) 원리가 이어 진다. 그리고 이것은 보어의 상보성 원리와도 연관된다.
우리의 목적에 따라, 여기서 상 보성의 특별한 경우를 살펴보자. 그것은 물리적 체계를 따르는 잘알려진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으로서 상황 또는 환경에 따라 파동 또는 입자로 행동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상화된) 위치-운동량의 측정, 이중 슬릿 배열과 같은 것들에 대한 양자역학 수식체계의 적용은 하나의 해석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 해석은 분명한 시공간 궤도가 유지될 수 없고, (스핀의 모든 요소와 같이) 관찰 가능한 특정 소유값들이 항상 가능하지 않으면, 사건의 연쇄가 갖는 인과성은 통계적 인과성(statistical causality)으로 대체
이러한 가정을 통해서 코펜하겐 해석은 본질적으로 비결정적이고 비국소적이라는 해석을 하게 되고 결론적으로 고전물리학의 존재론은 죽은 것이 된다.
양자역학의 수식체계는 그대로 두고 다른 경험적 해석찾기
양자역학의 수식체계와 코펜하겐의 해석과 경험적으로 적절한 다른 해석을 찾아보자.
아마도 이것을 도입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봄의 인과적 해석을 논의하는 것일 것이다.
봄이 한 것은 수학적 변환을 통해 슈뢰딩거 방정식을 취하고, 그것을 뉴턴의 2법칙 F=ma와 유사한 형태로 다시 사용했다. 여기서 F는 보통의 고전적인 퍼텐셜 V와 새로운 양자 퍼텐셜 U에 의해 결정된다.
양자역학은 '뉴턴' 형식인 F=ma와 인과적 해석이 주어질 수 있다. 이런 해석에서 전자와 같은 미시 입자들은 시공간 속에서 잘 정의된 궤도를 따른다.
하지만 양자 퍼텐셜의 영향 때문에, 이 궤도는 입자의 초기 조건(r0, v0)에 매우 민감하다.
봄의 인과적 해석
파동함수 ψ는 질량 m의 입자가 놓여 있는 미시계에서 환경의 영향을 표현한다.
ψ는 슈뢰딩거 방정식에 대한 해이고, 양자 퍼텐셜 U를 산출해낸다. 그것이 이 이론에서 ψ의 근본적인 역할이다.
인과적 해석과 표준적인 코펜하겐 해석은 같은 수식체계에 근거하고 있고 다음의 세 가지 가정을 따르면 예측하는 것도 차이가 없다
1) 필드 ψ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만족한다.
2) 입자 속도는 안내 조건' v=(1/m) 역삼각형S에 의해서 제한된다.
3) 입자의 정확한 위치는 예상되거나 통제될 수 없다. 그러나 확률밀도(P(x, t) = |ψ(x,t)|제곱에 따라서 통계적인 앙상블의 분포를 가진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독립된 가정들이다. 특히 ψ가 개념적으로 1)과 3)에서 다른 역할을 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위에 제시된 우리의 해석에서 1)과 2)는 (파동함수 ψ를 통한 양자 포텐셜에 의해 영향을 받는) 미시계의 양자 동역학을 표현하는 것이다.
확률밀도 P 가 |ψ|제곱의 값을 갖는 이유에 대한 답으로, 봄은 어떤 초기 확률밀도 P를 가정하였는데, 은 P =|ψ|제곱 은 무작위 상호작용과 양자역학(위의 1)과 2))에 의해 P =|ψ|제곱 로 유도될 수 있다.
마치, (고전)통계 역학에서 임의의 초기 분포가 무작위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의 평형(맥스웰-볼츠만)으로 유도되는 것과 같다.
그래서 3)은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버전에 동의함으로써 발생하는 애드혹적 가설로 볼 필요가 없다. 물론 순수하게 논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코펜하겐 해석에서 한 것처럼 단순히 3)을 필수적인 것으로 요구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전혀 다른 해석들이 어떻게 양자역학의 표준 수식체계에 기초할 수 있는가를 지적하였다.
비록 하이젠베르크와 같은 모든 표준적 결과들을 얻을 수 있더라도,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과적 해석에서 측정의 문제가 없으며 파동함수도 붕괴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코펜하겐 이론이 잘 작동하면 모순이 없기 때문에 해석의 의미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해가능성'(understandibility)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봄은 1952년 자신의 논문에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자신의 평가를 진술하고 있다.
봄의 평가
양자이론의 일반적인 해석은 그 자체로 모순 없이 일관되지만, 그것은 실험적으로 검증될 수 없는 가정을 포함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개별 시스템에 대한 가장 완전한 설명은 실제 측정 과정이 오직 확률적 결과로 결정되는 파동함수로 나타 난다는 것이다. (코펜하겐 분석에서는 오로지 확률적으로만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완전한 설명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것이 정말 맞는가?)
이 가정의 진실성을 알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 '숨은' 변수에 의한 양자이론의 다른 해석을 찾는 것이다.
숨은 변수는 원리상 개별 시스템의 정확한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측정할 때에는 수행될 수 있는 형태의 측정값들이 평균화된 것이다.
이 논문과 이어지는 논문에서, 그런 '숨은' 변수들을 통한 양자이론의 해석이 제안되었다. 수학적 이론이 현재의 일반적인 수식체계를 유지하는 한, 제안된 해석은 일반적인 해석처럼 모든 물리적 과정에서 정확 히 같은 결과를 이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안된 해석은 일반적인 해석보다 더 넓은 개념 구조를 제공하는데, 양자 수준에서도 모든 과정에 대해 정확하고 연속적인 설명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에 우리가 통계이론을 사용할 때면 언제나, 통계적 앙상블의 각각의 요소를 지배하는 법칙들은 숨은 변수로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결국 알게 되었었다. 일반적인 물리적 해석[즉, 그것의 궁극성과 완성도]은... 덫에 빠질 상당한 위험 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이 덫은 순환적 가설들이 스스로 엮여 있어서, 원리적으로 그것이 사실인지를 증명할 수 없는 것이다.
과학이론의 수식체계와 해석
표준 양자역학이나 봄의 양자역학 둘 다 실제로 관측될 수 있는 값을 예상할 때 정확하게 같은 규칙을 사용한다. 양자역학의 수식체계는 매우 놀랄 만큼 성공적이었으므로 우리는 이것이 양자역학의 시작(대략 1930년) 이래로 몇 십 년 동안 일련의 물리적 현상들에 대해 완벽하게 실험적으로 알맞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물리적 해석이란 이론이 현상 아래에 있는 구조(세계라는 구조물에 대응되는 이야기 - 즉 존재론)에 대해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논의의 핵심은 수식체계가 아니라 해석이다. 해석에 관한한, 개념적으로 봄에 있어서는 이론적으로 잘 정의된 값(예를 들면 한 입자의 궤도) 이 있지만 코펜하겐의 경우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이것들이 실제로 관측될 필요는 없다.
표준적인, 즉 코펜하겐 해석은 어떤 물리계의 측정이나 관측 시 상태벡터 ψ의 비약이나 붕괴 등의 불연속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변화를 요구한다. 이 점이 암시하는 것은 물리적 과정의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필수적이고 제거할 수 없는 비결정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리적 세계의 본성에 대해 무언가를 말하고자 한다면, 코펜하겐 해석은 어쩔 수 없이 비결정론적 존재론을 요구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미시세계에 대한 속박된 값의 연속적인 전개나 시공간 상의 궤도에 대해 말할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동일한 수식체계에 대한 봄의 해석에서는 미시계도 완벽하게 결정론적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입자들은 때로 매우 불규칙적이지만 하나의 시공간 연속체에서 결정된 궤도를 따른다. 그곳에서는 관찰에 따른 파동함수의 붕괴도 없고, 입자가 어디에서 있는지 간단히 발견할 수 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관계는 양자 퍼텐셜 효과 때문에 측정의 정확성에 대한 한계를 만든다. 우리는 표준 양자역학의 모든 통계적 예측을 되찾게 된다. 이 해석에서, 미시계는 고전적 혼돈 체계와 매우 유사 하게 행동한다.
봄의 이론이 결정론적이면서도 표준 양자역학과 똑같은 예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봄의 이론이 비국소적이라는 것은 벨의 정리 (22.3절)로부터 나오게 된다.
이는 분명히, 양자 퍼텐셜의 영향 때문이다. 환경의 변화는 어느 공간에서나 파동함수의 즉각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즉, 양자 퍼텐셜의 (식(23.4)의 U) 수정을 필요로 한다.
봄의 이론에 나타나는 이런 비국소성은 특수 상대성 이론의 최초 신호 법칙(the first signal principle)과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장거리 상호관계는 신호법에 사용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봄의 해석
봄의 해석은 특수 상대성 이론을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기본이론의 지위로 부터 깍아내리고 대신에 물리 이론의 관찰가능한 내용에 대해서만 상대론적 불변성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모든 물체는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 없다고 하지만 관찰이 가능하지 않은 영역에서는 비국소성의 원칙에 따라서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아니 아예 그러한 이론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게 왜 나쁠까?
봄의 해석은 실제의 시공궤도에 대한 실재성을 제공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도 존재한다.
봄이 1952년에 쓴 논문은 결국 궤적이 가능하며 코펜하겐의 도그마인 완전성과 궤도의 불가능성에 대한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른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양자역학이 주는 물리적 세계의 작동에 대한 접근유형을 살펴보자. 실재에 대한 고전적 관점과 양자적 관점을 비교함으로써 부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과학이론이 기능하는 세 수준을 비교해보자.
과학이론의 3가지 수준
1) 경험적 타당성
2) 형식적 설명
3) 이해
설명하다(explain)와 이해하다(understanding)의 차이
형식적 설명(formal explanation)은 기본적으로 논리적 함의에 따른 설명으로, 본질적으로 헴펠의 연역-법칙론(D-N) 혹은 전포괄적 법칙(covering-law) 모형에서의 설명의 개념과 동등한 것이다. 설명 자체가 이해의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헴펠의 D-N이론은 자연법칙이 상위에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세부적인 요소들의 법칙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헴펠의 D-N 법칙은 과학 철학에서 카를 헴펠(Carl Hempel)이 제시한 과학적 설명의 논리적 구조를 나타내는 이론이다. 이 법칙은 설명 대상 현상(explanandum)과 설명 제공 문장(explanans) 사이의 관계를 기술하며, 주로 연역적-법칙적 모델(Deductive-Nomological Model, D-N 모델)로 알려져 있다.
이해를 위해 요구되는 설명에는 실용적인 측면이 있다. 이때 단일화(통합의 모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는 중요한 요소이다. 포괄적 설명(global explanation)은 이해를 돕는데, 왜냐하면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독립적인 현상의 수를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단일화와 환원은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설명의 중요한 특성인 반면, 그 자체로는 충분치 않다.
이것은 특히 EPRB 상관관계와 같은 양자효과에서 더욱 그러하다.
과거의 이론들에서 이해로 이끄는 공통된 특성은 무엇일까? 이해란 어떤 이론들이 가질 수 있고 또 그것의 수용과 관련된 하나의 실용적인 보너스일 것이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우리가 이해의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되는 특정한 조건들에 의존하기 때문에 명백히 우연적인 것이다. 당연히 인과성과 인과적 메커니즘은 이해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설명의 필수적인 특성이 된다.
우리의 논의는 물리학적 현상의 이해가 사진처럼 생생하고 묘사 가능한 물리적 매커니즘과 과정을 포함한다는 직관에서 시작하고 이러한 직관은 우리의 경험과 물리학의 역사에 기초한다.
휴웰의 귀납과학의 역사 : 형식적 단계(설명)와 물리적 단계(이해)
아인슈타인의 예 : 로렌츠의 에테르의 기반한 이론과 같은 구성적 이론(constructive theories)보다, 원리적 이론(principle theories)은 인식적 안정성과 응용가능성의 보편성을 제공한다.
케플러의 제 2법칙 : 수학적 수식체계로 주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특정식이 얻어졌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연역적 논증은 설명을 제공한다. 그러나 어떤 물리적 과정이 천체가 타원 궤도를 따르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설명과 이해의 차이 예시 :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 EPRB 양자현상
누군가 양자역학의 수식체계를 제공한다면 주어진 유형의 계산을 수행함으로써 결합분포에 대한 수식적 설명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양자역학에서 양자얽힘은 수식체계에 대해서 지각 가능한 해석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자역학에 쓰인 수식체계의 어떤 측면이 우리가 근본적인 물리 현상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기를 어렵게 만드는가? 문제의 핵심은 측정문제와 비국소성 문제를 (예를 들어 장거리 양자 상관관계, 양자얽힘) 일으키는 양자 상태의 얽힘현상(혹은 비분리성)이다.
이런 얽힘현상은 어떤 고립된 물리계가 과거의 다른 계와 상호작용했을 때, 그 고립된 물리계에 독립적인 성질을 부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는 측정 과정에 대한 21.3절의 특정 사례들을 통해 예시된 바 있는데, 이러한 얽힘현상은 양자계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표준적 양자역학의 구조 안에서는 사실 그와 같은 특성들을 보이는 일상적 물체들의 고전적 거동과 모습 을 설명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양자역학 해석에 대한 제안
양자역학의 (형식적) 설명 틀에 대한 어떠한 이해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목표이며, 이것은 성공적인 과학이론은 미시세계에 대한 믿을 만한 관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 과학적 실재론자(scientific realist)들에 의해 주로 추구된다. 성공적인 과학이론은 미시세계에 대한 믿을 만한 관점을 제공한다. 그것은 '참이다'라고 믿을만한 것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양자 체계에서 관찰되는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 등에 대한 관찰값의 동시적 불분명성을 갖는 많은 변수들의 존재의 흔적(ontic blurring)'을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양자실재론(quantum realism)을 주장할 수 있다. 그리고 '양자입자(quantum particle)' 라는 용어는 전통적인 '고전입자(classical particle)'와 구별되어 파동-입자 이중성을 나타내는 대상으로 도입될 수 있다.
그러면 양자계의 비분리(unseparability)적 특성은 계의 '전체론적 특성(holistic character)'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볼 수 있다. 어떤 점에서 이는 양자 수식체계의 고유한 특성을 찾고 그것들에 명칭과 실체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양자 실재론 그 자체로는 물리 현상에 대한 어떤 이해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은 인과성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오래 전에 하이젠베르크는 우리는 우리의 이론 안으로 (그리고 우리의 존 재론 속으로) 새로운 종류의 물리적 실체인 포텐시아(potentia)를 도입한다고 제안했다.이는 명확한 결과들이 어떻게 시공간의 국소화된 하나의 영역에서 나타나거나 실제화 되는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파동묶음이나 EPRB의 상관관계를 포함한 슈뢰딩거 방정식의 수정이나, 상관적 전체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우리에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비드 봄의 설명이 주는 이해
양자현상의 비분리적 비국소성을 소유된 속성이나 관찰가능한 양으로서 취급하고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봄의 이론은 측정의 문제를 피해갔다. 또한 실재계에서 객관적 속성을 갖는 고전적으로 조건화된 많은 표현들과 개념적으로 균열되지 않는 존재론을 형성했다. 위치와 운동량이 동시에 결정되지 않는데, 위치만 관찰가능한 속성으로 간주하고 양자역학의 비분리적 비국소성을 수용함으로써 측정의 문제를 피해갔다.
이는 입자들이 실제적이며 항상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궤도를 가지고 또 양자 퍼텐셜에 따라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결정론적인 이론이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한 대가가 비국소성(직접적, 동시적, 장거리 상호작용)이지만 이 비국소성은 상대론과 경험적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 편이다. (관측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시도들보다 더 나은 이해를 준다고 할 수 있다.
철학적 기초
데이비드 봄의 해석은 결정론적 세계관에 기초한다. 그는 모든 자연 현상이 고유한 법칙에 의해 움직이며, 우주적 수준에서 예측 가능하다고 본다. 파일럿 웨이브는 입자의 움직임을 안내하는 물리적 실체이며, 입자의 궤적은 항상 특정하고 고유하다.
반면, 코펜하겐 해석은 비결정론적 세계관에 기초하며, 양자 현상을 확률적으로만 기술할 수 있다고 본다. 관측 이전의 상태는 본질적으로 정의되지 않으며, 파동 함수는 관측 시 특정 상태로 붕괴한다는 관점을 취한다.
파동 함수의 해석
봄 해석에서 파동 함수는 물리적 실체로 간주되며, 입자의 궤적을 결정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 입자는 항상 특정 위치와 운동량을 가지며, 파동 함수는 이를 안내하는 "파일럿"으로 작용한다.
이 파일럿 웨이브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따르며 진화하며, 입자의 궤적은 양자 잠재(Quantum Potential)로 기술된다.
반면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파동 함수가 입자의 상태에 대한 확률적 정보를 제공하는 수학적 도구로 간주된다. 관측 이전에는 입자의 상태가 확정되지 않으며, 파동 함수는 특정 상태로 붕괴함으로써 입자의 위치나 운동량이 확정된다고 본다.
입자와 파동의 관계
봄 해석에서는 입자와 파일럿 웨이브가 분리된 실체로 존재한다. 입자는 특정 경로를 따라 움직이며, 파일럿 웨이브는 입자를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입자는 물리적 실재로 존재하며, 그 위치와 운동량은 언제나 명확히 정의된다.
파일럿 웨이브는 입자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입자의 운동 경로를 조정하며 비국소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입자와 파동의 관계가 중첩 상태로 설명된다. 입자는 관측 이전에 특정 위치나 운동량을 가지지 않고, 파동 함수로 표현된 중첩 상태에 존재한다. 관측 행위가 입자의 상태를 특정하게 만든다고 본다.
결정론과 비결정론
봄 해석은 결정론적이다. 입자의 궤적과 관측 결과는 초기 조건과 파일럿 웨이브의 상태에 의해 완전히 결정된다. 입자의 움직임은 물리적 법칙에 따라 예측 가능하며, 자연은 본질적으로 결정적이라는 관점을 고수한다.
반면, 코펜하겐 해석은 비결정론적이다. 입자의 상태는 확률적으로 기술되며, 관측 이전에는 물리적 상태가 확정되지 않는다. 파동 함수는 확률 진폭으로만 해석되며, 관측 결과는 본질적으로 우연적이다.
비국소성
봄 해석에서는 파일럿 웨이브의 비국소적 특성을 통해 양자 얽힘과 같은 현상을 설명한다. 파일럿 웨이브는 공간 전체에 퍼져 있으며, 얽힌 입자들 사이에서 거리와 상관없이 즉각적인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비국소성이 양자역학의 근본적 특성임을 보여준다.
반면, 코펜하겐 해석에서도 얽힘 상태는 관찰되지만, 비국소성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려 하지 않고 이를 단순히 양자역학의 현상적 결과로 받아들인다. 코펜하겐 해석은 관측 행위와 정보 전달의 제한 속에서 이러한 현상을 기술한다.
측정 문제
봄 해석에서는 측정이 입자의 상태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입자의 궤적은 항상 고유하며, 측정은 단지 이 상태를 드러낼 뿐이다. 파일럿 웨이브는 측정과 관계없이 입자의 운동을 안내하며, 파동 함수는 붕괴하지 않고 항상 진화한다.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측정이 파동 함수의 붕괴를 유발한다. 관측 이전의 입자 상태는 확정되지 않으며, 측정 행위가 파동 함수를 특정 상태로 붕괴시키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는 양자역학의 근본적 비결정론과 불확정성을 반영한다.
수식 체계와 해석의 차이
봄 해석과 코펜하겐 해석은 동일한 수학적 틀인 슈뢰딩거 방정식을 사용하지만, 이를 해석하는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파동 함수의 시간적 진화를 기술하며, 두 해석 모두 이를 받아들인다.
봄 해석에서는 슈뢰딩거 방정식 외에 입자의 궤적을 기술하기 위해 추가적인 요소인 양자 잠재를 도입한다. 양자 잠재는 파동 함수의 공간적 변화에서 유도되며, 입자의 궤적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코펜하겐 해석은 슈뢰딩거 방정식을 확률 진폭의 시간적 진화를 나타내는 수식으로 해석하며, 이를 통해 입자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예측한다.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추가적인 물리적 구조를 도입하지 않는다.
철학적 함의
봄 해석은 실재론적 관점을 유지한다. 파동 함수는 물리적 실재로 존재하며, 입자는 항상 특정한 상태를 가진다. 이는 고전적 직관과 양립하며, 자연의 법칙이 결정론적이라는 믿음을 반영한다.
코펜하겐 해석은 반실재론적 관점을 취한다. 입자의 상태는 관측 이전에 확정되지 않으며, 파동 함수는 수학적 도구로만 해석된다. 이는 양자역학이 고전적 직관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연 현상의 비결정론적 본질을 수용한다.
실험적 예측
두 해석은 동일한 수학적 틀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험적 예측에서 차이가 없다. 이는 양자역학의 실험 결과를 동일하게 설명하지만, 해석의 차이가 물리적 실재와 측정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논쟁을 초래한다.
봄 해석은 양자 역학의 결정론적 해석을 복원하려는 시도이며, 코펜하겐 해석은 비결정론과 관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코펜하겐 해석 (Copenhagen Interpretation)
코펜하겐 해석은 양자역학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전통적 해석으로, 닐스 보어(Niels Bohr)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가 주도적으로 제시한 해석이다. 이 해석에 따르면, 양자 시스템은 측정되기 전까지는 여러 상태의 중첩(superposition) 상태에 있다고 본다. 즉, 입자는 동시에 여러 위치나 에너지 상태에 존재하며, 확률적으로 분포된 상태에 있다고 간주된다. 그러나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양자 상태는 중첩에서 벗어나 특정한 하나의 상태로 붕괴(collapsed)된다고 설명한다.
코펜하겐 해석은 파동함수를 실재하는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입자에 대해 가지는 정보의 표현으로 본다. 이는 물리적 세계가 본질적으로 확률적으로 작동하며, 관찰자가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때 그 확률적 상태가 현실로 고정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해석은 관찰자의 역할과 측정 행위가 실재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전자가 특정 궤도에 위치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측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는 물리적 실재의 본질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관찰 행위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 상대적 개념임을 의미한다. 이 해석은 또한 고전 물리학에서 강조하던 결정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확률론적인 세계관을 제시한다.
다중 세계 해석 (Many-Worlds Interpretation)
다중 세계 해석은 휴 에버렛(Hugh Everett)이 1950년대에 제안한 해석으로, 양자 상태의 중첩을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한다. 이 해석에 따르면, 양자역학의 파동함수는 모든 가능한 상태를 포함하며, 그 중 어떤 상태도 실제로 붕괴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대신, 측정이 이루어질 때마다 우주는 모든 가능한 결과를 포함하는 여러 개의 병렬 우주로 분리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한 입자가 특정한 위치에 있을 확률이 50%, 다른 위치에 있을 확률이 50%인 경우, 측정 시 우주는 두 개의 평행 우주로 나뉘게 된다. 첫 번째 우주에서는 입자가 첫 번째 위치에 있고, 두 번째 우주에서는 두 번째 위치에 있다고 한다. 이 과정은 우리가 측정 결과를 하나로 관측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가능성들이 다른 우주에서 계속 존재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중 세계 해석은 양자 상태의 붕괴라는 개념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모든 가능한 결과가 물리적으로 실재한다고 본다.
다중 세계 해석은 결정론적 관점에서 양자역학을 이해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 해석에 따르면, 모든 양자 사건은 결과적으로 일어나며, 우리의 경험은 단지 우리가 속한 특정한 우주에서의 결과를 반영할 뿐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양자역학의 수학적 공식이 확률론적 결과를 설명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과 일치하지만, 철학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매우 도전적인 주장을 내포하고 있다. 이 해석은 특히 우주의 본질이 다중적이고 무한히 확장된다는 점에서 깊은 물리적 함의를 제공하며,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특성 때문에 논란이 많다.
드브로이-봄 해석 (Pilot-Wave Theory)
드브로이-봄 해석은 루이 드브로이(Louis de Broglie)와 데이비드 봄(David Bohm)이 제안한 해석으로, 양자역학을 결정론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이 해석은 파동함수와 입자를 모두 실재하는 물리적 실체로 간주한다. 입자는 항상 특정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며, 파동함수는 입자의 경로를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이 해석에서, 파동함수는 단순히 확률적 도구가 아니라, 입자 운동을 결정짓는 물리적 실재이다. 예를 들어, 전자가 두 개의 슬릿을 통과할 때, 입자는 하나의 슬릿을 통과하지만, 파동함수는 두 슬릿을 모두 통과하며 간섭 패턴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드브로이-봄 해석은 파동함수와 입자 사이의 관계가 비국소적(non-local)임을 강조한다. 이는 한 입자의 상태가 멀리 떨어진 다른 입자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드브로이-봄 해석은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성격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배후에 숨겨진 결정론적 구조를 제시하려 한다. 즉, 관측되는 확률은 입자의 초기 조건에 따라 결정되며, 파동함수는 입자의 궤적을 지시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이러한 특징은 양자역학의 기존 해석과는 매우 다른 접근 방식을 제시하며, 결정론적 우주관을 선호하는 물리학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여겨진다.
객관적 붕괴 해석 (Objective Collapse Theories)
객관적 붕괴 해석은 파동함수 붕괴가 외부 관찰자의 개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해석이다. 이 해석에 따르면, 양자 상태의 중첩은 특정 조건에서 자동적으로 붕괴되어 하나의 상태로 수렴한다고 본다. 이는 측정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관찰자가 아닌 물리적 시스템의 고유한 특성이 붕괴를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객관적 붕괴 해석의 대표적인 모델로는 GRW(Ghirardi-Rimini-Weber) 이론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파동함수는 일정 시간 간격으로 자발적으로 붕괴하며, 이는 중첩 상태가 현실적으로 관찰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다고 한다. 이 해석은 파동함수의 실재성을 인정하며, 고전 물리학과 양자역학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자 한다.
이 해석은 측정 과정의 모호성을 제거하면서도, 물리적 실재를 보다 명확히 정의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객관적 붕괴가 어떤 물리적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
양자 정보론적 해석 (Quantum Information Interpretation)
양자 정보론적 해석은 양자역학을 물리적 실재가 아니라 정보 처리 및 전송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접근이다. 이 해석에 따르면, 파동함수는 단순히 물리적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와 시스템 간의 정보 관계를 기술한다고 본다.
안톤 차일링거(Anton Zeilinger)와 크리스토퍼 푸크스(Christopher Fuchs)와 같은 학자들은 양자역학의 본질을 정보 이론의 관점에서 설명하려고 시도하였다. 이 해석은 물리적 세계를 기본적으로 정보의 교환으로 간주하며, 관찰자가 얻는 정보가 현실의 성격을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특성이 본질적으로 정보의 불완전성과 관련이 있음을 강조한다.
양자 정보론적 해석은 컴퓨터 과학 및 암호학과 같은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쳤으며, 양자 컴퓨팅과 같은 응용 기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 해석은 물리적 실재보다 정보의 처리와 전달을 더 중요한 주제로 삼아, 양자역학을 보다 추상적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상대론적 상태 해석 (Relational Interpretation)
상대론적 상태 해석은 양자 상태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관찰자와 관찰 대상 간의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하는 해석이다. 이 해석은 카를로 로벨리(Carlo Rovelli)에 의해 제안되었으며, 물리적 실재가 독립적인 개체가 아니라 서로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정의된다고 본다.
이 해석에 따르면, 어떤 시스템의 양자 상태는 그것을 관찰하는 시스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입자가 특정 위치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관찰자와 입자 간의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물리적 상태가 관계적(relational)이며, 절대적인 관점에서 고정된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상대론적 상태 해석은 양자역학을 우주의 본질적으로 상호 연결된 특성과 결합하여 설명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 해석은 양자 상태를 관찰자와 분리된 독립적 실체로 보지 않으며, 관찰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양자 베이즈 해석 (QBism)
양자 베이즈 해석은 양자역학을 관찰자의 주관적 신념과 확률적 기대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보는 해석이다. 이 해석에 따르면, 파동함수는 객관적 실재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가 특정 사건에 대해 가지는 믿음의 표현이라고 본다.
크리스토퍼 푸크스(Christopher Fuchs)와 루드루프 샤크(Rüdiger Schack)는 양자역학을 베이즈 확률론의 관점에서 해석하였다. 관찰자가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자신의 신념을 업데이트하는 도구로 사용되며, 양자 상태는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해석된다고 한다.
양자 베이즈 해석은 현실의 본질을 주관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관찰자와 관찰 대상 간의 상호작용을 강조한다. 이는 양자역학을 객관적 실재의 기술이 아니라, 주관적 경험을 설명하는 틀로 보는 독특한 시각을 제시한다.
통계적 해석 (Statistical Interpretation)
통계적 해석은 막스 보른(Max Born)에 의해 제안된 해석으로, 파동함수를 개별 입자의 물리적 상태로 보지 않고, 입자 집단의 통계적 행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본다. 이 해석에 따르면, 양자역학은 개별 입자의 궤적을 기술하지 않으며, 입자의 집단적 경향성을 설명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전자의 위치를 나타내는 확률 밀도는 한 전자가 특정 위치에 있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전자들이 특정 영역에 분포할 확률을 나타낸다고 본다. 통계적 해석은 양자 상태를 개별적 실체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피하며, 집단적 행동을 강조한다.
이 해석은 양자역학의 수학적 틀이 실제 실험 결과를 예측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파동함수의 물리적 실재성을 부정한다. 이는 양자역학을 물리적 실체보다 통계적 도구로 간주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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