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4장_개혁개정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여자가 이르되 주여 그런 물을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으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
요한복음 4장_개혁개정
인생의 절반을 살아간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을 깨달은 이들이 있다
예전에는 거의 죽음에 다다르기 전에서야
겨우 그런 질문들을 던졌는데
지금은 젊은 나이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 내면의 열정을 바깥으로 꺼내와서
만들어보고 표현해보는 이들도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오히려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인사이트에 집중하는 이들도 있다
세대간의 차이를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그럼에도 인생에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들 사이에서
서성이고 멈춰있는 이들에게는 어젠가
도래할 질문들이다
나는 어디서 왔고, 왜 살고 있고
어디로 가는가
주변에서 영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영성은 영생에 대한
현재의 투사다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이다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존재에 대한
한 없는 무게추의 왕복이다
역사를 들춰보면 이런 고민들에 사로잡힌
수 많은 이들이 멈춰서고 뒤돌아가고
때론 다 뒤집에서 아예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들을 볼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고
무슨 이유로 살며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들을 던지면 자아에 대한 탐색이 시작되던
중학교때부터 나를 괴롭혔던
주변의 목소리들이 한없이 증폭되어
깊은 바닷물에 빠뜨리는 것 같다
그리고 나서 건짐을 받고서는
영원한 배에 오르기를 수차례나 지내고 나서야
결국 배에 오르는게 해답이 아니라
그 물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다시 말하면 그 물 속에서 숨을 쉬고
헤엄을 치고 자유로운 여정을 그리는 것이
진짜 삶이라는 것을 알았다
흔한 말처럼 말이다
하수는 이 세상이 전쟁터이지만
고수는 이 세상이 놀이터이다
신앙을 가진 이들이 하나둘씩
영혼의 깊은 바닷속에서 건짐을 받고서는
배에 올라서 물 속에서 헤엄치는 이들에게
손가락질하는 모습을 본다
자신들은 달라졌고, 이제는 새로운 존재이니
너희는 계속 그렇게 있다가 죽으라고 말이다
그리고서는 아무도 선물해주거나 건내지주 않은
승리감을 안고서 구별짓는 삶을 산다는 미명하에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십자가 울타리밖을 비난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체성이 정치와 만나면
정의로운 하나님이 나의 편이라고 외치고
경제와 만나면 특별히 사랑하셔서
내 기업을 풍성하고 잘되게 하셨다고 고백하고
결혼시장과 만나면 이렇게 이쁘고 잘생기고
가진 것이 많은 배우자를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만나게 되었다고
간증을 하게 된다
간혹가다가 그런 친구들이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듯이
호흡이 가파라져서 물속으로 들어오는 때가 있다
진정한 삶은 무엇일까
진짜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굳이 중세시대의 논쟁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하나님은 이 세상에 안 계시는 것일까
위로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 세상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쓰레기들의 천국에서
먹다 버린 도시락통처럼 이세상도 그러한가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쓰레기가 되는 삶을
만들어 놓고 천국으로 도망간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일까 이런 고민들을 몇 십년째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답을 내리는 사람들을 피하고 있다
어떤 신학, 어떤 이론, 어떤 경험으로
간명하게 정리해주는 정답을 가진 사람들을.
그리스도가 살아계시면 어디서나 살아계시며
무엇을 하더라도 함께 하신다는 시간의 주님이시며
하나님에게는 장소나 시간이나 중요치 않다는 것
더욱이 영혼의 더러움도 상관이 없다는 것
문둥병자가 사람들을 만지면 병이 옮지만
문둥병자 예수님을 만나면 병이 낫는다
오늘도 그 정답을 찾아서 떠난 사마리아 여인을 통해서
영원히 흐르는 깊은 바닷물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스도가 주시는 생수의 강을 벌컥벌컥
마시고 목을 축이고 있다
영원히 목마를 것 같던 영혼이 다시 살아나고
말씀이 모세혈관과 세포속으로 흐르고 흘러서
그리스도가 내가 되고 내가 그리스도가 된다
그의 말씀이 곧 육신이 된 것이 나의 삶이 된다
거룩한 장소에서 벗어나서
거룩한 시간을 사는 삶으로 옮겨간다
분주해져가는 이 아침에 잠시나마
그리스도께 시선을 멈추고서는
조용히 말을 건낸다
저에게도 마르지 않는 샘을 주십시오!
아이처럼 그 샘에서 뛰놀면서
하나님을 만나고 삶의 방향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