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상곡
밤은 언제나 처럼
깊숙히 쓸어 내렸다
누군가에게는 쓸쓸함으로
누군가에게는 피곤함으로
아침과 마주하는 새벽녘까지
밤은 점점 타들어갔다
오직 한번만 빛나는 인생처럽
오늘의 밤은 하나의 멜로디를 남기고
기억과 추억을 모두 머금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밤이 사라져야만 아침이 빛난다
어둠이 사라져야만 태양이 태어난다
밤의 숨소리가 사람들의 숨소리와
하나의 공간에 마주하는 시간
나는 눈물을 흘리고
나뭇잎을 새어 보았다
흔하게 되내이는 시인들의 글귀도
사라지고 나니 내게 남아 있는 시간은
오직 나를 금지하던 것들
나를 억압하던 것들 뿐이다
욕망이 깊어가는 밤
나는 그렇게 피하던 욕망과 비로소 마주한다
모든 두려움은 항상 같은 결말이다
응시하면, 직면하면 사라지는 것일뿐
깊어가는 밤은 그런 줄 알고
나만 덩그라니 세워놓았나보다
희미한 불빛
영원의 반짝임
드디어 희망이 떠오른다
백마탄 희망이 저만치 달려온다
억압이 시작된 곳에서 자유가
포로된자들의 연가가 야상곡으로 바뀌는 지점
나는 지금 여기
서있다 그래 맞아!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