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과 가족

내가 태어난 곳, 공동체

by 낭만민네이션

아직 어스름이 찾아오기 전

거인들의 어깨가 축 쳐가는 사이


그렇게 내 인생의 거대한 두 기둥이

하염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뒷모습


아득해지는 순간

나는 내가 태어난 곳


부모님의 옆구리에서

나의 본성의 땀내를 맡는다


이제는 제법 친해지신 부모님 사이에

이제는 몇주에 한 번이 되어 버린


맛집을 찾아서

초복을 맞이하여.




우리의 성숙은 대부분

공동체에서 완성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나는 누구지? 나는 왜 다르지?에서


나는 어떻게 이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을까?


나는 왜 이 사람들을 용서하고

이해해야 하는걸까? 까지.


그러다가 문득, 그래 문득

내가 그렇게 이해받고 용서받아서


지금의 내가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깨닫게 될때


그리고 더군다나 그것이

그들의 희생으로 그렇게 된다는 것을


가슴깊이 느끼고

두눈으로 보게 될 때


눈가에는 여름 홍수같은

눈물의 범람이 일어나지 않는가!




내가 태어나 처음

경험한 공동체


부모님의 공동체에서 나는

수 없이 보아왔다


그 분들의 희생과 배려와

용기와 기다림을.


이제는 그 모든 인생의 살들이

주름 속에 숨어 버려서


오직 잠시 스쳐지나가는

미소로 밖에 전해 볼 수 없으나


함께 맛난 여정을 출발하는 사이

우리가족에게 평안이 임했다


어머니는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방랑자와 같은 발걸음을,


아버지는 오로지 앞만 보면서

우리의 갈길을 주시하는.


저녁이 찾아오기 전

허기가 들기 전


우리를 위해서 베풀어준

그들의 생명을 마시고 살아 난다




아버지가 힘이 많이 없어지셨다

어머니는 여전히 다리가 아프시다


오늘도 나는 못난 미친놈

어깨동무하며 인생의 시름을 달래어 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