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쓸수가 없다
뒤돌아 나오는 길
갑짜기 마음이 눌어 앉는다
어디에 눌러 앉는지 모르지만
한참을 서성인 마음이 말을 한다
'나 너 한테 삐졌어'
응? 왜그러는건데? 내가 멀?
토라져 있는 마음 한구석의 자아
이 녀석을 꺼내어서 이름을 지어줄려니
.과 . 밖에는 쓸 수가 없다
그렇다 정말 마음 속에는 여러 종류의 마음이 산다
언제는 나도 모르게 신기하고 신나더니
언제그랬냐는듯이 풀이 죽어서 우울해 한다
다가오는 염려가 마음을 쪼개 놓고 나면
살아남은 조그만 마음들이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니깐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했잖아!'
라고 이야기를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세상을 숭고하게 바라 보고싶고
인생에는 아직도 많은 기쁨이 숨어 있다고
항상 깊은 곳이 마음들이 말해주는데
오늘따라 쪼개어진 마음은 조용히 흐느낀다
지나간 사람들의 발자취와
어린시절에만 맡을 수 있었던 향기들이
어느순간 다가와서는
그 때의 괴로움과 혹은 두근거림을 기억나게 한다
방향없이 마음이 시키는대로 글을 이어가는 사이
갑짜기 낭만의 언덕에 누워앉아
턱을 괴고 나를 바라보는
내 마음을 만난다
'이녀석 그 말이었구나
자기 좀 알아달라고.'
얼어붙게 차가워지는 내면의 공기를 느껴버리면
이 녀석은 항상 조용히 흥얼거리다가는
우울한 감정으로 내면세계를 물들어 버리니
참으로 소중하나 참으로 민간한 친구이다
같이 턱을 괴고 앉아서
흥얼거리은 사이에
시인의 흐느낌도 어느덧 멈추고
쏟아지는 은하수의 미소들이 춤을 추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