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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Dec 30. 2017

우울과 아름다움

마리로랭스 작품전_한가람미술관

시대가 저물어가는 어느 토요일 오후

묵혀있던 낭만을 꺼내어 보고자 미술관으로 향했다


비는 조금씩 내리는 어스름에

나는 우울함에 한 껏 취해 있는 마리 로랭스를 만났다


그녀의 일대기와 그녀의 고민

그리고 그녀에게 영향을 준것들을 만나면서


내가 여기 서 있는 이유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겨누어보고 이것저것 고민해볼 수 있었다


프랑스의 문화가 완성되어 가던 벨 에포크 시대

아름다움이 우울을 만들어내던 시기를


그녀의 작품과 글과 이야기를 통해서

만나 보았다





1. 청춘시대


마리로랑생은 19세기 말 미혼모인 폴린로랑생에게서 태어났다. 부유한 정치인인 아버지의 외도로 태어난 마리를 어머니는 숨기면서 키웠다.그러기에 마리는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헌신이라는 상반된 트라우마 속에서 자신의 어린시절을 보낸다. 어머니는 교사가 되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기를 바랬으나 마리는 마차를 타고가던 어느날 무도회장의 풍경을 보며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파리의 국립 세브르 자기제작소와 데생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마리는 조르즈 브라크의 눈에 띄게 되었다.사립 앵베르 아카데미에서 아르누보, 상징주의, 소박파의 앙리루소 등의 영향을 받는다. 마침내 그녀의 재능은 인정받게 되었고 파블로 피카소가 운영하는 세탁선bateau-lavoir에서 활동하게 된다.피카소, 앙리루소, 마크 자코브와 교류하며 그녀 자신의 화풍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작품


1904 자화상 : 자화상의 등장은 인상파의 영향을 받은듯하다.

1905 자화상 : 인상파의 영향으로 시선과 색감이 드러난다.

1908 자화상 : 아르누보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의 테두리 안에 색감들이 원초적이면서도 원색적으로 드러나 있다. 마치 그 작품을 보는 듯하다.

1908 파블로 피카소 : 피카소처럼 구도를 사용했다.

1908 장 로이에의 초상

1909 시인의 가족 : 피카소의 색체가 많이 드러난다. 자크 브라크의 가족을 그렸다. 그의 인생의 지나간 사람들이 보인다.

1908 자화상 : 깨끗한 배경에 그의 얼굴만 있다. 아르누보풍으로 보인다.

1906 화병속의 꽃

1908 앨리스드랭의 초상





2. 열애시대


세탁선에서 만나게 된 기욤 아폴리네르와 사랑에 빠진다. 그 후 그녀의 작품은 아름다움과 열정적인 그녀의 개성을 드러내게 된다.1911년 루브르 박물관 모나리자 도난사건의 주범으로 아폴리네르가 지목되면서 그들의 사랑은 식어간다. 이윽고 어머니가 1913년 사망하고 그 둘의 관계는 끝이난다. 31세에 처음으로 파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던 시기, 그녀의 그림은 아름다움과 슬픔의 꽃을 피운다.



작품


1911 부채

1912 피아니스트 : 샤걀의 화풍과 비슷해보이기도 하고, 이집트의 신화같은 느낌도 든다.

1912 가구가 딸린 렌트하우스

1913 첼로와 두 자매 : 보자마자 매료된 작품. 두 자매의 눈빛과 배경의 잿빛이 너무 잘 맞아떨어진다. 벨에포크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름답지만 차가운. 이성의 풍부함이 늘어갈 수록 영혼은 더 매말라가는 것처럼 말이다.

1913 마담 앙그레 그루의 초상

1913 창이 넓은 모자를 쓴 여인

1913 우아한 무도회 또는 시골에서의 춤

1913 책읽는 여인 : 두번째로 사로잡은 작품. 독창성이 화폭을 뜷고 나온다. 몇개의 선 하나로 감정을 표현하는 단계에 이른 그녀.


감명을 받았던 책읽는 여인. 고운선 몇개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쩌면 로랑스의 감성이 극에 달했던 시기가 아닐까?


이야기


마리 로라생 : 나는 아주 슬펐습니다. 그래서 인지 나는 검은 색과 흰색이 주조를 이룬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아주 천천히 분홍색과 푸른색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리로랑생 : 우아함은 콘트라스트의.미묘함에서 시작된다.

기욤 아폴리테네르 '타협자' 중 : 마리로랑생의 섬세한 기술은 오늘날 가장 뛰어난 독창적 예술의 하나이다.그녀의 그림은 구성도, 색상도, 혹은 데생도 다른것을 모방하지 않았다. 그녀의 그림에 영감을 불어 넣는 그녀만의 감정과 감각을 볼 때 그녀의 작품 세계는 르네상스 혹은 여타의 김장과도 유사성이 없는 독창적인 세계임을 느끼게된다.



3. 망명시대


1914년 파리에 유학중이던 독일인 남작 오토폰 뷔체와 결혼을 하지만 곧 1차세대전이 일어난다. 결국 망명길에 스페인의 말라가, 마드리드, 바로셀로나를 거치지만 남편은 술에 빠지고 둘의 결혼은 파국으러 치닫는다.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프란시스 고야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공부한다.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이 고야라고 밝힌다. 1917년 프란시스 피카비아와 함께 잡지 '391'을 공동으로 편집한다. 여기에 '진정제'라는 시를 발표한다.1918년 11월 기욤 아폴르네르가 전쟁터에서 사망했다는 전보를 받는다.


작품


1915 검은 챙에 흰색 술이 달린 모자를 쓴 여인

1916 거울에 비친 누드

1916 개와 고양이를 안은 여인

1917 수감자 2  : 그녀는 눈을 통해서 말하고 있다.

1919 춤

1920 조각배

1920 아이를 안고 배드민턴 라켓을 든 여인




4. 열정의 시대 Les anees 1920


1921년 여러동료들의 탄원으로 겨우 프랑스로 돌아온다. 망명길애 잊혀진줄 알았지만 사람들은 마리를 기억하고 있었고 결국 개인전이 큰 성공을 거둔다. 아름답고 우아한 여인들이 여전히 그녀의 주제이지만 이전과 다르게 밝게 빛나고 있다. 이제부터는 아름다운 파스테톤이 우울한 표정을 내면속에 감춰둔다. 이후의 그녀의 작품들은 이전과 달라지게 된다. 사람들은 이 시기부터 마리로랑생의 작품을 기억하곤 한다. 이 때 코코샤넬과 헬레나 루빈스티인의 초상되 그려진다.


작품


1921 삼미신

1921 다이아나 여신

1924 검은 말과의 산책

1924 자화상 : 유명한 작품중에 하나이다. 그녀의 자화상에 아직은 눈빛이 살아 있다.

1925 성 안에서의 생활 : 세번째로 매료된 작품. 파스텔톤 색감들. 검정과 흰색의 굴레에서 나와서 자연과 마주하게 된 그녀. 이젠 보이는 모든 것들과 화해를 할 기세이다.

1925 말과 소녀

1926 마리드 메디시스

1927 키스

1927 곡예를 하는 소년





5. 성숙의 시대


1929년 대공황 이후 사람들의 아픔도 커져가고 그녀 자신도 내면속으로 깊게 들어간다. 근시가 악화되어 구도는 간략해지고 모디프도 무디어지는 시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대가로서 화려함과 세심함이 늘어가고 사망하기 직전까지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려고 노력한다.


작품


60세에 10년동안 그린 세명의 젊은 여인들

1930 장미와 여인

1932 무희들1935 꽃과 비둘기



민네이션, 느낌


어디까지가 사물이고 어디까지가 인간일까?인간의 영향력은 단지 신체적으로 자리차지하는가? 아니면 그의 정신이 현실에 드러나면 그 역시도 신체와 같이 자리를 차지하는가? 헤겔이 했던 고민을 나도 꼭같이 하고 있다. 인간은 시대의 산물이지만 인간의 정신은 또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간다. 문학과 예술은 항상 그렇듯 시대의 나이테를 한껏 충만하게 담고 있지 않은가? 작가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철학자들이 바라보는 세상과는 같지만 층위가 다르다. 작가들은 시대의 정신의 표현되어진 질감을 다룬다면, 철학자들은 시대의 정신이 깊에 숨쉬고 있는 땅 속을 다룬다.



민네이션, 남성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성, 그 안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마이크로젠더이슈는 어떻게 할까? 후기로 갈 수록 마리의 작품에는 남성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접근했던 남자들, 그리고 그녀에게 남아 있는 남자들의 영향력은 어찌보면 거추장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100년전의 프랑스에서는 유독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분이 짙어지는 느낌이다. 벨에포크시대에 여성을 아름답고 우아한 대상으로 표현하는 만큼 그것을 유지시켜주는 남성성은 더더욱 소유와 자본, 힘과 권력의 상징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 문명의 발달과 시대의 발달이 가지고 오는 사회의 변화를 오롯이 담아내야 하는 인간의 일상에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 고통하고 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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