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땀방울

뒤안길로 걸어가는 이웃들과 동행하기

by 낭만민네이션
아들이 귀공자 같네


여느 토요일 오후,

일부러 어머니와 점심을 하기 위해서

따로 약속을 잡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수님이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유월절을 준비하시듯

나도 이제 곧 어머니와 아버지 곁을 떠나서

새로운 가정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주말에는 되도록이면

부모님과 식탁을 같이 한다

원망과 한,

그리고 인생의 어려움들이

훑고 간 한 사람의 역사에

남는 것은 관계다.


그것도 자신과 가장 친한 사람들과의 소중한 관계.

어머니 아버지의 삶에

내가 남겨줄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은

함께 식탁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오늘도

점심께 어머니와 함께 집앞 식당으로 향한다.

내심 어머니는 좋으신가보다

아들이 옆에서 서서 이것저것 골라드리고

이것 드시라고...

그렇게 살갗게 하는 것은 아니여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도란도란 하는 것들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시는 것 같다 ...

그리고 나 역시

인생의 바다가 한번 출렁이고

되고 싶은것, 하고 싶은 것

누리고 싶은것, 먹고 싶은 것들을

거의 원없이 해 본 것 같은 지금...

그 원함들 후에 남은 것은

원하지 않던 것들의 소중함이 아니던가

...

어머니와 맛있는 점심을 하고

장을 보러 시장에 가는 길에 ..

불편함과 마주친다

"안녕하세요? 식사 하셨어요?"

"에?? 에..."

항상 지나치는 불편함들

자신들의 인생의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 것처럼

아무도 돌보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돌 볼 가족들이 없는 것처럼

힘겹게 인생을 끌고 가야하는 삶들과

마주치는 불편함이란..

"에.. 먹었어요..."

"더운데 ... 좀 쉬면서 하세요..."

70이 훌쩍 넘으신 할머니,

눈에 힘도 없으시고 연신 땀을 흘리시는 할머니

내게는 지나가는 할머니이신데

어머니에게는 이웃이었다...

그리고 그 할머니에게

나도 모르게 90도로 인사를 한다

그 인생의 깊이와

한나아렌트의 노동의 가치에 대한

경외 같은 느낌으로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인생이 스쳐지나가면서

눈물이 돈다 ...


"아들이 귀공자 같네....멋있어..."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칭찬으로 말씀하신 것이겠지만

내게는 먼가 뒤안길로 가는 마음을 갖게 한다

나는 잘나고 멋지

쓸만하

유용하고

인기있고

누군가와 항상 행복하고

맘만 먹으면 내일을 바꿀 수 있는데


어떤이들은 빛나는 사람들의 뒤안길로

쓸쓸히 조용히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 큰 불편함이다

동등이나 평등이라는 가치의 느낌이 아니라

연신 마음이 말하는 ...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를 고민하던 오후에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를 생각하게 되는 오후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


인생의 회전목마에서

아직도 즐기면서 매일 똑같은 일상이만


그래도 거기서 바둥바둥 거리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회전목마를 돌리느라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 바람도 쐬지 못하고

흘러내리는 땀과 이웃이 되는 이웃들이 보인다


한국만의 상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미래들이 투영되어

견딜수가없다


오늘은 눈물을 머금지만

내일은 눈물을 닦아주었으면 좋겠다


말만 그러지 않기 위해서

이제 시작이니깐

10년전 약속처럼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잊지 않겠습니다.


10년 후

이미 20년전의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해서

오늘의 이 눈물을 기억하기 위해


글을 남긴다

잊지 말자

민네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