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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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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r 29. 2018

당신과 생명

진실한 기도를 드려봅니다

사랑, 사랑 자체이신 하나님

오늘도 마음을 모아


당신의 길을 따르고

당신의 시간을 걸어갑니다


작은 지혜로 작게 보이던 세상에서

이 세상을 만들고 아름답다 하신


당신의 뜻을 헤아려봅니다

숨을 들이쉬고 호흡을 내맽고선


잠시 돌아보아 당신의 세상과

나의 세상을 마주합니다


예전에는 무서운 주인으로 알았던

당신의 현존이 당신이 보내신


예수님을 만나고서는

즐거운 동행이라는 것을 알아 버렸습니다




스피노자도, 니체도

키에르케고르조차도


현상적인 교회의 모습에,

행위론적인 교회의 미숙함에


당신을 떠났다는 것도 알게 되고

그 와중에 누군가는 개혁을, 혁명을 일으킨 것도


조금씩 알아가는 요즘

당신의 관계, 당신의 존재를 다시


항상 다시 지만,

다시 되짚어 보고


물어보고 의심해보고

돌이켜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펴면

당신의 이야기 안에는


항상 따스함과 감사와

무서운 와중에도 희망을 발견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당신의 학살을

오늘로 되살리려고도 합니다


당신의 학살의 의미를 애매하게

되짚어 보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예수의 십자가를 통해서

다시는 그 방법, 죽이는 그 방법으로


우리를 대하지 않으시고

당신이 죽으시겠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여기서, 사실 여기서

저는 무너집니다


무섭지만 인자한 그러나 엄격한

당신의 현존이 십자가 앞에서는


완전히 무너져 버리고

헐벗어 버리고


역사 앞에, 사람들 앞에

나체가 되어서 피를 흘리는 당신.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말이 안됩니다.


왜 그래야 했나요? 왜요?

당신은 사람을 죽이기도하고


살리기도하고 먹이기도하고

만들기도 하시는 분이.


저는 그래서 생각했어요

저를 대하는 방식이


그 당시의 사람들을 대하던

그 방식이라는 것을요.


다시는 무지개같은 십자가로

내가 너를 위해서 죽겠다라고 약속하신 것을요.


나랑 같이 죽고

나랑 같이 살자!라고요.




곧 이어서 부활.

당신의 부활.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저도 부활합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삶으로


먹구름에서

뭉게구름으로


하늘나라에서

여기 하나님나라로.


십자가에서

빈무덤으로.




당신이 길이라면

저는 그 길을 가는 내내


당신을 느끼면서

당신에게 가고요


당신이 진리라면

당신을  향유하는 내내


당신을 깨닫고

당신을 이해하고요.


당신이 생명이라면

저는 당신과 연결되는 내내


당신의 생명을 마시고

신으로 배부를 겁니다




당신의 시간

진실한 기도로


영혼이 영글어가고

생명이 숨을 쉬어가는 사이


저도 인생의 쉼표를 찍고

잠시 당신과 앉아서


이 오솔길에서 멀리 보이는

골고다의 십자가를 흐린눈으로 봅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처럼

어느순간 당신이 눈에 보이지 않고


오직 믿음으로만 보이는

그 지점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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