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죄가 만들어내는 시뮬라크르
하루종일 인간의 죄에 대해서 묵상하고
악이 만들어가는 구조에 대해서 고민했다
좋은 언어, 사상, 사회를 만들어도
순간순간 떠오르는 악의 출현에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무너지고
세상에 대한 희망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악이 구조화될 때
선한 개인은 구조 안에서 악화된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
나는 어떤 구조를 그려야 할까?
보드리야르가 말한 시뮬라크르들의 세계가
마냥 선하지는 않고 마냥 악하지도 않다
그래서 우리의 의지와 행동에 따라서
구조화경향은 달라지게 된다
내가 속한 시대와
기독교의 현대성 속에서는
'변혁모델'에 따른 '구조와 방향'을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기독교와 문화를 구성요소로 놓고서
기독교가 문화를 지배하는지, 포섭하는지
아니면 아이러니하게 포개져있는지
동일시하는지, 대립하는지.
리차드니버가 말한 5가지의 연결방식에서
마지막이 바로 변혁모델인 transform이다
구조는 선하지만 방향은 악하므로
방향을 바꾸어서 구조의 회복을 꿈꾸는 모델이다
인간은 현상학적으로 계속해서
현상을 만들어가는 존재이다
그러니깐 인간의 의지는 작업을 통해서 인공물을
노동을 통해서 공산물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들의 구조가 실제로
빌딩이나 물건이 되고
그런 이미지를 사용하는 인간의 머릿속에는
가상의 실재인 시뮬라크르가 형성된다
이런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바로
유물론자들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미지들은 정, 반, 합을 거쳐서
새로운 이미지와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그 유명한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의
핵심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반대로 인간이 가치와 이념이
새로운 시뮬라크르를 만들어내고
그 시뮬라크르의 구현이 바로
실재하는 세상의 이미지라고 하면
그건 이제 관념론의 세계가 된다
통치와 지배의 문제를 이런 관점에서 꺼내면
막스베버의 논리가 되어서
관료제가 나오거나 국가의 통치요소가 나오게 된다
이러한 독일철학적 접근은 대부분
헤겔의 정신현상학적 변증법을 따른다
두 모델 다 변증법을 따르는데
시작하는 지점이 다를 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물질로부터 고차원적으로 축적된 존재이기도 하다
프랑스 생철학자들은
스피노자를 시작으로 베르그송과 들뢰즈까지 이른다
물질의 거대한 시작점에서
투사된 현실태의 존재들이 오감으로 인지된다
그 가운데 진화하는 인간은
의식과 영혼을 가진 존재로 개발된다
인간을 바라보는 이런 관점은
모두가 같은 출발선이라서 평등을 기점으로
소위 말하는 노마디즘으로서의
각자의 근원을 가지게 된다
여기에서 악의 문제는 평가하기 힘들고
다루기도 힘들어 진다
자연스러운 발달이 만들어내는 구조는
악의 모습이나 선의 모습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구조를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현실적으로 그래 현실적으로
구조는 그래서 존재한다
보이는 구조이든 보이지 않는 구조이든
존재하고 그 구조를 넘어설려면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하다
더욱이 악이 만들어낸 구조는
그 구조에 있는 것만으로도
시간 위의 존재인 인간은 악을 실현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그 방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악의 구성요소가 되어가는
많은 선조들이 밟았던 인습이나 답습이다
다시 변화모델로 돌아오면
그래서 이 잘못된 form자체를 trans하는 모델
구조의 문제를 밝히고
그 안의 방향부터 바꾸어서
결국에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내는 방법
인간이 만들어 놓은 구조 중에서
악한 구조를 찾아내서 바꾸는 작업들이
남은 인생의 작은 도전이자
변화를 만들어내는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구조들을 찾아내고 분해하고
해체시키는 방법과 함께
다시 구조를 만들어내고 연결시키는
제도와 정책의 문제까지를
앞으로 고민하고
도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머나먼 길이 될 것이고
찾아야할 것도 많을 것이다
먼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단단히 즐겁게 준비해야겠다
외부의 의도와 내부의 의도를
하나로 연결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