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사람에게는.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이념적인 것이다
그래서 시간은 모든 것에
모든 장소에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은 인간의 삶에서
4차원의 공간을 지배하는 힘이다
시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방향이 필요하다
어느 방향으로 서 있는가?에 따라
얼마나 이동했는가라는 시간개념이 공간과 연결된다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시간을 밝혀내는 방법이기는 하다
그러나 의미부여자체는
방향설정이 되지 않은 이상
정지상태를 더 깊게 만들어 놓는
감기약 정도의 단촐한 대안이다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진보했는가?에 따라서
시간은 역사가 되고
역사는 목적을 제시한다
문제는 이미 구조화된 세계에서는
누군가가 그 역사를 이끌어가게 되는
권력구조가 생기고
사회는 다양한 시간대를 갖는 조직으로 분화된다
이른바 multi-transformation이라고 불리는
각 조직마다 다양한 시간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다양한 시간대라는 것은
다양한 방향을 의미한다
다양한 의미는 스스로 만들것도 있고
누군가 만들어 준 것도 있다
누군가 만들어 준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한 단면일 수도 있다
혹은 자유의 한 측면일 수도 있다
우울증은 방향을 잃어버릴 때 발생하는
시간의 정지상태이다
시간의 정지는 의미를 상실하게 만들고
반대로 의미를 아무리 부여해서
방향을 잃어버린 시간은 절대로
움직일수가 없게 된다
'나는 항상 여기에 있을 수 밖에'
더 나아진다는 기분이 생기지 않는 것
그래서 우울증은 그 시간을 소유한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에, 자살에 이른다
인간의 가장 큰 고민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결정하지 못할 때이다
방향설정이 어려운 이유는
보는법의 교육이 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것들이 어느 시간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배우지 못한다
사물 안에 깃들이 있는 방향을
읽어내지 못하면 사물과 연결되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는 파괴의 역사이면서도
바벨탑의 역사이기도 하다
연결되어 있는 것들은 같은 시간대로
연결되기 때문에 함께 이동한다
버스 타고 있는 조그만 모기는
자신의 힘이 아니라도 100킬로를 움직일 수 있다
단지 붙어만 있는 삶은,
표면적인 삶 같은 삶은
결국 사물들이 연결이 가져온 구성체에서
잠시 붙어 있다가 떨어져 나간다
버스 표면에 붙어 있는 모기는
언젠가 떨어져 나간다
인간이 역사를 벗어나는 순간
인간은 시간을 잃어버리고 방향감각을 상실한다
역사에 순종하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를 만들어가라는 것이다
역사의 내면에 침투하여
역사를 이해하고 시간을 읽어내고
그 역사 안에서 방향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단면이다
시간위의 존재는 타자를 발견하고
사회를 구성한다
어떤 것이라도 시간이 없는 것은 없다
다시 말하면 모든 것은 방향이 있다
내면에서 흘러넘치는 방향성을
읽어내지 못하면 다른 방향성을 가지기에
다른 시간을 살게 된다
그 말은 다른 존재로 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타자의 욕망으로 살고 있다는
자크 라캉의 충고이기도 하다
우리의 욕망은 우리의 존재에서 안나왔고
누군가가 부여한 시간, 방향에서 나왔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일단 역사에 올라타서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방향을 함께 설정하고서
자신의 방향을 역사안에서
형성하고 만들어가는 것
거기에 뚜려한 의미들의 연합이
시간순서에 따라서 성좌를 이루어 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간에서
향기가 나기시작한다
저 사람의 인생은 참 아름답다
라고 하는 것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이 추구하는 방향과
그에 맞는 의미가 일치할 때이다
방향과 의미를 현재에 묶어두고서
마음대로 갖다 붙이는 사람은 그래서 기회주의자가 된다
밤바다 불어오는 시인의 외침들은
항상 우리에게 방향을 이야기했다
시간이 의미가 생겨날 때는
방향을 설정했을 때이다
나는 어디로 걷고 있는가를
돌아보고 계속 걸어가는 것
그 속에서 수 많은 의미는 불어나고
연결되고 소멸한다
잠정적인 유토피아를 꿈꾸며
꾸준히 이웃들과 함께 걸어가는 것
그 가운데 시간이 향기가 나기 시작하고
의미들의 연합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향기나는 사람이 되어야지
시간이 속도를 조정할 수 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