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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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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Feb 27. 2016

봄과 시

봄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하며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봄길'

...


시인의 속사임은 달콤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스스로 봄길이 되고

스스로 사랑이 되고

모두가 끝났다고 말할 때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


시인의 달콤한 속삭임은

그대로 허공에 떠 있었다


현실의 쓰라림 속을 걸어가는

낭만적인

당신의 뒷모습을

만나기 전까지.


당신의 발걸음은

희망을 현재로 만들고

사랑을 동사로 만들더라


그래서

진실로

자유와 고통이

하나의 봄길을

오롯이 지나가더라


경험은 생각보다 강하고

일상의 걸음은 영원의 시선보다

생명력이 있더라


당신과 걸으면

항상

봄길에서 시작하더라

끝난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끝날 것 같은 아쉬움이

다시

희망으로 바뀌더라


그래서

...


나는 오늘부터

시인과 친구가 되어 걸으며

당신을

기리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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