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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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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an 08. 2016

사랑과 시간

타자를 소유하지 않고 관계하기

존재가 시간위에서 태어난다
시간과 타자는 같은 선에 서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언제

 집착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 사람이 너무 궁금했고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매일 물어보고 생각하고 무엇인가를

계속 요구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길을 걷다가

하이데거가 이야기한 존재와 시간이 생각났다

시간 위에서 탄생한 존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식의 축적으로

존재자가 되어 간다

선별적인 존재가 존재자이기에

특정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이 존재자가 되고 그 외의 모든 사람은

배타적이 되는 논리가 된다


그러다가

하이데거의 제자였던

엠마누엘 레비나스의 철학이 생각났다

시간과 타자에서 레비나스에게

무한한 신비로 내 앞에 서 있는 타자는

시간 위에서 언제나 새로운 존재였다

마치 들뢰즈가 이야기하는듯이




사람에게는 주어지지 않은 능력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사람은 하나의 사긴대를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깐

나는 나의 시간을 1개만 가질 수 있다

2개로 가지게 되면 이중인격이 되고

3개 이상이 되면 다중인격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약 타자의 시간을 소유하려고 든다면

현실적으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시간 속에서 태어난

존재를 가지고 싶다는 것이 된다

그러니 당연히 집착이 일어난다

내꺼'가 내꺼가 아닌게 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의 시간을 내가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나의 시간을 살 수 없다


제, 

집에 돌아오는길

진한 키스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서

나 홀로 남겨진 것을 본다


굳이 그 사람의 존재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외로운,

혼자가 된다


나의 시간이 오직 한가지 밖에 없다는

말의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한다면

우리는 오직 하나의 길

하나의 시간을 살기에


다른 사람과 동행할 수는 있어도

다른 사람을 소유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의 시간도 소유할 수 없다


자유는 바로 여기서 탄생한다

끊임없이 소비하는 사회에서

소유로부터 소유하는 자본세상에서

소비할 수 없는 신비

타자를 인정하는 것

바로 여기서 나는 자유를 맛본다


그러므로 원래 내가 가질 수 없는

라는 점에서

평행선은 절대로 만날 수 없다는 것과 함께

항상 함께 나란히 뻗혀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의 계절

당신의 시간을 인정하고

나의 시간을 살아내는 시간 가운데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 되고

나는 내가 되는.

다름에서 같음을 찾아내는

계절이 오고야 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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