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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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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Feb 28. 2016

공간과 시

시을 작하는 마음에서, 온 몸이 반응하는 공간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 김수영, 「시여, 침을 뱉어라」중에서 -


시간이 관통하는 것은

우리의 몸이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경험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개념은

오직 우리의 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나르시시즘의 현현으로서

에로스의 집착도 아닌


그렇다고

코기토의 산물로

세상을 상상의 논리만

풀어내는 것도 아닌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아니,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삶 자체의 관계에

집중하다가 보면

그렇게 어려울 것이 없다


새로운 반응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 위해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항상

인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세계는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규정했다


그리고

결국 다시

시간의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시인은 시간의 문제에서

몸이 살아있는 시간대를

중심으로 모티브를 잡아간다


풀이 눕고 일어난다

풀은 시간이 선물한 존재의 집에서

일어나고 눕는다


그리고 결국은

그 시간의 집에서

자신이 자리한  위치를 지켜낸다

시간이 정지하면서

공간이 회전하는 소리

바람이 다가온다


그러나

그 바람도 역시

존재의 몸통을 가로지를 수는 없다


온몸으로

풀은

시간과 공간를

부여잡고

자기의 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레비나스의 대화에서

마르틴부버의 이야기를 꺼내들과

시인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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