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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ul 13. 2018

봄날과 그날

416을 기억하며

살면서 어떤 일들은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너무 커서 


그 당시에 모를 때가 있다

특히 일상적인 것과 멀어질 수록


비일상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가


어느순간 어떤 음악이나

어떤 향기, 어떤 이미지에서


비일상적인 것들이 일상을

덮어버리고 눈시울까지 붉히는 때가 있다


누군가의 죽음이 그렇지 않을까

일상적인 삶은 바쁘게 시간에 쫓기면서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타려고 안달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안식과 함께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쇼파에 앉았을 때


불현듯 떠오르는 시간이 멈춰버린

이들의 비일상이 현실에 커튼을 내린다


그리고 나면 그 커튼을 걷어내지 못하고

한참을 서성이다가 비일상의 의미를 찾아낸다




이들의 음악에서 지나간 아이들의

향수와 느끼고 이미지를 본다


차가운 커튼으로 가려진 수막 뒤에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시간의 함성이 들린다


어둠 속으로 사라져간 비명과

내일을 기대할 수 없어떤 이들의 머리결


가슴이 미어져 내리고

무너져 내린 마음은 주체없이 흘러내린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한참은 몇백개의 영정사진 앞에서

흘려보냈다 말다 한다


봄날이 오길

봄날이 왔길


보고싶다

보고싶다


남아있는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기억하는 건


죽는 순간까지 기억하는 것

누군가가 잊어갈 때 잊지 말라고


외치고 기억하고

기록하고 노래하는 것


오늘은 봄날과 다르게

꿀꿀하고 처량하고 서운하다


모든 감정이 쏟아져 내려오는 날

그 날이 슬며시 옆자리에 앉았다


https://youtu.be/xEeFrLSkM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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