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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앙마 Jan 23. 2024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은?

한 달 쓰기 챌린지 열 번째 날(2023.12.30의 기록)

#사십춘기, 나를 찾는 매일 글쓰기 

#한 달 쓰기 챌린지

#내가 좋아하는 나


  나란 어떤 사람일까? 


 어릴 적부터 누군가 '너는 이런 아이다/언니는 이런 사람/oo 이는 원래 이러니까' 등등 나에 대해 이런 식으로 아는 척하는 걸 매우 싫어했다. 아주 가까운 지인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사실 나조차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나를 단정 짓고 판단하는 것이 정말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난 대체로 공감을 잘하고 따뜻한 사람 같지만 가끔 놀랍도록 차갑기도 하고 여린 듯하면서도 차돌처럼 당차기도 하다. 바르게 살려고 애를 쓰면서도 일탈을 꿈꾸고 간혹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나만의 일탈을 즐기기도 한다. 


 난 이렇게 제멋대로인 내가 좋다. 


 나이는 '불혹(40)'을 넘겼지만 여전히 세상 것에 휘둘려 갈팡질팡하고 판단에 서툴러 '불혹'하지 못한 어리숙한 내가 좋다. 


 한때는 보통체중에 한참 미달이면서 1kg만 늘어도 살쪘다 난리 쳤었다. 하지만 이제 체중계 따위는 보여도 못 본척하며 몸에 맞는 옷을 사기 위해 하체사이즈를 외우고 산다. 그냥 옷이 예쁘면 44반~55를 선택하기만 하면 됐던 예전보다 귀찮긴 하지만 그만큼 마음도 몸만큼 넉넉하고 여유로워졌다. 히든 밴드(고무줄) 바지의 편함에 빠져 치마는 아주 가끔 입고 살지만 168이라는 작지 않은 키에 기대 아직은 뚱뚱으로 넘어가지 않은 건장한 내가 좋다. 


 욕도 못 하고 싫은 소리도 못한 물러 터진 '나'지만 그래도 이젠 슬슬 베짱이 생기는지 한 번씩 할 말도 하고 뒤돌아 '잘했어'를 외치는 소심한 도전을 해대는 내가 좋다. 


 작년에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길어진 3년 휴직을 마치고 복직했다. 난 매일 아침 1학년 교실로 출근하며 '센 언니들의  노래 모음'을 들었다. 자신감과 자존감을 뿜뿜 불어넣어주는 언니들(실제론 내가 언니겠지만)의 당당한 목소리에 나의 워킹을 맡기며 그날그날 어떠한 공격에도 쓰러지지 않을 멘털을 장착했다. 학년 막내라 다들 베테랑 선배님들 틈에서 그런 난 좀 엉뚱해 보였을지 모르지만 '센 언니'노래를 듣고 아이들에게는 '다정다감한 선생님'의 역할을 충실히 한 반전의 내가 좋다.


 잘 웃는 내가 좋다. 웃을 일만 있는 만사오케이의 삶을 사냐? 아니다. 파고들기 시작하면 짜증 나는 일 투성이지만 유머를 사랑하고 습관처럼 잘 웃는다. 덕분에 인상 좋은 사람으로 살고 있다. 


  쓰고 보니 참 별거 없다. 이런 '나'지만 그냥 좋다. 



#소심해도 통통해도

#도전하고 잘 웃으며

#내 삶을 사랑하는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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