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와 수학 교육

by 미노칼럼


우리 집 근처에는 우물 정(井) 자 모양으로 사거리 4개가 나 있는 곳이 있다. 항상 이곳에서 사고가 잦았기에, 동네에서도 흉흉한 수다가 잇따랐다. 최근 카페에서 이에 관한 충격적인 대화를 듣고야 말았다.


"지난달에 1번 사거리에서 사고 난 거 알지? 근데 지난주에 2번, 3번 사거리에서도 사고가 크게 났대."
"뭐? 그럼 이제 4번 사거리 차례인가 봐... 어우 나 4번 자주 다니는데 조심해야겠다..."


수학 교육에 목적은 이러한 추론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 '사건의 독립'이라는 어려운 수학 용어를 학생들 머리에 박아주는 게 아니라, 이 상황 속에서 '모든 사거리를 다닐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결론을 논리적으로 추론하도록 길러줘야 한다. 모든 보행자가 4번을 피해 1, 2, 3번에 몰려 사고가 더 나 봐야 깨달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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