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 개인주의

by 미노칼럼


모르는 사람이 주는 과자와 음료수는 조심하라는 문구가 지하철 광고판에 큼지막하게 적혀있어, 갸우뚱 고개를 기울였다. 고개를 기울인 덕에 오른쪽 위에 작게 적힌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봤으니 망정이지, 이렇게 다 큰 어른들에게 보여주며 주의하기엔 늦어도 너무 늦은 글이 아닌가 생각할 뻔했다. 그리고 그 뒤엔, 새로운 생각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한국 고유의 '정'이 사라지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확산한다며 전문가들이 비판한다. MZ세대를 특정하기도 하고, 스마트폰과 SNS를 이유 삼아 개개인을 더 중시하게 됐다며 비난한다. 하지만 사회가, 간식 하나를 직장 동료에게 나눠주기도 눈치 보이는 사회가 됐는데 어떡하나. 옆 사람이 건넨 시원한 음료수에 마약이 담겼는지 의심해야 하는 사회가 됐는데 어떡하나.


사회 전체의 현상을 개인의 탓만으로 돌리는 실수는 중세 마녀사냥에서 끝내도록 하자. 개인이 사회를 구성함과 동시에 사회는 개인을 형성한다. 이 둘을 모두 망치려 드는 마약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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