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by 미노칼럼


"AI가 그린 결과물은 실제 작업하며 만드는 사람의 고통을 전혀 모른다. 완전히 역겹다." AI로 생성된 '지브리풍' 사진이 유행하면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발언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한편에서는 아날로그 작업을 고수하는 그의 "꼰대 기질"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가 느낀 역겨움 속에는 평생을 예술가로서 살아온 그의 좌절이 묻어 나오는 듯하다.


'딥 리서치' 기능이 다양한 AI 서비스에서 속속 등장하며, 연구자들 또한 비슷한 좌절을 느끼고 있다. 기본적인 정보 수집은 이미 인간의 실력을 뛰어넘었고, AI의 추론 능력은 인간이 300만 년 동안 길러온 지능을 단 몇 년 만에 추월할 만한 속도로 쫓아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전 구글 CEO 에릭 슈미츠는 '지능이 인간으로부터 분리되려 한다'라고 표현한다.


인간 역사에서 세 번의 좌절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우리 사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으로서 특별한 땅이 아니라 태양 중심을 도는 일개 행성이었다는 절망. 둘째는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가 신의 특별한 창조물이 아닌 원숭이로부터 진화한 생물이었다는 낙담. 셋째는 인간의 행동이 논리적인 의식이 아닌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에 기반한다는 실망. AI의 발전으로,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감각적인 예술과 날카로운 지능도 빼앗기는 새로운 좌절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이번 좌절은 인류가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허탈하다. 이러한 무력감 속에서, 우리는 이제 어떤 가치를 내세워야 할까. 이제는 '독존'이 아닌 '존재'만을 위해서라도 인간의 가치를 고민을 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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