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목적을 찾아서
휴,, 좀 흥분했다. 아는 사람이 자꾸 같은 문제를 반복하니 답답시러워서.
괜찮다. 오히려 한소리 듣고 나니 좀 정신이 번쩍 든다.
근데, 왜 일하나? 그러니까... 왜 흔히들 일하면서 보람을 느낀다 혹은 일하면서 이럴 때 좋다. 이러지 않나. 그런 생각해 본 적 없나?
있다. 아니 정확히는 있었다. 돌이켜보니 요새는 그런게 없는 것 같다. 그저 그 시간을 보낼 뿐이다. 나는 돈 때문만으로 일하지 않았었는데, 요새는 '그냥 돈 벌려면 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 얘기하면서도 '나 왜 이렇게 됐지?' 그래도 예전에는 그런 생각없이 온전히 일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었는데 말이다. 그런 생각과 감정을 느낀지 오래인 것 같다.
예전에? 그 때가 언제인가? 그 때는 어떤 생각을 했는가?
20대 중반부터 후반까지였다. 공연일을 할 때였는데, 그 때는 단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앞길이 막막했는데, 단 한 번도 '아.. 이 길이 아닌가?' , '이게 맞나?'를 되묻기 위해 멈춰선 적이 없다. 그냥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네.. 진짜 의심해 본 일이 없었다. 나의 지금은 힘들지만 지금을 잘 보내면 반드시 내가 그리는 미래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은 늦었지만 무대감독 타이틀도 달고 차근차근 잘 해나아갔다.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불안한 시간들이었는데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내가 지금 방향을 잘 잡고 가고 있는 것인지 같은 것도 없었다. 완벽하게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게 다 도움이 될거다!'라면서 당시의 현재를, 오늘을 잘 보냈다.
두려움은 없었나?
왜 없었겠는가. 당연히 있었지. 그런데 그 때는 그걸 즐겼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막막한 시간이었다. 관련 전공자였지만, 학교를 졸업하고나서 내가 원하는 분야로의 진출은 절대 불가능해보였다. 그래서 그 때 학과 수업과는 별개로 아카데미에 등록해서 6개월 과정을 들었다. 그러고나서 운이 좋게도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잘 틀었지만, 회사에 취업하기가 어려웠다. 지금은 모르지만, 그 때 당시에는 공연회사들이 정규직으로 받기보다는 '프로젝트' 단위로 사람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3~4개월 일하고 또 다른 일을 구하고 하기를 반복해야했다.
나이가 어려서였던건지 뭔지. 이러다가 제대로 자리 못잡으면 어쩌나 싶으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나아가다보면 길이 나오겠지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돈도 몇 달 뒤에 받아야하고 경제적으로도 사실 부담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만 그런거다! 이건 중요치 않다'라며 앞으로 계속 뛰어갔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