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치앙마이에서의 일상들

by 쓰니파파

치앙마이에서의 삶은 한국에서와 달랐다.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서두를 일은 없었고, 바쁠 이유도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오롯이 우리 부부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이 여유가 낯설었다. 17년 동안 바쁘게 살았던 나에게 갑작스런 여유는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점차 이 시간들을 즐기는 법을 배웠다.

오전에는 주로 아내와 치앙마이 시내를 돌아다녔다. 구시가지의 사원들을 구경하고,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카페에서 책을 읽었다. 치앙마이 사람들은 여유로웠다. 급하게 걸어가는 사람을 보기 어려웠다.

점심 때가 되면 현지 음식점을 찾아다녔다. 쏨땀, 카오소이, 가파오 같은 태국 음식들을 하나씩 시도해봤다. 처음에는 맵고 달아서 먹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맛에 익숙해졌다. 좋아졌다.

아내 역시 한국에서는 바빴지만 여기서는 여유가 생겼다. 우리는 함께 태국어,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근처 카페에서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앉아 공부를 했다. 필요로 하는 공부는 즐거웠다.

저녁에는 아이들과 함께 보냈다. 숙제를 도와주고, 하루 있었던 일을 들어주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태국어, 영어를 우리에게 가르쳐주기도 했다. 가족의 역할이 바뀌는 순간들이었다. 아이들도 날이 지날 수록 더 즐거워하는 듯 했다.

주말에는 치앙마이 근교로 나들이를 갔다. 선데이마켓, 찡짜이 마켓, 곳곳의 사원 등을 구경했다. 아이들은 매번 새로운 경험을 했다. 경험은 축적은 그들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다.

치앙마이에서의 일상은 단순했지만 충실했다. 복잡하지 않았지만 의미가 있었다. 한국에서 놓쳤던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나 자신과 함께하는 시간.

여기서는 밤이 되면 하늘을 바라보는 일들이 많아졌다. 거의 매일 치앙마이의 하늘을 바라봤다. 별이 많이 보였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별들이었다. 그 별들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여기까지 오기를 잘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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