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 살 때, 한국 가족들과 치앙마이에서 만난 지인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이 있었다.
"언제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냐"는 말.
그들은 별 뜻 없이 물었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얼른 답을 하지 못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나는 2년을 생각했다. 아이들을 국제적인 환경에서 키우고, 부부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계획이었다.
그러나 살아보니 달랐다. 이곳의 리듬이 내 몸에 스며들었다. 사람들과 정이 들었다. 매일 아침의 햇살과 오후의 여유가 나를 붙잡았다. "돌아가야 할까"가 아니라 "굳이 돌아가야 하나"가 되었다.
우리는 제주에서 치앙마이로 왔다. 그 전에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한 번 정착지를 바꾼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안다. 삶은 장소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라는 것을.
한국에서는 시간표가 나를 끌고 다녔다. 일과, 학원, 약속, 교통, 날씨, 뉴스. 모든 것이 바쁘게 흘렀다. 나는 그 흐름에 떠밀려 다녔다.
치앙마이에서는 하루가 내 마음대로 움직였다. 아침 8시에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운동을 했다. 로컬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언어 공부를 했다. 4시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저녁에는 거의 집에서 밥을 먹었다. 아이들과 숙제를 하고 보드게임을 하며 웃었다. 한국에서와 달리 저녁 약속없는 단순한 하루가 좋았다.
그래서일까. "언제 돌아갈 거냐"는 질문에 나는 이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좀 더 살아보고 싶다" 정도로 얼버무렸다.
결국 지금은 한국에 돌아왔다. 계획대로 2년만이었다. 치앙마이에서 평생 살아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갖기도 했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가 컸다. 아이가 커가고, 부모님 생각이 나고, 무엇보다 직장을 그만둔 것이 아닌 육아 휴직 중이었기에 돌아가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직 완벽하게 우리 가족이 수입 없이 살아갈 만큼의 경제적 자유를 이루지 못했던 까닭도 컸다.
우리의 삶터가 치앙마이이든 제주도이든 아이들이 자라고 우리 부부가 함께 있는 공간이라면 그곳이 나의 고향이다. 누군가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면 내가 어디에 있든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여기서 잘 살고 있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