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칵테일 개발 회고

(2024.04.29 Instagram)

by 장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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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첫사랑 따위는 없다.'


첫사랑은 무슨 맛일까요? 일단 달콤쌉싸름해야합니다.

여러 매체,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등에서 '달콤쌉싸름하다' 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첫사랑을 곱씹어봤을때 끝맛은 언제나 씁쓸하기 마련이거든요.

스스로가 정의하는 '첫사랑' 보다는 여러 매체에서의 첫사랑을 이미지해보았습니다.


조금 더 첨언하자면, 사실 사랑은 꼭 사람과 해야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있고 어떤 고양이를 사랑할 수도 있고, 일이나 돈, 혹은 일종의 관념이나 개념도 사랑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만든 '하츠코이' 는 제 경우에는 '사람과 하는 사랑'을 이미지한것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마스터와 함께 레시피를 잡으면서 고민했던 부분은 단맛을 내는 방법은 많으니 어떻게하면 깔끔하게 뒤에 쌉싸름한 맛을 낼 수 있을까? 였던 것 같습니다. 마스터는 캄파리를 추천하셨는데, 사실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선호도가 굉장히 낮은 리큐르라 마음이 동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거짓말처럼 캄파리를 넣으니 꽤 괜찮은 완성도가 되었습니다.

사랑이란 좋아하는 것들로만 이루어질 수는 없는 법인 것 같습니다. 좋아하지 않는것까지 섞여야 진짜 사랑인 듯 해요.

좋아하는 과일인 복숭아, 그리고 라즈베리로 베이스를 잡고 캄파리로 고급스러운 쌉쌀함을 추가해봤습니다.

운좋게도 당시에 마스터와 저 둘 다 정말 마음에 들어했던 리델의 닉앤노라 글라스에 서브했을 때 비주얼도 정말 예뻤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텍스쳐를 위해 계란 흰자와 부족한 쓴맛을 위한 앙고스투라 비터까지 넣어서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끝은 쌉쌀한 여운이 감도는, 복잡하지만 꽤 괜찮은 칵테일이 완성되었습니다.

더해서, 제가 레시피만 만지면 너무 복잡해진다고 마스터가 가끔 뭐라고 하시는데,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닐까요? ㅎㅎ


사실 칵테일 [하츠코이]는 제가 임바이브에서 바텐더 일을 배운 1년동안의 지식과 경험을 녹여낸 일종의 '졸업과제' 에 가깝습니다.

'졸업과제' 란 무언가 배우고 난 후에 스스로가 가지고 있었던 기질 + 지난 시간동안의 배움 이 적절한 배합으로 섞여 있을 때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경우에도 제가 만들고 싶어했던 이미지를 지난 1년간 배운 복잡하지만 밸런스 좋은 맛을 잡을 수 있는 테크닉으로 잘 녹여낼 수 있어서 꽤 만족했던 [작품]이 나왔습니다.

시간이 나실때 논현동 바 임바이브에 들리셔서 당신만의 사랑하는 것, 혹은 처음 사랑했던 것을 떠올리며 제 '첫사랑'을 한잔 드셔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아, 자매품으로 마스터의 [하츠유키] 도 있습니다.

사실 하츠코이의 '달콤하지만 쌉쌀함'은 하츠유키의 '시원하지만 포근함' 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답니다, 드셔보시고 청출어람인지도 꼭 알려주세요.


그래서 제 첫사랑은 어떻게 되었냐구요?

음...

'첫사랑이란 대개 이루어지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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