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필요
4월 4일 : 내 영혼의 필요
면접을 봤다. 아침부터 세탁소에서 정장을 찾아서 말끔히 입고 넥타이도 맸다. 면접시간 15분 전에 군산에 도착했다. 준비했던 면접 멘트를 마지막으로 연습했다. 문을 열고 면접장에 들어섰다. 무척 떨었다. 오랜만에 본 면접이라 그랬나보다. 다만, 맞아주시는 직원 분들은 정말 친절하셨다.
1, 2차 면접을 보고 전주로 돌아오는 길에 용진 로컬푸드 매장에 들러 후레시아 꽃을 샀다. 집 식탁 꽃병에 놓아뒀다. 어찌 그리 예쁜지, 물만 줬을 뿐인데 꽃을 피웠다. 커가는 게 눈에 보여서 신기했다. 아주 선명한 성장이었다.
내 인생에 꽃은 언제 필 수 있을까. 잠시 성장 통을 겪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믿음의 문제다. 믿고 견뎌내면 언젠가는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내 믿음이 아주 강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내 믿음을 칭찬했기 때문이었다. 분명 내겐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신앙에 대한 열정, 성경을 향한 탐구심, 공동체를 향한 열망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내 겉모습일 뿐이다. 나는 내 부족함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무력할 때가 많고 그 어떤 면에서도 완벽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곧잘 좌절한다. 힘들 때마다 평정심을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고, 회사를 다닐 때도 스스로 괴로워하면서 불안해했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제대로 의지하지 못했다.
스물여덟 해를 살아온 오늘도 헤매고 있다. 내 삶이 아브람처럼 우르에서 하란으로, 하란에서 가나안 땅으로의 여정이라면 좋겠다. 그냥 가라고 하셔서 광야든 어디든 말씀하신 방향대로 제대로 걷고만 있다면 좋겠다. 무엇을 해야 할 지조차 보이질 않으니 별수 있나. 주께 기도하며 계속 여쭙는 수밖에. 모처럼, 유미와 손을 잡고 절박한 마음으로 찬양했다.
조지 맥도널드 목사님께 한 성도가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고 한다. “기도는 왜 필요할까요? 그렇게 우리의 필요를 전부 아시는 하나님이라면, 그 분께 간구하는 일은 불필요하지 않나요?” 조지 맥도널드 목사님은 그 성도를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른 후 답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기도라면 어떨까요?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기도의 주된 목적이 우리의 크고 끝없는 필요. 즉, 하나님 그분에 대한 필요를 채우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집 나간 아이가 배고픔을 못 이기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곧장 밥을 먹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이에게는 저녁 식사보다 어머니가 더 필요합니다.
하나님과의 교제는 인간의 모든 필요를 압도하는 영혼의 필요입니다. 기도는 그 교제의 시작이고, 어떤 필요는 그 기도의 동기가 됩니다. 그렇게 해서 교제, 하나님과의 대화, 그분과 하나됨이 시작되는데, 이것이 기도의 유일한 목적입니다.”
모든 삶의 장면 가운데 기도하기로 작정했다. 기도할 때, 비로소 내게 묶여있던 고통의 짐이 다소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매번 그렇지 않은가. 나는 주께 맡겨야 한단 걸 알고서도 잊고 노력으로 덮다가 안 되니까 또 주님을 찾고 또 잊고 하는 악순환을 겪곤 한다.
주님은 나의 짐을 대신 메어주시는데, 자꾸만 일이 잘 풀리니까 주님을 또 잊고, 또 안 되니까 주님을 찾고 있다. 이 고리를 이제는 끊어내고 싶다. 이제는 조금 더 그 분 가까이에 있고 싶다. 항상 그러고 싶다. 추운 날에 난로에서 온기를 쬐듯 그 분 곁에 있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