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또 아팠다
4월 13일 : 아프고 또 아팠다.
몸이 더 안 좋아졌다. 아침에 운동을 다녀왔음에도 피로가 풀리질 않더라. 학교로 향했다.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힘을 내어 영어시험 문제를 풀었다. 저녁엔 세정이를 만나서 밥 먹고, 과일주스도 한 잔했다. 세정이는 임용고시를 준비한 지 삼년이 됐다. 세정이처럼 오래 공부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겉으론 티내지 않았지만 속으론 존경했다.
세정이는 군 생활을 하며 처음 만났다. 경북 영천에서 만난 인연이 같은 대학에 재학 중이라는 것과 맞물려 대단한 인연이 되면서 지금까지 아주 좋은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다. 세정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수학교사가 되겠다는 일념하나로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다. 남들보다 시기가 조금 늦을 순 있어도 우리 하나님 앞에 귀하게 쓰임받자고 생각했다. 어떤 도구든, 못생기든 잘생기든 유용하게 쓰임 받는 도구가 되자고!
꽃집 사장님인 후배 정재에게 연락이 왔다. 내일 한 번 보잔다. 점심에 찾아가기로 했다. 밤잠을 설쳤다. 한 시간에 한 번씩 깼다. 깨면 물로 목을 축이고 다시 잤다. 열 번쯤 반복했을까.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처음 깼을 땐, 아침이 밝은 줄 알았는데 시계를 보니 새벽 한 시쯤 됐었다. 여동생 정원이가 안자고 있어서 무슨 일 있나하고 생각했던 것만 기억난다.
밤새 비몽사몽이었다. 새벽 세 시쯤 깼다가 새벽 네 시쯤 또 깨서 화장실로 향했다. 이번엔 야밤에 공부 끝나고 돌아온 민호가 서있었다. 유령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 다시 물을 마시고 잤다. 또 깼다. 악몽 같은 이 반복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베개를 끌어안고 잠을 청했다. 평소 건강했던 나라면 절대 일어날 수 없던 일이다.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아프고 또 아팠다.
왜 사람은 모든 일들이 벌어진 후에야 후회하는 걸까. 왜 하나님은 그렇게 설계하신 걸까. 인간의 위대함을 간단하게 제어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누군가의 죽음만치 충격적인 일은 아닐지라도 이 아픔을 통해 나는 하나님께 다시 다가가게 됐다. 당신의 마음이 가르쳐줄 진리는 지식이 아니라 고통을 통해 찾아온다는 조지 맥도널드의 말처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