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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Feb 15. 2018

엄마가 이스라엘에 갔다

종교 도시, 성지에 간 엄마


결혼 전, 토요일에 엄마랑 둘이 쇼파에서 슈주 ‘이특 씨’가 진행하는 EBS 요리 프로그램을 보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유롭고 햇살도 따뜻했던 기억이다. 티비를 보는 것보다 함께 있음에 행복을 느꼈다.


이젠 엄마 대신 아내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그리고 엄만 이번 설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 교회 권사 임직에 맞추어 임직자들과 이스라엘로 성지 순례를 간 것이다.


예수의 가르침에 따르면, 우린 성지 순례를 굳이 갈 필요는 없다. 하나님은 우리 삶에 편재하시니까 그 분의 임재를 바라면 된다. 그런데도 왜 그 먼 길을 갔냐고? 그건 엄만테 물어봐야겠다. 교횔 다니지 않는 아빠 눈치를 보며,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처럼’ 보였던 엄마였다.


엄마 옆에서 지켜본 바로, 생각해보자면 엄만 ‘반성’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품었던 신앙을 돌아보기 위함이었을 거란 말이다. 누구보다 새벽부터 눈물로 가족을 위해 기도했던 그녀는 막달라 마리아처럼 예수의 무덤을 찾아가고자 했을 것이다.


신이 친히 당도했던 인간의 도시에 그 흔적을 찾고자 했을 것이다. 나도 그 도시에 가보고 싶다. 믿음 없다고 놀려도 좋다. 나는 그 분이 사셨던 그 문화를 다시 맛보고 싶다.


엄만 내일 예루살렘에 들어간다고 했다. 여행 전부터 그녀의 안위가 걱정됐던 온 가족인데 다행히 아직까진 매우 안전한 것 같다. 끝날까지 안전히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을 더한다. 팔레스타인인인지, 이스라엘인인지 모를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보내 온 당신.


당신과 내가 믿는 신께서 안위를 지켜주시길, 또 그 가운데 지경을 넓히실 그의 복을 풍성히 누리길 기도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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